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양현재에 3년 동안 지내고 있는데 자신이 생각하는 이 공간의 의미는
나에게 양현재는 유희, 석전 등과 같은 유서 깊은 전통 못지 않게 전통 그 자체가 느껴지는 공간이다. 절에는 스님이 살 듯이 동양철학을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6백여 년 동안 사람이 살았던 공간에 있는 것일 뿐이다. 그러나 외부사람들은 그러한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을 신기하게 생각한다. 양현관으로 혼동하고 있는 학우들도 보았고, 관광객 중에는 문화재에 사람이 살고 있는 것에 신기해하며 간혹 창호지에 구멍을 뚫어 놓기도 한다.

■이번 유희의 큰 범주로서의 주체인 유학대의 현재 본교 내 위상은
우리 학교는 항상 대외적으로 유학대를 맨 앞에 두어 소개하고 있다. 그것은 아마 유학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광역화 모집 후 지원자가 감소해 학부 인원이 축소됐다. 타대에 찾기 힘든 유학대를 동양철학의 세계적 메카로 만들기 위해서는 현재보다 더 많은 학교의 지원과 홍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매년 계속된 행사인 유희, 형식에 치우치거나 보는 사람을 배려하다보면 흥미위주의 공연이 될 수 있을텐데
유희를 처음 할 때는 매년 해 온 행사로 인식하고 의무감에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유희를 익히는 과정 속에서 자신이 평소에 표현하고 싶었던 말을 함으로써 재미를 느끼고 점차 적극적으로 변화했다. 그래서 유희가 단순한 전통행사라기보다는 전통의 형식을 빌려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현실과 동떨어지지 않은 행사라고 생각한다.
또한 전통의 냄새가 풍기는 공연은 관객의 참여가 높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우리만의 공연이 되지 않기 위해 흥미로운 소재로 보완하고 있다. 그러나 흥미를 강조하다 보면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소홀해지기 쉬워 둘의 조화를 이루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공연을 보는 학우들과 무엇을 소통하고 싶은가
유희에 대해 즐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우들이 이 기회에 양현재에 대해 인식했으면 좋겠다. 양현재는 우리가 6백여 년의 역사라고 말하는 성균관 전통이 숨쉬는 증거이다. 그 동안 데이트나 졸업사진을 찍는 장소로만 이용되어 온 것이 아쉬웠다. 그렇게 지나치기에 봄, 여름의 매력뿐만 아니라 가을 은행잎이 양현재 안뜰에 깔리고, 겨울 아침 소복이 쌓은 눈의 모습이 너무 아름답다. 학교 안에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있다는 것을 많은 학우들이 느꼈으면 하는 바람이다.

■유희가 지닌 독특한 의미를 제대로 알리지 못하는데
자부심을 가지고 준비한 공연인데 아쉽게도 아직까지 학교 안팎의 공신력을 얻지는 못하고 있다. 대신 학내 학우들에게 주로 홍보하고 있는데, 공연을 본 학우들의 질책을 듣고 더 나은 공연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또 점차적으로 학교의 지원을 받아 대외적인 공연으로 만들고 싶다.

박지은 기자 pje-c@mail.skk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