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민족의 건강을 지켜온 막걸리와 된장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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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건측과 전통
②의상과 전통
③음식과 전통
④의학과 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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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식품 중에는 과학적인 제조기술이나 건강상의 효용 등 객관적 시각으로 재해석해 볼 때 나타나는 우수한 점이 있다. 실제로 막걸리는 이미 혈액순환 촉진과 성인병 예방에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밝혀졌고, 장류 식품 또한 콩에 항암 효과가 있는 성분이 포함돼 있어 지금도 집중적인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이에 과학적인 연구와 검토를 통해 전통 식품을 새롭게 재조명해보고 그 우수성을 계속 이어 나가야하는 당위성을 찾아보고자 한다.  

고난도의 양조기술
막걸리는 한국의 대표적인 전통 술로 ‘쌀과 누룩으로 빚어 그대로 막 걸러내어 만들었다’ 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우리나라는 술을 만드는 재료인 포도와 같은 과일이 풍부하지 않아 쌀로 술을 만드는 방법을 개발해야 했으므로 막걸리는 우리나라의 여건에 맞는 독창적인 방법으로 제조된 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제조기술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막걸리가 일반 발효주, 즉 맥주나 포도주보다 고도의 기술로 만들어진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알코올을 발효시킬 때 재료 자체에 포도당 성분이 포함돼 있어 단번에 발효가 가능한 맥주나 포도주와는 달리 쌀에는 포도당의 원료인 전분(녹말)만 있기 때문에 막걸리를 담글 때는 전분을 포도당으로 전환시키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따라서 쌀을 증기로 쪄 술밥을 만든 다음 여기에 누룩곰팡이를 접종해 전분을 포도당으로 변화시키는 방법이 개발됐으며 여기에 효모라는 곰팡이를 가하면 알코올 발효가 시작된다. 요컨대 막걸리 제조법은 서양식 주류에 비해서 한번 더 손이 가는, 전분의 분해와 발효를 동시에 수행하는 고난도의 기술이다.

인체에 유용한 건강식품
또한 막걸리는 알콜도수가 낮고 영양성분이 많아 술이면서 건강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이것은 막걸리 속에 거친 체로 걸러서 소화되지 않은 원료 성분과 발효과정에서 증식한 효모 균체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효모 균체는 사람에게 유용한 필수 아미노산 10여종과 각종 비타민의 함량이 높아 영양이 풍부하며 젖산균과 같은 정장제로 이용돼 소화가 잘 안될 때 막걸리를 마시면 괜찮다는 조상들의 말은 근거 있는 설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막걸리에는 톡 쏘는 맛을 내는 성분인 유기산이 0.8%가량 함유돼 있는데 이것은 갈증을 멎게 하는 역할 뿐 아니라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는 역할을 해 농사철 농부들이 힘들게 일하고 난 후 막걸리를 한잔씩 걸친 것이 과학적으로 효과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된장의 다양한 효용
한편 막걸리 못지 않게 인체에 매우 유용한 전통 식품으로 장류가 있다. 우리나라 식단의 3대 양념인 간장, 된장, 고추장은 우리나라 음식의 특징 중 하나인 ‘국물 음식’을 만드는 데 절대적인 재료이다. 이러한 장을 만드는 원료는 바로 콩인데, 콩에는 단백질이 40%, 지방이 20% 정도나 들어 있지만 전분은 1% 이하인 작물이어서 성분상 곡식이라기보다는 고기에 더 가깝다. 그래서 흔히 콩을‘밭에서 나는 쇠고기’라 비유하며 오곡중의 하나로서 중요한 작물로 재배해왔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아이들이 놀다가 머리를 다치거나 벌에 쏘이면 된장을 호박잎에 펴서 바른 뒤 아픈 데에 동여매고 상처를 치료했다. 과거에는 지금처럼 과학적이 아닌 체험적으로 된장의 효능을 알았던 것인데, 실제로 된장은 해독작용이 있어 육류나 채소, 버섯의 독을 풀고 벌레, 뱀독을 다스리는데 효용이 있다. 또한 여러 냄새를 흡착하는 성질을 갖고 있는 단백질이 비린내를 없애는 효과가 있으므로 조상들이 고등어나 게 등의 비린내나는 생선요리에 된장을 자주 썼던 것 역시 과학적인 설명이 가능하다. 이 외에도 된장은 소화제 역할을 하며 동맥경화를 예방하거나 치매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도 발견됐다.

항암작용에 효과적
된장의 항암효과는 그동안 식품학자들이 통계적인 연구나 동물 실험을 통하여 효과를 인지하고 발표해왔다. 이와 관련 지옥표(약학) 교수는 “아직 된장의 어떠한 성분이 항암작용을 하는지 정확히 연구된 결과는 없다”며 “콩에 함유된 각종 스테로이드 성분이나, 플라보노이드 성분 및 발효 과정에 생성되는 다당체 등의 성분에 의한 작용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어떠한 성분과 작용에 의하든 결과적으로 항암효과에 대한 유의성은 여러 과학자들이 인지하고 있으므로 예방효과의 목적으로 사용할 때 더욱 효과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살펴본 대로 막걸리는 저알콜 음료로서 인체에 부담이 없고 적당량은 혈액순환을 촉진시키고 성인병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또 된장 역시 항암효과를 비롯해 해독작용, 항암작용 등 인체에 다양한 효능을 보이는 훌륭한 전통 식품이다. 앞으로 과학적인 연구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된다면 우리의 전통식품은 경쟁력을 갖춘 세계적인 식품으로 현대화 될 수 있을 것이다.  

조은정 기자 ejcho@mail.skk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