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본교에서 모집단위 광역화를 시행한지 8년째. 1996년도에 학부제를 실시한 것을 시작으로 2001년도부터 현재까지 대계열 체제이다. 따라서 과 입학이 없어진 지금, 갓 입학한 새내기가 처음 알게되는 선배는 ‘새터 때 같은 조에 속한 선배’이다.
현재 △인문과학계열 14개 △공학계열 10개 △사회과학계열 9개 △자연과학계열에 7개의 학과가 포함돼 있다. 여기에 속해있는 수 백 명의 새내기 계열생들은 새터 때 임의로 반과 조를 배정 받는다. 물론 공식적인 명칭은 ‘가전공’ 혹은‘반’이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같은 과 선배들이 모여있는 새터 때의 조가 자신이 활동해야 할 전공으로 정해진다. 그러다 보니 새내기 때는 물론, 전공 배정을 받은 뒤에도 선후배가 서로 같은 집단에 소속돼 있다는 의식이 약해지고 과에 대한 소속감이 불분명해 진다. 실제로 2학년 학생 중에는 자신이 원하던 전공을 배정 받은 뒤에도 가전공 영역에서 활동을 계속하는 학생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번 학기, 원하던 전공을 배정 받았지만 영문과에서 활동하는 유인웅(사학2) 군은 “알고 지내던 선배와 동기들이 대부분 가전공인 영문과에 속해있기 때문에 이곳에서 소모임도 하고 있다”며 자신이 가전공에서 지속적으로 활동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렇듯 새롭게 전공배정을 받은뒤 자신의 의지대로 활동하는 경우가 있는 반면, 적응하지 못해 어디에도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는 사례도 있다.
강윤희(인과계열2) 양은 “사람과 관계를 맺으며 더 많은 것을 배우게 마련인데,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각자 도서관에서 책만 볼 수밖에 없다”며 갈수록 선후배와 동기 등 사람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어려워짐을 말했다. 이미 같은 과였던 사람들이 대부분 친해져 있어 2학년 때 새롭게 인간관계를 맺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 역시 처음 전공을 배정 받은 입장에서 후배를 받는 것이 어렵게 되고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 적응하기는 더욱 힘들어진다.
이러한 상황에서 안정적인 소속감을 원해 동아리에 가입하는 경우도 있다. 동아리가 과보다 인간관계가 돈독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들어 새내기들은 동아리에 가입을 했으면서도  적극적인 참여가 부족하다는게 선배의 말이다. 4년 째 영상촌에서 활동하고 있는 조승범(경제4) 군은 “먼저 원하는 전공을 배정 받는 것이 새내기들에게 가장 큰 일이므로 동아리에 들어온 후배들도 정작 필요한 공식 활동에만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며 “어쩔 수 없는 현실은 이해하지만 이 때문에 동아리에서 서로가 진정한 소속감을 느끼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지금의 모습을 말한다.
얼마 전 사학과 학생들은 답사를 다녀왔다. 여기에 참석한 수십 명의 학생 중에는 사학과가 과거에 가전공이었던 학생과 현재 전공인 학생, 그리고 현재 가전공인 학생들이 모두 포함돼 있었다. 학교는 다양한 학문을 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과에서 학부, 계열까지 모집단위를 넓힌다고 말하지만, 덕분에 사람을 깊게 사귀기는 점점 어려워지는 환경이다.
김주연 기자 yeuni02@skku.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