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타고난 성 만들어진 성
존 콜라핀토 지음, 이은선 옮김

1967년, 쌍둥이로 태어난 한 사내아기가 포경수술 중 사고로 성기를 잃는 사고를 당한다. 성전문가의 의견에 따라 여자로 키워진 데이비드의 사례는 성차가 생물학적인 것이 아니라 문화적인 것이라는 강력한 증거로 일컬어지며 현대의학과 사회학에서 크게 주목했었다. 그러나 페미니스트 운동의 시금석이 된 이 케이스는 정작 데이비드가 자신의 강요된 성 정체성에 저항하며 결국 14세에 남성 본래의 정체성을 되찾기로 결심하며 실패로 돌아갔다. 성 담론에 있어 아직 어떠한 관점이 옳다고 결정 내리기에는 섣부르나 또 다른 관점을 제시하고 있는 작가의 목소리를 따라가 보자.
(바다출판사, 10000원)

다쥐보그의 손자들
이덕형 지음

‘동슬라브-러시아인이 바라본 신화와 자연’이라는 부제가 가리키듯, 이 책은 동슬라브인들이 자신들의 기원과 근원에 대해 스스로 해명하고자 하는 또 다른 방법론의 신화서이다. 저자는 동슬라브인들이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세계와 자연을 바라보며 세상을 해석하던 ‘상징적 상상력’에 주목하며 러시아의 신화와 민속 및 자연관을 소개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동슬라브인들이 퍼뜨린 자손들, 즉 다쥐보그의 손자들의 시대 속에서 이러한 신화와 민속적 요소가 어떻게 문화적 흐름 안에서 보존되고 전수되는지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제안한다.  
(성균관대학교출판부, 17000원)

시간은 주머니에 은빛 별 하나 더 넣고 다녔다
강은교 지음

사물들의 섬세한 소리에 귀 기울이며 우주적, 근원적 화폭을 완성해가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는 강은교 시인이 신작시집을 출간했다. 이번 시집은 시력 35년에 이른 강시인의 11번째 시집으로, 특유의 섬세한 감각과 애정으로 언어들끼리 서로 소통하고 조합되어 완성되는 시의 음악적 특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몰운대와 다대포를 왕복하며 시인이 직접 경험한 아늑하고 평화로운 그곳의 풍경과 소리들을, 속도 조급증에 걸린 우리의 일상과 은은하게 대조시키는 작품을 감상해보면 사물들이 내지르는 작은 소리와 움직임이 상상적 공간 속에서 느껴질 것이다.
(문학사상사, 5000원)

보이는 어둠(우을증에 대한 회고)
윌리엄 스타이런 지음, 임옥희 옮김

저자 스타이런 자신이 절망 속 어둠같은 우울증의 터널의 빠졌다가 헤어나온 경험을 솔직하게 술회한 기록. 문학적 역량을 십분 발휘하며 사회적 명성을 쌓던 저자는 1985년 가을 극심한 우울증을 겪게되면서 자살 직전의 위기까지 체험하고 사투 끝에 결국 극복해내기까지의 경위를 담담하면서도 냉정하게 회고하고 있다. 우울증은 결코 의지박약의 징후이거나 나약한 정신의 치욕이 아니라 실체적 고통으로 인해 죽음에 이를 수 있는 치명적인 병이라 경고하는 저자. 많은 현대인들이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 스타이런의 담백한 문체와 진솔한 이야기가 치료에 도움이 될 것이다.
(문학동네, 6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