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의 꽃 한 송이 피우려면 거름이 필요하죠”
“콘텐츠의 꽃 한 송이 피우려면 거름이 필요하죠”
  • 박태호
  • 승인 2018.03.13 00:15
  • 호수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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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IT 칼럼니스트 이요훈

인터넷 방송, 
앞선 정보 매체의 추세를 따라갈 것
콘텐츠 활성화, 
규제 아닌 자연스런 참여유도 필요

인터넷 방송, 어떻게 바뀌어 왔나.
초창기의 인터넷 방송은 엽기적이고 야한 것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성인 콘텐츠와 엽기 콘텐츠가 많았기 때문이다. 보통 기존의 주류 매체에서 새로운 매체가 도입되는 과정에 성인 콘텐츠가 매체 간의 다리가 된다. 비디오가 보급되기 시작한 시기에 야한 영상이 담긴 비디오가 유행하였다. 야한 영상을 통해 영상 매체가 라디오를 대신하여 대중화된 것처럼, 성인 콘텐츠는 새로운 매체와 기존 매체의 틈새를 채우는 ‘브릿지콘텐츠’ 역할을 한다. 야하고 엽기적이라는 인식은 인터넷 기술의 발달로 빨라진 쌍방향 소통과 유튜브의 급격한 성장으로 인터넷 방송이 대중화되며 바뀌었다. 인터넷 방송이 대중화된 이후 수많은 종류의 인터넷 방송이 우후죽순처럼 생겼지만, 이후 경향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었다. 하나는 시청자와 커뮤니케이션을 주 콘텐츠로 하는 실시간 방송과 자신만의 전문분야를 영상으로 알려주는 하우투(how-to) 방송이다. 이 두 가지 종류의 방송이 현재까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인터넷 방송의 최대 소비자는 10대, 20대 젊은 층이다. 인터넷 방송의 어떤 점이 이들에게 어필했다고 생각하나.
우선 젊은 층의 스마트폰 이용이 대중화되면서 인터넷 방송이 널리 보급될 기술적 환경이 조성됐다. 이에 더해 인터넷 방송이 젊은 층의 취향과 맞았다. 인터넷 방송을 즐길 수 있는 개인 시간이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콘텐츠 소비 양상은 갈린다. 삶의 방식이 완전히 바뀌기 때문이다. 직장을 다니면 자유 시간이 한정되고, 접할 수 있는 콘텐츠도 한정된다. 그래서 많은 직장인은 인기검색어 위주로 인터넷 방송을 시청하는 경향이 있다. 반대로 시간이 많은 10대의 취향은 완전히 다르다. 10대는 기존의 방송 틀에 맞춰 만들어진 것이 아닌, 방송인이 자유롭게 풀어나가는 이야기를 선호한다. 현 10대들은 ‘마인크래프트’ 세대라고 생각한다. ‘마인크래프트’는 기성세대들이 이해하기 힘든 게임이다. 이미 고정된 세계 안에서 주어진 장난감을 소비하는 게 지금까지 게임이었다면, 이 게임은 주어진 도구로 오롯이 자신만의 세계와 캐릭터를 만든다.

인터넷 방송의 좋지 않은 영향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옛날부터, 새롭게 등장하는 모든 미디어는 기성세대의 날 선 눈초리를 받아왔다. 10대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의심을 받아왔다. 70년대는 만화가, 80년대는 TV가 그랬다. 한때는 ‘포켓몬스터’에 ‘폭력물’이라는 딱지가 붙은 적도 있었고, ‘드래곤볼’은 폭력을 조장한다며 배척당하기도 했다. 현재 인터넷 방송이라는 새로운 미디어가 받는 눈초리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 인터넷 방송의 경우에는 자극성과 폭력성이라는 문제가 ‘개인’ 방송이라는 무법지대 속에 불거지고 있다. 문제는 무시한다고 없어지는 게 아니라, 곪아서 터지기 마련이다. 이제 우리는 인터넷 방송이란 새로운 미디어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

지난 1월 29일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인터넷 방송을 규제하는 ‘결제한도액 하향 조정 계획’ 등을 공개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재단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한다. 질 좋은 콘텐츠가 있으려면 질 나쁜 콘텐츠도 상존하기 마련이다. 마치 산더미 같은 거름 속에서, 한 송이 꽃이 피어나듯이 말이다. 콘텐츠가 저질이라고 조건 없는 제재를 가한다면, 질 좋은 콘텐츠가 생길 토양을 없애는 것과 같다. 개인적으로 강제적인 규제가 아닌,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하게 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양질의 콘텐츠가 나오도록 하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자생적으로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어 낸 좋은 예시 중 하나가 팟캐스트이다. 팟캐스트는 처음에는 사람들에게 ‘나는 꼼수다’ 같은 시사 토크쇼로 인기를 끌었고, 이것을 기반으로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과 같은 양질의 콘텐츠가 많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함께 정치, 힐링, 인문학 콘텐츠들도 뒤를 이었다. 인터넷 방송이 팟캐스트처럼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지 못하는 이유는 방송인들이 아직 어리고, 경험이 부족한 점이 크다고 생각한다. 

인터넷 방송의 전망과 나아가야 할 방향은.
앞서 말한 두 종류의 인터넷 방송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다. 쌍방향 소통 방송은 더 많은 방송인과 더 많은 예비 방송인을 만들어 낼 것이다. 시장이 커지면서 그에 따라 콘텐츠의 질도 높아질 것이다. 하우투 방송은 블로그처럼 시청자가 정보를 능동적으로 검색하고 동시에 스스로 생산하여 지식을 담는 하나의 플랫폼이 될 거다. 현재의 추세를 따라서 인터넷 방송은 블로그와 지상파 방송과 같은 지위를 얻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인터넷 방송인이라는 ‘직업’은 어떻게 전망 하시는지.
인터넷 방송인이나 지상파 방송인이나 결국 같은 방송인이다. 이제는 인터넷 방송인과 지상파 방송인을 같이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그맨 송은이씨가 좋은 예이다. 개그맨으로 지상파 방송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지만, 인터넷 방송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벌써 많은 개그맨이 인터넷 방송에 진출했다. 하지만 아직은, 인터넷 방송인 중 지상파 방송으로 올라간 사람이 없다. 가장 유명한 인터넷 방송인조차 케이블 방송을 넘어서 지상파 방송에 진출하지 못했다. 아직은 그들의 유명세와 실력이 부족하다는 것의 반증이다. 같은 방송인이지만 인터넷 방송인과 지상파 방송인의 격차가 어떻게 줄어들 것인지, 앞으로 두고 봐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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