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수진 기자 (sallysjpark@skkuw.com)

신문은 혼자 만들어지지 않는다. 모든 지면에는 오로지 신문을 만들겠다는 뜻으로 한자리에 모인 사람들의 시간과 노력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전에는 신문을 볼 때마다 별다른 감흥이 없었다. 집으로 매주 배송되던 신문을 보면서 ‘또 왔네’라는 생각에 그칠 뿐 그 신문을 위해 누군가는 끼니도 거르고 잠을 줄여가며 발로 뛰었을 줄 그때는 알지 못했다. 그저 기자가 노력하면 뚝딱 완성되는 거구나 하고 안일하게 생각했다. 한 주도 거르지 않고 집으로 배송된 신문을 망설임 없이 줍듯 누군가의 수고를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하지만 대학에 들어와 경험한 신문제작의 실상은 너무 치열했다. 기자가 인터넷, 주변 사람들, 또는 현장에서 기사 소재를 찾아오면 그 소재를 두고 신문사 전 기자단이 끝이 정해지지 않는 논의를 통해 기사 구성 및 방향성을 정한다. 기사의 흐름이 정해지면 이제 기자는 기사의 전문성을 위해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한다. 실제로 전시동물 권리 관련 기사를 위해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활동가님, 장애인 탈시설 및 자립 생활 기사를 위해선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님과 장애인 당사자, 그리고 국방개혁에 있어서는 한국국방안보포럼 국장님과 군인권센터 팀장님까지. 개인의 귀한 시간을 내면서 인터뷰에 응해주신 전문가들이 있어 신문에 유익하고 실질적인 목소리를 담을 수 있었다. 이후 초고를 작성하면 오타 및 오보 없는 완고를 위해 여러 기자가 기사를 교열한다. 완고가 이 과정의 끝은 아니다. 디자이너님들께서 완성된 기사를 지면에 배치해주시고, 기자단과 신문사 담당자님들의 끝없는 수정 작업을 거쳐 비로소 신문이 완성된다.

이제는 신문 곳곳에서 더 좋은 지면을 위한 이들의 노고를 누구보다 뼈저리게 느끼게 됐다. 이러한 표면에 드러나지 않는 노고를 신문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우리는 흔히 경험한다. 이전 신문과 그 관계자들의 수고를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것과 달리 이제는 신문을 비롯한 모든 일상생활 속에서 누군가의 보이지 않는 노력에 감사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