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이 보여주는 디지털 문명과 무한경쟁의 시대
방탄소년단이 보여주는 디지털 문명과 무한경쟁의 시대
  • 성대신문
  • 승인 2018.06.04 19:26
  • 호수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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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대중음악의 트렌드를 보여주는 빌보드 차트에서 우리나라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이 최고 인기의 앨범을 뽑는 빌보드 200에서 꿈같은 1위를 차지했다. 우리나라 대중문화사에 역사적인 기념비를 세운 것이다. 세계의 언론들도 경악하고 있다. CNN은 “전 세계 음악계의 중대한 사건”이라고 표현했고, 가디언지는 “BTS의 팬덤은 1960년대 비틀스 마니아를 연상시킨다”고 했다. 소셜네트워크도 폭발적이다. 2017년 기준 말 많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 리트윗 숫자가 2억1300만 회인 데 반해 방탄소년단은 5억200만 회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소셜네트워크의 생태계에서는 방탄소년단이 전 세계 10대의 대통령이라고 해도 절대 지나치지 않다. 전 세계가 놀랄만하다. 빌보드 200순위에서 영어 노래가 아닌 노래가 1위에 오른 것은 2006년 이후 12년만이다. 그나마 익숙한 스페인어나 프랑스어가 아니라 낯설기만 한 한글로 된 노래를 전 세계 10대가 열광하고 따라부르며 세계 1위 자리에 올려놓은 것이다.

프랑스의 세계적인 미래학자 자크 아탈리는 ‘음악 소비패턴의 변화는 미래 사회 예측의 좋은 지표’라고 했다. 방탄소년단이 세계 1위에 오른 현상을 분석해보면 우리 사회가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지 가늠할 수 있다는 뜻이다. 방탄소년단의 성공비결은 10대의 마음을 사로잡는 음악, 가사, 춤이 완벽하게 어우러진 킬러콘텐츠다. 놀라운 건 콘텐츠의 확산 경로다. 벤처기업 소속인 이들은 초기 광고비가 없어 오로지 유튜브 방송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세계에 알리는 방법을 택했다. 유튜브를 통해 낯선 한국어로 노래를 부르는 보이밴드를 접한 세계의 10대들은 자발적으로 팬이 되어 가사를 번역해 퍼뜨리며 이들을 세계 1위 자리에 올려놓았다. 작은 나라의 가수가 자본의 도움 없이, 기존 방송사의 도움 없이, 낯선 언어로 노래를 불러도, 소비자가 좋아하기만 한다면 순식간에 세계 1위로 만들 수 있는 생소한 디지털문명 생태계의 탄생을 방탄소년단이 실증한 것이다. 이 새로운 문명 생태계의 특징은 충격적이다. 소비자를 열광시킬 진정한 킬러콘텐츠만 있다면 권력, 자본, 기존 네트워크, 어느 것에도 비굴할 필요가 없다. 오로지 실력만으로 소비자에게 직접 평가받는 무한경쟁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음악 소비 생태계의 변화는 이미 빠른 속도로 다른 산업계로 확산되고 있다. 유튜브 방송을 전문으로 하는 유명 유튜버의 수입은 국내에서도 이미 연 10억을 돌파했고 미국에서는 400억에 이르고 있다. 더욱 무서운 것은 중국이다. 이미 온라인 거래금액이 미국의 2배를 넘어섰고 페이스북, 구글, 우버 등 미국의 디지털 문명을 상징하는 기업들의 대항마로 알리바바, 텐센트가 성장해 세계 10대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개인방송으로 상품을 파는 ‘왕홍’이라는 직업이 생기더니 이미 2017년 매출 15조 7000억, 정기구독자수 4억 6000만 명을 기록했다. 우리나라 화장품 벤처회사 하나는 중국 최고의 왕홍과 마스크팩을 공동기획해서 빅히트시키며 연 매출 6천억을 돌파한 바 있다. 음악에서 방탄소년단이 거둔 성공처럼 광고시장에서는 유튜버들이, 유통시장에서는 왕홍들이 디지털 문명 생태계에 맞춰 비즈니스계에 창조의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물론 기존 광고 미디어산업과 유통산업은 축소되는 중이다. 

미국과 중국은 디지털 문명시대의 패권 다툼을 본격화하고 있다. 대륙에서 일어나는 디지털 신문명의 주역은 두 국가 모두 청년들이다. 우리나라 청년들이 불행한 것은 GM의 공장폐쇄 때문이 아니다. 방탄소년단처럼 정정당당하게 경쟁할 디지털 문명의 플랫폼이 우리나라 시장경제에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기존의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 쌓아놓은 어른들의 규제 울타리가 우리 청년들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대륙의 신문명을 인지하고 어른들이 변해야 한다. 대한민국 청년,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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