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원문화 앞에 놓인 허들, 장애물 될까 디딤돌 될까
응원문화 앞에 놓인 허들, 장애물 될까 디딤돌 될까
  • 성대신문
  • 승인 2018.04.09 21:05
  • 호수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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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가 저작권 논란,
입장 차 좁혀지지 않아
팬서비스 개선, 응원 사기 높일 것

한국의 야구응원에는 두드러지는 ‘우리만의’ 문화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문화가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넘어서야 할 문제 역시 존재한다. 야구 응원가 저작권 문제, 응원으로 인한 경기장 주변 소음 그리고 불친절한 팬서비스가 그것이다.

두산 베어스 팬들이 선수를 응원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팬들이 선수를 응원하고 있다.
사진 | 김한샘 기자 hansem8718@

응원가 홍수 속 떠오르는 저작권
가장 대두되는 것은 야구응원문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응원가에 대한 문제다. 야구응원문화가 발전하면서 점점 더 많은 응원가가 생겼다. 구단을 대표하는 응원가부터 선수별 응원가까지 한 구단당 10개가 넘는 응원가가 존재한다. 이렇듯 수많은 응원가의 홍수 속에서 저작권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대표적으로 논란이 된 구단은 kt위즈다. 지난해 12월 주영훈, 조은희, 한경혜 등의 저작자들은 kt위즈를 상대로 저작인격권 침해에 따른 손해배상 관련 내용증명을 보냈다. kt위즈는 앞서 언급된 원작자들 외에도 버즈, 거북이, 포지션 등 유명 가수의 원곡을 저작권자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개사를 하거나 편곡해 응원가로 사용했다. 저작권 사태 이후 kt위즈는 응원가를 전면 교체했고 지난해 12월 3일 ‘팬 페스티벌’을 개최해 신규 응원가를 홍보했다. 두산 베어스의 경우 트로트 가수 박현빈의 ‘앗 뜨거’라는 곡을 원작자와의 합의 없이 3년간 사용해 논란이 됐다. 작곡가 김재곤 씨는 자신의 동의 없이 곡이 개사돼 응원가로 사용된 사실을 뒤늦게 알고 구단 측에 저작인격권 관련 보상을 요구했다. 이에 두산 역시 저작권 문제를 피하기 위해 지난해 7월 민병헌, 박건우 등 두산의 대표 선수 5명의 응원가를 교체했다. 그러나 여전히 보상에 대한 구단과 원작자 간의 입장이 좁혀지지 않아 난항을 겪는 중이다. 반면 한화 이글스의 경우 저작권자와의 협의를 통해 기존 응원가를 대부분 유지했다.

(사)한국음악저작권협회(이하 한음저협)의 한 관계자는 야구 응원가 관련 저작권 논란의 핵심은 “저작자의 동의 없이 기존에 발표된 곡들을 개사, 편곡하여 사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은 크게 저작인격권과 저작재산권으로 나뉜다. 여기서 저작인격권은 공표권, 성명표시권, 동일성유지권으로 다시 나뉜다. 그는 “야구 응원가와 관련한 저작권 침해는 바로 이 가운데 동일성유지권”이라며 구단 측에서 곡의 일부분을 자르거나, 개사해 사용한 것은 원작자의 저작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음저협은 이러한 문제를 중재하고자 지난해 프로야구 구단 및 해당 원작자들을 초청해 공청회 및 간담회를 마련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저작권 문제는 당사자인 저작자와 사용자 간의 일”이라며 협회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제한적임을 밝혔다. 한편 구단들은 저작권 문제가 논란이 되기 전까지 이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다. 두산의 한재권 응원단장은 과거 응원가 선정 방식에 대해 “응원단장이 무수한 곡을 듣고 몇 백 개의 곡을 골랐다. 이후 구단과 합의하여 선수와 잘 어울리며, 따라 부르기 쉬운 곡을 선정하고 선수에 맞게 개사와 편곡을 했다”며 과거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미비했던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나 저작권 문제가 대두된 이후에는 이 과정이 180도 달라졌다. 한 응원단장은 “정말 마음에 드는 곡이 있으면 우선 먼저 구단과 원작자가 협의를 한다. 협의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그 곡은 응원가로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며 저작권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갖춘 뒤 응원가를 만드는 방식이 달라졌음을 설명했다. 이에 더해 “최근에는 구단에서 작곡가와 작사가를 섭외해 그 선수만을 위한 응원가를 제작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즐거운 팬들, 고통받는 주민들
야구응원문화가 더욱 융성하기 위해서는 야구응원으로 인한 경기장 주변 소음 문제 역시 해결돼야 한다. 2015년 9월 2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광주 KIA챔피언스필드 야구장 인근 주민들이 기아타이거즈 구단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프로야구 경기장에서 발생하는 관중의 함성과 응원가 소리로 인해 소음 피해를 입고 있다는 것이 그 내용이었다. 이 소송은 지난해 12월 기각되면서 패소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이 사례는 야구장 인근 주민들이 야구 응원 문화로 인해 큰 피해를 받고 있음을 입증한다. 이에 잠실야구장은 오후 10시 이후 앰프 사용을 금지하는 등 소음 문제를 줄이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인근 주민의 불만은 여전히 사그라들지 않았다.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 인근에 거주하는 우지원(경영 17) 학우는 “야구 경기가 진행될 때 집에서도 응원가와 함성소리가 들린다”며 이 때문에 야구 새 시즌이 시작된 것이 마냥 기대되지만은 않는다고 말했다.

팬서비스도 프로의식의 일부다
법적인 문제를 차치하고서도 여전히 야구응원문화가 넘어야 할 산은 존재한다. 바로 선수들의 불친절한 팬서비스다. 경기장에서 목청껏 응원하던 팬들은 자신이 열망하는 선수를 한 번이라도 더 보기 위해 경기장 앞에서 기다린다. 하지만 그런 팬들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고 사라지는 선수들이 허다하다. 류현진 선수는 KBO리그에서 활약하던 시절부터 불친절한 팬서비스로 인해 도마에 올랐다. 이 논란은 그가 2013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뒤에도 이어졌다. 훈련 후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는 동료 선수들과 달리 팬들의 외침을 무시한 그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논란이 된 것이다. 여론이 들끓자 그는 네이버 스포츠 ‘류현진의 MLB 다이어리’를 통해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야구장을 즐겨 찾는 김재민(경영 17) 학우는 “구단과 선수들을 응원하러 갔는데 불친절한 리액션을 받게 된다면 기분이 썩 좋지는 않을 것”이라며 선수들의 팬서비스가 개선된다면 당연히 팬들의 응원 사기도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오픈사전인 위키백과에는 ‘한국의 야구 응원 문화’라는 단어가 등재돼있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야구응원문화는 명확한 정체성과 두드러지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우리의 문화를 지키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그 문화를 향유하는 우리 개개인이 ‘보다 성숙한 야구 관계자’가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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