[기자가 만난 사람] - 공연기획자 윤성진(철학, 94졸) 동문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클래식 음악, 사물놀이, 무용, 국악 등을 관람하려면? 손쉬운 방법은 전용 극장을 방문하는 것이다. 그러나 더 간단한 방법은 지하철역을 찾는 것이다. 지금 지하철에서는 다양하고 질 높은 공연이 펼쳐지며 테마열차도 운행되고 있다. 침침하고 답답한 지하철을 예술공연의 장으로 거듭나게 한 지하철예술무대. 공연기획사 ‘이일공’의 대표인 윤성진씨가 지하철예술무대를 만든 장본인이다. 카운트다운 2·1·0! 이제 그와의 인터뷰가 시작된다.

■ 공연기획자라는 직업이 친숙하지 않다. 간단히 소개한다면
공연기획자는 예술가와 관객의 가교 역할을 맡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배우의 선정에서부터 기획, 홍보, 마케팅 그리고 관객과 매니아를 위한 정보제공 및 매니아 커뮤니티 구축까지 참여한다. 즉 공연의 구상단계부터 관객에게 보여주는 일까지, 공연의 원활한 진행을 돕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인식부족으로 활성화되지 못했지만 지식을 기반으로 문화를 창조하는 공연기획자는 직업의 생명도 길어 21C에는 각광받을 것이다. 공연기획자가 되기 위해서는 예술 전반에 걸친 이해와 지식이 선행되야 한다. 또한 경영적인 요소들도 요구된다.

■ 공연기획과 인연이 닿게 된 계기는
중학교 시절부터 연극에 관심이 많았다. 군복무를 마친 뒤 문예진흥원 공연예술아카데미 극작·평론반에 들어가면서 연극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었다. 당시에는 연극을 하고 싶었지만 합리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공연 기획을 보면서 공연기획에 관심을 갖게 됐다. 실무적인 경험도 필요했지만 이론도 튼튼히 다져야 할 것 같아 본교 대학원에서 예술경영을 공부했다. 그리고 지난 98년 공연기획사 ‘이일공’을 설립해 꿈을 펼치고 있다.  

■ 대표로 있는 공연예술기획 ‘이일공’에 관해서
예술적 성취를 목적으로 한 수준 높은 창작작품을 대상으로 상업성이 높은 장르를 제외, 전 장르를 포괄하는 전문기획사이다. ‘이·일·공’은 21세기공연예술의 줄임말이며 또한2·1·0은 막이 오르기 전 카운트다운의 긴장과 열정도 담고 있다. 일상으로의 문화침투를 모토로 내걸고 관객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하철예술무대도 이 같은 발상에서 나왔다. 지하철예술무대를 비롯 세계무용축제, 낙도 공연 등 연간 30여건의 공연을 개최하고 있다. 상업성이 짙은 콘서트나 뮤지컬을 배제하는 이유는 우리가 아니어도 하려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 연극이나 무용 같은 순수공연은 예술적 가치는 크지만 대중성이 약해 맡으려는 기획사가 드물다.  

■ 우리나라의 공연예술의 현실과 아쉬웠던 점을 꼽자면
관객 층이 얇고 특정 공연의 매니아가 부족한 게 현실이다. 그래서 인기 있는 몇몇 공연에만 관객들이 몰린다. 공연에 대한 인식이 단순한 수용에서 그치지 않고 문화 창조에 적극적인 매니아가 필요하다. 공연기획을 하면서 아쉬웠던 점은 인자부족이다. 전문성을 인정받은 기획자도 부족하고 그나마 인재가 있어도 영화나 광고·이벤트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실정이다.

■ 앞으로 어떤 행보를 할 것인지
9월에는 월남전의 상흔을 한국적 정서로 표현한 창작뮤지컬‘블루사이공’을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그리고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일반인들이 문화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기회를 꾸준히 제공할 터이다. 또한 감수성이 예민하고 스폰지같이 흡수력이 강한 청소년기에는 공연을 많이 봐야해야 한다고 생각, 그들을 위한 열린 무대도 제공할 것이다.

김지현 기자 bright39@mail.skk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