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처럼 한 곡 한 곡 정성껏 들었으면”
“예전처럼 한 곡 한 곡 정성껏 들었으면”
  • 박영선 기자
  • 승인 2018.04.02 21:49
  • 호수 16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음반, CJ E&M, 아이리버 등 거대 음악 산업에서 20년여 간 종사했다가 지난해 11월 독립 레코드숍 ‘팝시페텔’을 오픈한 김경진 대표를 만나 음악 이야기를 나눠봤다. 

 

내가 좋아하고 권해줄 수 있는 것 중심으로 음반을 가져다가 판매한다. 모르는 노래는 가져다 놓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불친절하다고 할 수도 있다. 다행히도 나는 취향이 나름 다양하다 보니 그래도 어느 정도 좋은 평가를 받은 음악에 대해 장르를 가리지 않고 어느 정도 다룰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여러 노래 중 ‘자신 있게 좋다고 권할 수 있는 것을 판매하자’는 것이 내 신념이다.

오디오와 다른 CD·LP만의 매력이 무엇인가.
소유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 실제로 CD를 사놓고도 한 번도 안 듣는 경우도 많고 해당 노래를 처음 들어보려고 구매하기보다 이미 많이 듣고 알고 있는 노래인데도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한 레코드숍의 경우 LP판의 구매자의 60~70%가 20대라고 한다. 현 20대는 턴테이블 음악을 들은 세대가 아닌데 왜 굳이 그들이 구매하는 것일까. 심지어 그들이 사는 LP는 요즘에 발매한 음악이다. 재밌는 점은 요즘 나오는 음악은 아날로그 마스터링을 거친 음악이 아니라 디지털 녹음을 한 것이다. 디지털 마스터링을 아날로그로 옮기는 건 LP가 더 소리가 좋다는 이유 때문이 아니란 걸 보여준다. 이러한 현상들은 소유하기 위해 구매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직접 소유함으로써 ‘온전히 이 음악이 내 것이다’라는 느낌이 들게 된다.

오랫동안 음악 산업에 종사하며 음악 생태계의 변화를 가까이서 봤는데, 변화에 따른 소비자의 향유 방식 변화를 설명해달라.
매체의 변화 측면에서 보자면, 2000년대가 되면서 파일이라는 형태가 화두가 됐다. 원래는 CD·테이프·LP가 있어야 들을 수 있었는데 MP3를 통해 디지털 파일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세상이 된 것이다. 이때 ‘불법다운·감상’이 이슈였고 멜론이라는 플랫폼으로 많이 정화됐다. 실제로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스트리밍’이란 걸 가장 먼저 시작한 나라다. 그 이후로는 스마트폰이 나오며 모든 것을 스마트폰 하나로 할 수 있게 됐다. 주목할 점은 이런 매체의 발전이 음악을 대하는 가치의 변화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옛날에 음악은 집에서 LP판을 준비하고 바늘을 올려놓는, 음악을 듣기 위한 준비과정을 거치고 나서야 들을 수 있는 존재였다. 그때는 LP를 사야 음악을 들을 수 있었기에 내가 산 LP는 너무나도 소중한 존재이다. 그래서 A면 첫 곡부터 B면 끝 곡까지 다 듣고 기타는 누가 쳤고 드럼은 누가 쳤는지 하나하나 보며 들었다. 하지만 디지털로 바뀌면서 이제 음악을 듣기는 너무나도 쉬워졌다. 어떠한 준비를 굳이 하지 않아도 언제 어디서든 들을 수 있게 됐다. 굳이 앨범 수록곡을 다 들으려고 하지도 않는다. 앨범에 한 두 곡 조금 들어보고 내가 좋아하는 것 플레이리스트에 담아서 듣는 방식으로 변화했다. 옛날에는 히트곡이 나오면 그 곡이 담긴 앨범을 구매했는데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이러한 변화가 아쉬운가.
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일이니 그것 자체가 아쉬운 것은 아니다. 그러나 공부도 해본 사람이 잘 할 수 있는 것처럼 음악도 제대로 들어본 사람이 잘 들을 수 있다. 이전에는 ‘원더풀 투나잇 한 곡이 좋아서 에릭 클랩튼이 좋다’ 이런 것이 아니라 이 곡이 담긴 앨범을 다 들어보고 그 전 앨범도 듣고 ‘이전에는 이러했는데 이번엔 소리가 이렇게 바뀌었네, 원더풀 투나잇이 가장 좋지만 이런 스타일의 다른 곡이 있네’ 하면서 전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훈련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런 훈련을 할 시간도 의지도 기회도 없다. 그런 점이 아쉽다. 보통 스트리밍으로 음악을 들을 때 TOP100으로 듣고 하지 않나. 내가 판단한 게 아니라 남들이 많이 듣는 음악을 골라 듣다 보니 정말 좋은 콘텐츠를 판단할 역량 자체가 없어진 것 같다. 이런 것이 우리나라는 특히 더 심한 거 같아 아쉽다.

대학생들에게 음악 감상에 대해 권해줄 방법이 있나.
네이버가 아닌 구글에서 ‘Best songs of 2018'을 검색해서 들어봐라. 여러 음악 매체 웹사이트에서 선정한 리스트가 나올 텐데 그런 검증된 음악들을 들어보면 좋을 것 같다. 아마 아티스트 이름도 모르고 생소한 게 대부분일 것이지만 멜론의 TOP100에서 벗어난 음악을 들어봤으면 좋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인사캠 - (03063) 서울특별시 종로구 성균관로 25-2 성균관대학교 호암관 3층 50325호
  • TEL : 02-760-1240
  • FAX : 02-762-5119
  • 자과캠 - (16419)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서부로 2066 성균관대학교 학생회관 2층 03205호
  • TEL : 031-290-5370
  • FAX : 031-290-5373
  • 상호 : 성대신문
  • 발행인 : 신동렬
  • 편집인 : 배상훈
  • 편집장 : 이상환
  • 등록번호 : 대전 가 00000
  • 등록일 : 2017-04-05
  • 발행일 : 2017-05-0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상환
  • 성대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9 성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skkuw.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