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일자리를 빼앗는 기술에 대처하기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일자리를 빼앗는 기술에 대처하기
  • 성대신문
  • 승인 2018.04.09 20:19
  • 호수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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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 유은진 기자
일러스트 | 유은진 기자

요즘에 우리 학교 학생식당에서 식권을 구매하려면 종업원이 아니라 기계에서 사야 한다. 콜택시나 대리운전을 부를 때도 콜센터에 전화를 거는 대신에 스마트폰에서 앱을 작동시키면 알고리즘이 가까운 택시나 대리운전기사를 배정해준다. 증권 관련 인터넷 신문기사를 읽다 보면 로봇 기자가 작성한 기사가 발견된다. 그렇다면 지금 질문해보자. 식당 종업원, 콜센터 직원, 기자들의 일자리는 없어지고 있는 걸까? 더 나아가 내가 대학을 졸업하고 선택하는 직업은 내가 정년퇴직할 때까지 안전하게 남아 있을까?  
    
기술이 발전하면서 일자리가 사라지는 일은 오늘날의 문제만은 아니다. 18세기 중엽 제1차 산업혁명 시기에 직물공장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임금이 감소하고 해고가 늘자 기계와 공장을 파괴하는 러다이트 운동을 일으킨 바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러나 최근 시작되고 있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기술이 인간의 지능과 의사결정을 대신하는 능력이 뛰어나 제1차 산업혁명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의 엄청난 속도와 범위로 고용에 충격을 줄 전망이다. 일본 노무라연구소의 2015년 연구는 일본의 601개의 직업 중 향후 10~20년 사이에 인공지능과 로봇으로 49%가 대체된다고 전망하였다. 우리나라의 고용정보원이 2017년 1월 발표한 자료에도 인공지능과 로봇의 영향으로 대체 가능한 업무수행능력이 2016년에 이미 12.5%나 되고 2025년에는 70.5%로 올라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술의 인간 대체가 어느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나타날 것인가에 관해서 궁금하다면 일자리를 위협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결국 생산성을 좋게 하려는 기업가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음을 인식하여야 한다. 2015년 로봇공학으로 명성이 높았던 카네기멜런대학교 로봇연구소의 연구진 40여 명이 우버의 기술센터로 이직하였다. 자가용을 소유한 기사를 사용해 택시를 대체하는 공유경제 서비스를 제공하던 우버가 운전자를 자율주행차로 대체하여 인건비를 줄이려는 이런 시도는 기업은 고용창출이라는 대의(大義)보다는 생산성 개선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소유주나 주주의 이익을 위해서 작동하는 조직임을 잘 보여준다. 

기업들은 기술의 인간 대체가 생산성을 높이기 쉬운 분야인 단순 직무를 가장 큰 대상으로 삼고 있다. 국제노동기구(ILO)는 수작업을 대신하는 인공지능과 로봇의 확산으로 향후 20년간 아시아의 수작업 근로자 1억3천7백만 명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2016년 7월 경고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 공장을 늘려 제조업의 자국민 고용을 늘리겠다는 발상도 장기적으로는 외국인보다는 인공지능과 로봇을 활용할 범위와 영역을 고용과 연계해 전략적으로 결정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의사, 판사, 투자은행 직원 등의 전문가들이 제공하던 직무에서는 기술의 인간 대체가 활발할까? 최근의 인공지능 기술은 의사가 하던 진단 기록을 읽고 분석하는 일이나 판사가 하던 판례분석을 수천, 수만 배의 속도로 할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의 건강이나 형량을 다루는 중요한 일에서는 인격적인 권위가 중요하므로 의사나 판사가 사라지는 일보다는 이들이 인공지능기술을 똑똑한 보조원처럼 거느리는 일이 일어날 것이다. 반면에 투자은행의 증권거래 직무의 경우는 이미 프로그램 매매라는 형태로 상당 부분의 직무에 기술이 사람을 대체하고 있다. 고객의 자산도 건강이나 형량처럼 중요하다. 하지만 증권거래 결정은 사실 바둑처럼 사람이 인공지능보다 더 잘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같은 투자은행 직원이라도 IPO 라던가 M&A 같이 종합적인 분석과 통찰력을 갖추어야 하는 영역만이 인공지능에 직무를 빼앗기지 않을 것이다.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 때 새로운 직업이나 발전하는 분야가 창출되는 것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증기기관은 다양한 산업을 일으켜 새로운 고용을 창출하였다. 예를 들면 미국 대륙횡단 철도 건설을 가능하게 한 증기기관차는 기차에 관련된 물류산업 및 금광산업을 활성화한 것은 물론 청바지산업까지도 시작되게 하였다. 최근에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이 개발되면서 가상화폐 거래에 관련한 사업자들이 큰돈을 번 것으로 알려진다. 단순한 직종은 기술에 넘겨주어야 할 때가 오고 있다. 우리 대학생들은 제4차 산업혁명 시기에는 청바지나 가상화폐 같은 분야가 무엇일지, 그에 적합한 직업은 무엇이고, 이를 위해 어떤 역량을 재학 중 갖추어야 할지를 고민하는 일이 지금 필요할 것이다.

이희상 교수(시스템경영공학과)
이희상 교수(시스템경영공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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