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 5대에 걸친 철이야기

더 이상 크룹이라는 이름과 기업은 같은 것이 아니다. 하지만 크룹의 신화는 남아있다. 철강왕으로 불리며 독일 뿐 아니라 유럽에 막강한 영향을 끼치던 크룹가문의 역사를 담은 책. 이 『5대에 이어진 철이야기』는 나라도 인물도 아닌 한 가문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크룹기업이 어떻게 생기게 됐는지, 어떻게 성공하게 됐는지 그리고 그들이 어떤 삶을 살아갔는지를 보며 흥미를 느낌과 동시에 그 시대를 느낄 수 있다. 2대 크룹인 알프레트의 “나는 크룹이야. 그것으로 충분해!”라는 말은 후의 크룹의 운명과 어우러져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생각의 나무, 14500원)

■ 자유의 무늬

칼럼니스트로 알려진 고종석 씨가 잡지와 신문에 연재했던 글을 모아서 책을 냈다. 고종석 씨는 서문에서 자신은 ‘칼럼니스트’가 아니고 아마도 유토피아에서 세속도시로 밀파된 스파이이거나 그 반대일 것이라고 말했다. 유토피아라는 말이 무색치 않게 그의 글은 꽤나 자유로운 면모를 보인다. 그래서 그가 군사정권 시대가 아닌 이 시대에서 그런 글을 써주는 것이 고마운 일로 느껴진다. 자유롭고 재미있는 그의 글을 읽다보면 고정된 생각의 틀마저 바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빨강, 위기, 노무현, 5월 등의 단어를 주제로 재밌있게 펼쳐질 그의 글의 세계에 빠져보자.
(개마고원, 10000원)

■ 동물원 칸트

‘나는 동물원에 간다. 이것이 동물원 킨트가 설명할 수 있는 전부이다’
배수아의 ‘동물원 킨트’는 도시 문명에 고립된 인간사이 관계를 맺는 것에 관한 사유를 담은 소설이다. 어떤 사람인지 전혀 알려주지 않은 미지의 주인공은 동물원에 무조건적인 애정을 가진 자신이 동물원이기를 바라는 킨트이다. 주인공시점으로 쓰여진 이 책은 세상 사람들의 묘사를 동물에 비유해 마치 우리 세상이 하나의 동물원임을 연상시켜준다. 도시 속의 동물원을 또 다른 의미로 끌어들인 이 책은 독특한 사유로 현대 도시문명을 바라보는 시각을 제시할 것이다.
(이가서, 8500원)

■ 요절

제목만큼이나 강렬한 저항, 열정, 그리고  불꽃같은 광태. 이 책에  나온 화가들은 하나같이 이런 특징을 지니고 있다. 어쩌면 그들은 그들의 너무나도 짧은 인생 때문에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 책 『요절』은 이중섭, 손상기,  나혜석 등 짧은 삶을 불꽃같이 살다간 12명의 천재 화가에 관한 이야기이다. 화가가 아닌 문학을 전공한 저자가 써서, 미술에 대한 깊은 통찰은 없지만 시로 그  화가의 마음을 표현하는 등 문학적 감수성이 뛰어난 책이다. 평소에 같이 누리기 힘들었던  그림과 시 그리고 인물의 일생을  아울러 감상할 수 있다.
(효형출판, 1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