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끊임없이 계속되는 과학의 전진을 우리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회귀주의자들에 따르면 우리는 하늘의 순리를 거역하고 신의 영역을 침범했기 때문에 불행할 것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인간이 벌린 문명을 없애고 '흙'으로 돌아가자고 말한다. 하지만 진보주의자들은 인간두뇌의 능력은 끝이 없으므로 인류의 문명이 더욱 발전함은 물론, 어떠한 문제들이 생기더라도 현명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한다.
이렇듯 과학의 발달에 따른 새로운 존재의 등장은 진보와 회귀의 경계에서 논란의 대상이 돼왔다. 그 대상 중에는 복제인간이나 인공지능을 가진 로봇이 대표적인데, 특히 생명체가 아닌 로봇에 대한 두려움은 과거부터 계속 제기돼 온 문제이다. 그래서 로봇을 다룬 소설은 로봇이 인간을 지배한다던가, 새로운 제국을 만든다던가 하는 부정적인 시각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사실 우리 주변에는 컴퓨터를 비롯해 로봇이 분명 존재하며, 다양하게 쓰이고 있는데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간의 모습과 흡사한 그것만을 생각한다.
사실 우리와 형태가 비슷하면서 실제로는 생명체가 아닌 존재에게 두려움이 앞서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과학 소설가인 아시모프가 그린 로봇은 인간의 형태와 흡사하지만 결국은 ‘수단’이라는 관점에서 사람들의 시각을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는 것을 지적한다.
그의 대표적인 작품, 『아시모프 로봇』은 더 이상 발전할 것 없는 미래의 지구에서 형사인 베일리와 로봇형사인 다닐이 겪는 사건을 통해 인간이 나아가야 할 새로운 것에 대한 개척의 시각을 알려주고 있다. 소설에서 냉철하면서도 인간적으로 그려지는 로봇 다닐은 자신이 아무리 인간적이고 오히려 인간보다 뛰어난 능력을 가졌다 해도 결국은 인간의 한계를 뛰어 넘을 수 없으며 인간에게 부속된 존재임을 스스로 인식하고 있다. 오히려 인간인 베일리가 로봇에 대한 완벽성과 새롭게 나타난 존재란 거부감으로 질투와 불안의 심리를 드러낸다. 아마 이것은 베일리만이 느끼는 감정이 아닐 것이다. 작가는 인간들이 느끼는 로봇에 대한 불안한 심리를 베일리를 통해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블레이드 러너』라는 책에 나타난 로봇에 대한 시각은 위와 달리 로봇은 인간에서 벗어나 자신의 정체성을 찾길 원하는 존재로 그려진다. 하지만 아시모프 로봇은 ‘로봇 3원칙’을 지키며 인간의 수단으로 밖에 이용되지 않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아시모프 소설은 각 권마다 새롭게 시작되는 사건과 예상치 못한 결말로 구성돼 추리소설을 읽는 듯한 흥미로움까지 선사한다. 그리고 각 사건이 진행되고 종결되면서 주인공뿐만 아니라 책을 읽고 있는 자신까지도 변화되는 시각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송진향 기자
wohlig@mail.skk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