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skkuw@skkuw.com)

학생 주도로 작품 구성돼
창작발표회 앞두고 체력 염려돼

지난달 24일 우리 학교 제29회 무용학과 창작발표회가 개최됐다. 학우들의 창작발표회 준비과정과 무대를 엿보았다.

3학년 학우들이 창작발표회를 준비하고 있다.
3학년 학우들이 창작발표회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 l 문

교수 주도적인 창작 과정인가 학생 주도적인 창작 과정인가.
김명선(무용 15, 이하 김): 학생 주도적으로 작품을 창작하고 있다. 한 작품 당 한 명의 안무자를 뽑아서 그 학우가 주로 안무를 담당한다. 그러나 다른 학우들의 의견을 반영하면서 안무를 만들기 때문에 다 같이 안무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단지 안무자가 좀 더 주도적인 것이다. 가장 높은 학년인 학우가 안무자가 되기도 하고, 하고 싶은 작품이 있는 학우가 안무자로 뽑히기도 한다.

작품의 영감은 어떻게 받는가.
고흥열(무용 14, 이하 열): 영화와 책을 보다가 영감을 받기도 하고, 길을 걷다가 영감을 받기도 한다. 어떤 것으로부터 영감을 받기 위해 애쓸 때보다 생각지 못한 순간에 떠오를 때가 더 많다.

작품을 연습할 때 가장 힘든 것은 무엇인가.
고홍식(무용 15, 이하 식): 같이 군무를 하는 학우의 수가 많다 보니 연습시간을 맞추는 것이 가장 힘들다. 각자 듣는 수업이 다 다르고 그 외에도 아르바이트하는 학우가 많아서 시간을 맞추다 보면 새벽에 연습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체형 관리는 하고 있는가.
김: 현대무용은 다른 무용에 비해 체형에 구애를 받지 않는 편이다. 주로 의상에 따라서 체형관리를 하느냐 안 하느냐가 정해지는데, 이번 작품의상의 경우에는 몸매가 드러나는 의상이 아니라서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다.

부상은 없었는가.
박소현(무용 14, 이하 박): 어렸을 때부터 무용을 해서 맨발이 익숙해져 큰 부상은 없는 편이다. 그러나 새로운 움직임을 계속해서 시도하며 안무를 만들다 보니 생각지도 못한 신체 부위에 부상을 입기도 한다.

의상, 음악, 메이크업, 헤어 등의 콘셉트는 어떻게 정해지는 것인가.
김: 의상은 안무자가 작품에 맞는 의상을 정한다. 헤어나 메이크업 같은 경우는 특별한 콘셉트가 있는 경우 그에 맞게 다양한 시도를 하지만, 그렇지 않은 이상은 정하지 않고 개별적으로 한다.

공연을 위해 미리 챙겨둬야 할 것은 무엇인가.
박: 의상을 잘 챙겨둬야 한다. 의상은 대부분 주제에 맞게 구매를 하거나 제작을 하기 때문에 미리 준비돼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전에 받은 자신의 의상을 무대에 오르기 전까지 잘 보관하는 것이 중요하다.

군무로 무대에 설 때와 솔로로 무대에 설 때 마음가짐은 어떻게 다른가.
식: 무대에서 신경 쓰는 것이 다르다. 다 같이 군무를 할 때는 서로 안무를 맞춰서 해야 하고 틀리면 안된다는 생각이 강하다. 그러나 솔로로 무대에 설 때는 그런 점에 대해 덜 신경 쓰게 돼 자유롭게 무대 전체를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모든 시선이 집중되다보니 다소 부담이 된다.

현재 가장 염려되는 부분은 무엇인가.
식: 무대에서의 실수가 가장 염려된다. 이는 계속 연습하며 줄여나가도록 할 것이다. 이에 더해 체력도 걱정이 된다. 매일 연습을 해야 하고, 시간이 맞지 않을 경우 새벽에도 연습을 하다 보니 체력적으로 무리가 있다. 발표회까지 체력이 잘 버텨줄지 걱정된다. 또한 연습과 수업만 해야 한다면 조금 덜 걱정이 될 텐데 아르바이트를 하는 등 생활의 다른 부분에서도 체력이 소진되기 때문에 더 염려가 된다.

이번 창작발표회가 각자에게 어떤 의미인가.
열: 졸업반이다 보니 이번 창작발표회가 600주년 기념관에서 하는 마지막 공연이라는 점에서 뜻 깊은 것 같다.
김: 같은 또래끼리 만나서 무대를 만들어가는 기회가 앞으로는 많이 없을 것 같아서 마지막이라 생각하니 아쉽다.
식: 무언가를 만들어가려 하기 보다는 같이 한다는 것에 좀 더 의미를 두려 한다. 멋있는 무대를 만들어서 ‘우리가 이만큼 잘 한다’를 보여주기보다는 함께 연습하고 작품을 만들었다는 것에 좀 더 중점을 두려 한다.
 

화양연화
화양연화

안무가의 말
가수 혁오의 ‘TOMBOY’ 가사 중 ‘젊은 우리 나이테는 잘 보이지 않고’라는 부분에서 영감을 받았다. 주제는 청춘이다. 우리는 추억을 되새기며 과거로 되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현재의 우리는 지금의 청춘을 누려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할 때가 많다. 이 점에서 착안하여 우리가 그토록 그리워하는 청춘이 무엇인지 탐구하고자 했다.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청춘은 어떤 것일까’라는 물음을 던지며 청춘의 의미에 대해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

작품 내용(작품발표회 팸플릿에서 발췌)
청춘은 어떤 것일까? 나의 청춘은 과거 속의 추억인가, 지금인가, 아직 오지 않았는가. 또 그것이 사랑인가, 혼란인가, 고난인가. 지금 이 시절이 지나면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을 알고 있음에도 우리는 왜 항상 후회하고 청춘을 그리워할까?

기자의 감상
정처 없는 불빛들로 무대는 시작한다. 두 명의 학우가 등장한다. 빨간색 정장을 입은 학우는 검은색 원피스를 입은 학우 뒤에서 그의 몸짓을 제어하기도, 자극하기도 한다. 이는 청춘의 시도를 가로막기도, 돕기도 하는 그 ‘어떤 것’을 표현해내는 것처럼 느껴진다. 모든 3학년 학우가 등장하고 나서는 무언가를 소중히 다루는 듯한 손짓과 몸짓을 보여줬다. 이는 ‘청춘’을 다루는 그들의 방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BLACK IS A COLOR
BLACK IS A COLOR

안무가의 말
일상생활에서 겪은 일 즉 감정과 경험으로부터 영감을 받았다. 주제는 차별이다. 성차별, 인종차별 그리고 일상생활에서의 차별 등 여러 종류의 차별에 대해 춤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작품 내용(작품발표회 팸플릿에서 발췌)
노랑도 마찬가지로 색깔이다. 빨강 역시 색깔이다. 하양 또한 색깔이다. 파랑도 색깔이다. 검정은 색깔이다.

기자의 감상
작품의 제목과 같이 모든 학우들의 의상은 검은색이다. 검은색도 하나의 색이라는 작품 내용을 의상에서도 보여주려는 듯 그들이 신고 있는 양말의 색은 빨간색, 노란색 등 다양하다. 각자 다른 춤사위를 가지고 있다가도 그들은 어느새 같은 몸짓을 하고 있다. 이는 각자 다름 속에서 화합하고 보듬어주는 모습을 보여주는 듯해 보인다. 이 모습은 차별받고 있는 각자가 결국 모두 다를 것 없이 평등한 존재임을 보여주는 것만 같다. 주머니에 손을 넣고 정처 없이 무대를 걷던 대부분의 학우는 조명이 비치지 않는 곳으로 사라진다. 그렇지만 아직 조명을 받고 있는 네 명의 학우는 그간의 설움을 표출이라도 하는 듯 무대 전체가 완전히 어두워질 때까지 몸짓을 이어갔다. 조명 밖으로 사라진 다수의 학우는 차별에 소극적으로 반응할 수밖에 없는 주체에 대해 표현한 것 같고, 조명 아래서 끝까지 춤을 춘 네 명의 학우들은 차별에 적극적으로 저항하는 주체를 나타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