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와 뮤지컬의 비교와 현상황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문화 예술의 달, 5월이 다가왔다. 특히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의 국내 공연에 모아지는 뜨거운 관심은 우리나라의 공연예술 발전 가능성을 드러낸다. 또 여기에 최근의 크로스 오버적 경향이나 국내에서의 투자증가는 공연의 질을 높인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일이다. 공연 예술의 대표격인 오페라와 뮤지컬에 대해 알아본다면 공연을 통해 얻는 즐거움 또한 배가 될 것이다.

뮤지컬과 오페라의 차이
두 장르의 가장 큰 차이점은 음악과 극중 어떤 것이 중심에 있는 지다. 이에 대해 뮤지컬을 전공한 이현주 강사는 “오페라는 음악을 위해 극이 쓰여진 경우인 반면 뮤지컬에서는 극을 위해 음악이 사용된다”며“오페라는 모든 대사를 노래로 표현하는데 반해 뮤지컬에서는 이를 자유롭게 대사와 노래를 적절히 혼합, 연극적인 요소가 강한 것이 차이점이다”고 말했다. 오페라는 16세기말 이탈리아 풍의 클래식 음악을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통해 성악적 발성으로 표현하는 반면에 뮤지컬은 별다른 형식상의 제약이 없다.

국내 뮤지컬의 가능성
아직까지 국내의 뮤지컬은 외국 원작을 주로 다루는 것이 사실이다. 이들 작품은 관심도 높을 뿐만 아니라 이미 과거의 흥행을 통해 어느 정도의 안정성을 보장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우리의 역사를 소재로 한 ‘명성황후’나 독일 작품이지만 한국적으로 재창조한 ‘지하철 1호선’같은 독창적인 작품은 눈 여겨 볼만하다. 특히 뮤지컬의 본고장인 브로드웨이에서 공연한 ‘명성황후’는 비록 호평과 혹평을 두루 받았지만 우리의 소재가 세계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 주었다. ‘명성황후’를 연출한 윤호진 교수(단국대)는 “서구 뮤지컬의 소재가 고갈되고 있고 관객들도 새로움을 추구하고 있어 한국 뮤지컬이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하지만 질적인 발전을 위한 전문인력에 대한 관심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라며 인적자원의 교육과 지원이 시급함을 말했다.

오페라, 관객에게 다가가기
지난 27일날 막을 내린 국립오페라단과 같은 작품으로 오는 8일부터 상암경기장에서 공연하는 ‘투란도트’는 오페라에 대해 거리감을 가지는 대중의 인식에 많은 변화를 줄 것으로 보인다. 또 오페라 계에서도 대중과 함께 할 수 있도록 노력을 하고 있는데 국립오페라단 공연기획팀 이승균 팀장은 “5년째 소극장 오페라 축제를 열어 오페라의 다양화를 꾀하고 있다”며“6월에는 유명한 오페라 작품을 해설과 함께 해 관객의 이해를 돕는 공연을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크로스 오버 현상
최근에는 이 두 장르의 공연들이 서로 혼합되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다. 락 오페라와 팝 오페라가 바로 대표적인 예인데 팝 오페라인 ‘레미제라블’이나 락 오페라인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이하:슈퍼스타) 같은 작품들은 오페라와 같이 모든 대사를 노래로서 전달을 하지만 발성을 자유롭게 하는 면에서 오페라와 차이가 있다. 특히 ‘슈퍼스타’는 모든 음악에 락을 사용해 자유로운 뮤지컬의 성격을 그대로 보여준다. 락 오페라는 락 음악을 팝 오페라는 팝의 발성, 즉 팝페라라 불리는 음악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서로 구분을 하고 있다. 이런 모습들은 ‘오페라의 유령’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이 작품은 무대자체가 파리 오페라 극장으로 이뤄져 있고 그 위에 오페라 공연이 극중의 또 다른 극으로서 진행되기 때문에 뮤지컬임에도 오페라를 본 것과 같은 착각에 빠져들게 된다. 크로스 오버적인 모습들은 서로의 특징을 차용한다는 점에서 다양한 즐거움과 볼거리를 제공해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요즘 들어 뮤지컬과 오페라 이들 공연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흥행 가능성이 높은 작품에 한해서만 투자가 집중되는 것은 자칫 실험적인 작품창작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지난해 국내에서 1백 92억원의 전례 없는 매출을 이룬 ‘오페라의 유령’도 이미 인기 있는 원작과 1백 20억원이라는 엄청난 제작비를 사용했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뿐만 아니라 유명 외국공연 단체들의 유치에만 목을 매는 일부 모습도 이런 우려를 부추기고 있다. 예술은 당장 돈을 벌어 들이는 단기적 산업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전문인력 양성과 다양한 실험적인 작품들의 발전을 통해 예술적 토양이 다져져야만 비로소 빛을 발할 수 있다.

때문에 대학에서 뮤지컬과의 탄생이나 예술의 전당에 뮤지컬 전용극장을 짓는다는 최근 소식은 무척 고무적이다. 하지만 아직도 단기간의 극장 대관으로는 수입을 올리기 힘든 극단들이 많고 전문 교육기관도 부족해 많은 지원과 관심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백승환 기자 hsb2217@skku.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