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사, 국가를 지키다. 국가, 병사를 지키다.
병사, 국가를 지키다. 국가, 병사를 지키다.
  • 정재욱 기자
  • 승인 2018.04.02 22:26
  • 호수 16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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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감자 ‘군복무 단축’,
우려 속 논의 진행 중
개인 휴대폰 사용, 군인들 ‘반신반의’ 

병사 처우 개선에 대한 사회적 목소리는 정부의 국방개혁 의지를 이끌어냈다. 이에 4월 말에 예정된 정부의 국방개혁 2.0이 발표되기 전부터 사안별 추진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본지는 병사 처우 개선의 핵심인 △봉급인상 △복무기간 단축 △휴대폰 사용 △위수지역 폐지, 네 가지 사안에 대해 논의가 발생한 배경과 논란의 이유를 파악하고 이를 둘러싼 여론을 살펴보고자 한다.

 

사진 | 이상환 기자
사진 | 이상환 기자

봉급인상
올해 1월 19일부로 병사 봉급은 인상이 결정됐다. 병장 월급은 지난해 월급 21만 6000원에서 87.8% 상승한 40만5700원이 된 것이다. 병역의무 이행에 대한 합리적 수준의 보상과 국가책임 강화 차원에서 병장 기준으로 22년에는 17년 최저임금의 50%인 67만 6100원까지 점진적으로 봉급이 인상된다. 하지만 이번과 같은 파격적 조치가 취해졌음에도 주 40시간 근무를 기준으로 현재 병장 임금 가치는 시급 1941원에 불과하다.

병사의 호주머니 사정은 한국사회가 성장하면서 천천히 나아졌다. 통계로 보는 대한민국에 따르면 1967년 병장 봉급은 400원이었다. 자장면 한 그릇이 35원, 목욕탕 이용료는 35원, 다방 커피는 30원이던 시절, 외출을 나오면 한나절이 채 되기도 전에 봉급의 4분의 1은 눈 녹듯 사라졌다. 20년이 더 지난 1991년에도 병장 월급은 1만 원에 불과했다. 참여정부 들어와 평균 인상률이 24.2%를 기록하며 월급이 대폭 늘었다. 그러나 최저시급에 비해 턱없이 낮은 병사 급여에 대한 비판은 끊이지 않아 박근혜 정부는 2017년까지 2012년 대비 병사 월급을 2배 인상하는 정책을 폈다.

군인들은 이번 봉급 인상을 반기는 입장이다. 파주에서 복무 중인 박 상병은 “다수의 병사가 부족한 휴가비를 충당하기 위해 용돈을 받거나 모아 놓은 사비를 사용하는데 이번에 늘어난 월급은 휴가비에 보태서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에서 복무 중인 전 병장은 “월급이 늘어나 저축 의지가 불타오른다”며 “이 돈을 모아 나중에 노트북을 사거나 등록금을 내는 데에 보태 쓸 것”이라고 밝혔다.

복무기간 단축
병사 봉급 인상이 결정된 날 국방부는 현 육군 병사 기준 21개월인 복무기간을 오는 22년까지, 18개월로 62만인 병력 규모를 50만으로 줄이는 단축 안을 공식 발표했다. 지난달 15일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복무 기간 단축에 대해 우려 사항이 있기에 이를 보완할 방안을 충분히 마련하겠다며 “임기 중 병 복무 기간 단축은 시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복무기간 역시 안보지형 변화 및 병역자원 규모에 따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단축돼왔다. ‘육·해·공군·해병대 현역병 복무기간 변천사’에 따르면 한국전쟁이 휴전한 1953년 36개월이었던 군복무기간은 7년 반 만에 30개월로 줄었다. 하지만 1968년 안보위기가 닥치자 육군의 복무기간은 36개월로 원상 복구됐다. 이후 1977년 베이비붐 세대가 병력으로 편입되자 33개월로, 1993년 방위병제도 폐지로 병역자원이 추가되자 26개월까지 복무기간은 단축됐다. 이후 지속적인 논의 끝에 2011년 21개월로 합의가 이뤄져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군복무 단축은 국방개혁 2.0에서 뜨거운 감자이다. 국방안보포럼 문근식 대외협력국장은 “이전 정부의 복무기간 단축 논의는 실패에 그쳤지만 현 정부는 많은 사람의 우려에도 구체적인 계획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을 비췄다. 하지만 군복무 단축은 군 구조 개혁과 국방 예산 배분, 나아가 작전 수행 개념과도 무관하지 않아 실행에는 진통이 예상된다.

국방부의 고민은 부족한 병력으로 발생하는 전력 공백 문제이다. 군 전문가들은 출산율 급감으로 병력 자원이 부족한데 복무기간이 단축되면 안보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병사의 숙련도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국방연구원에 따르면 군 복무에 따른 병사 숙련도가 21개월이면 43%, 18개월이면 33%라는 점에서 임무 수행능력의 저하를 우려할 수 있다.

그렇다면 군 복무단축은 안보의 구멍일 수밖에 없을까. 미국의 군사력 평가기관 글로벌파이어파워가 지난해 5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인구, 육해공군, 전력, 자원, 국방 예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한국은 세계 11위, 북한은 세계 23위 수준의 전력이다. 또한, 북한의 핵미사일 기술의 고도화에 따라 우리도 *3축 체계와 같은 첨단전력을 구현 중이다. 문 국장은 “지난 40여 년간 국방 R&D와 연구개발에 적지 않은 투자로 우리 방위산업은 세계 10위권의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에 병력 감축은 현대전 양상에 부합하는 기술집약형 군 구조로의 전환이라는 점에서 장기적인 안보플랜 구상에 디딤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위수지역 폐지
지난달 21일 군 적폐청산위원회 권고에 따라 국방부는 병사들의 외출외박제한 구역인 위수지역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부대에서 1~2시간 거리 이내에 해당하는 위수 지역의 폐지는 군부대가 집중된 접경지 주민들의 반발을 일으켰고 국방부는 민·군 간담회를 통해 개선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1월 27일에 위수지역 내 위치한 강원도 화천의 한 모텔에 숙박하던 병사가 난방을 요구하다 폭행을 당한 사건이 알려지면서 위수지역 폐지 논의는 불이 붙었다. 화천군청 자유게시판에는 군인들의 처우 개선과 관련자 처벌을 요구하는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철원에서 복무하는 아들을 둔 박미영 씨는 “위수지역의 상권은 시설이 열악함에도 비싼 돈 주고 이용할 수밖에 없는 만만한 군인들을 이용해 장사하고 있는 것”이라며 “여건이 되면 위수지역이 확대돼 인근 도시까지는 갈 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위수지역 폐지가 논의될 수 있었던 이유는 접경지와 도심과 가까운 수도권 간의 접근성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박 상병은 “근무지인 문산에서 1시간 반이면 서울의 중심지로 갈 수 있게 지하철이 잘 되어 있다”며 “집이 수도권이면 집에서 휴식을 취하고 와도 복귀 시간에는 문제가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무력충돌의 가능성이 남아있는 가운데 군이 편의성만을 강조한다는 지적에 문 국장은 “첨단무기화로 전쟁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시점에 전후방 개념은 모호해졌다”며 “현대전에서 위수지역이 폐지돼도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 전망했다.

휴대폰 사용
지난달 8일에는 군인복지기본법에 따라 5년마다 수립하게 되어 있는 「’18~’22 군인복지기본계획」가 발표돼, 일과 이후 개인 휴대폰의 사용도 검토 중이라고 알렸다. 18년도 2분기부터 하반기까지 시범 운용 후 확대 여부를 고려하고 있다는 방침이다. 2014년 2건의 군대 내 가혹 행위가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켰고 군은 병사들의 병영 생활 고립감 해소 및 외부와의 소통창구 확보를 목적으로 2016년 1월 30일부터 수신용 공용 휴대폰을 도입했다.

군인들은 개인 휴대폰 사용 도입에 기대감을 드러내는 한편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박 상병은 “생활관 휴대폰은 문자기능만 돼서 문자를 보내고 전화를 기다리는 번거로움이 있어 정말 필요한 연락만 했었다”며 “일과시간에만 이용하지 않는다면 인간관계가 그나마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파주에서 근무하는 김 일병은 “군인들은 대부분 긍정적인 입장이지만 생활관 핸드폰과 사지방(사이버지식정보방)을 통해 인터넷과 전화를 사용할 수 있어서 굳이 개인 휴대폰을 사용해야 하는 당위는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한편 개인 휴대폰의 사용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관점도 보인다. 지난해 1월 전역한 안 씨는 “현실적으로 병사에 비해 턱없이 적은 간부들이 병사의 휴대폰 사용을 일과시간에 제대로 통제하기 힘들다고 본다”며 “일과 후 핸드폰 게임으로 체력단련을 게을리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군인 아들을 둔 박 씨는 “이미 사회에 스마트 폰 중독된 경우가 많은데 자기계발의 시간으로 삼을 수 있는 군 생활을 헛되이 보내지 않을까 싶다”며 “아들과는 생활관 핸드폰으로 연락하는데 문제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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