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 번역가가 된 계기는
나는 어릴 때부터 글쓰고, 책읽는 것을 유난히도 좋아했던 것 같다. 83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당선되면서 등단했고 그러면서 소설을 쓰다보니 아는 사람을 통해 번역에 대한 일을 많이 알게되고 맡기도 하면서 번역일을 시작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번역을 학문으로 대우해주지 않아 정식 경로가 사실상 없으므로 대부분은 이런 식으로 번역가가 된다.

■번역에 대한 자신의 생각은
나는 번역을 문예학의 한 갈래로 보고 있기 때문에 원서에 충실하기보다 독자들에게 읽히기 위한 책을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번역은 원문자체로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말에 맞추어 재창조되고 우리말 고유의 어법과 가락을 살려 우리의 영역으로 옮기는 것이다. 그래서 우선 텍스트와 사전에서 벗어난 언어의 이해로 다가가는 번역이 필요한데, 왜냐하면 같은 단어라도 수많은 문화적·내적 의미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번역에도 역자의 문체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태도가 오히려 좋은 번역을 가져올 수 있다. 만일 번역일을 원한다면 번역자가 아닌 번역가가 되라고 말하고 싶다.

■ 요즘의 대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요즘은 인터넷으로 인해 생활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책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하지만 인터넷으로 보는 것은 정보일 뿐 지혜의 습득은 제대로 이루어 질 수 없다. 사람들은 보통 문학책들을 딱딱하고 필요없는 것으로 인식하는데 이것은 마치 건강할 때 건강의 중요성을 모르는 것과 같다. 문학은 평상시에는 필요 없이 여겨지더라도 한번쯤 자문하게 될 삶에 대한 질문에 해답을 제시해 줄 것이다.

■ 번역가로서, 소설가로서 앞으로의 계획
지금 번역을 하고 있는 줄 베른의 작품처럼 그동안 번역해 보고 싶었던 작가들의 작품을 많이 다룰 것이며 신춘문예로 등단한 만큼 소설도 쓸 것이다. 소설은 예전 것들을 재고한 것과 새로운 것을 모두 모아 3권 정도 만들 계획이다. 나에게는 소설 쓰는 창작이 애인이라면 번역은 조강지처인 셈이다.

송진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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