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편지는 때때로 영화나 문학 등의 예술 작품에 중요한 소재로 선택돼 작품 속에서 깊은 인상을 남긴다.
영화에서는 주로 ‘사랑’의 매개체로 쓰이고 있다. ‘시월애’에서 편지는 과거와 현재, 각기 다른 시간을 살고 있는 사람 사이에 대화를 열게 한다. 설정이 비슷한 영화 ‘동감’이 통신이라는 전자매체를 이용한다면 ‘시월애’는 목소리도 들을 수 없이 오로지 글에 의해 소통된다는 점에서 더 애틋하고 간절하다.
또 편지는 ‘상대편에서 전하고 싶은 일 등을 적어 보내는 글’이라는 사전적 의미처럼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편지와 약간 다르게 사랑을 표현하기도 한다. 영화 ‘러브레터’는 영화 속 여자 주인공과 이름이 같은 남자 주인공이 도서관에서 빌린 책 뒤에 자신의 이름을 적음으로써 사랑을 표현한다. 도서관에서 책 관리를 하는 여자 주인공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서 말이다. 이름만 쓰여진 대출카드는 자신의 이름을 말하면서 동시에 자신이 사랑하는 상대의 이름을 말하는 편지인 셈이다.
최근 개봉한 ‘연애소설’은 남자 주인공에게 누가 보냈는지 알 수 없는 사진 편지가 오면서 편지는 주인공에게 과거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매개체가 된다. 또한 편지는 그 추억을 현재에도 지속하고자 하는 보낸 사람의 희망이 담긴 메시지로서도 나타난다.
한편 소설은 서간 문학이라는 장르로 편지의 모습을 나타낸다. 이문열의 소설 ‘선택’은 조선시대 한 여인이 후세 여자들에게 자신의 심경을 표현하고 당부하는 서간체 소설이다. 그 시대 한 여인의 모습을 편지글 속에서 미루어 짐작케 해 우리에게 객관적으로 나타내려고 하고 있다.
편지는 투명한 유리창과 같다. 편지는 만날 수 없는 공간에 존재하는 두 사람을 유리창 사이에 두고 볼 수 있게 하고 직접 말하지 않아도 창을 통해 마음을 연결해 준다. 또 현재의 창을 통해 과거의 추억을 볼 수 있게 하기도 한다.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가지를 소통하게 하는 것, 편지가 가진 얼굴이다.
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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