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우리가 인생에서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죽음이다. 도스토예프스키는 인생에 있어 단 하나 확실한 것은, 내가 곧 죽을 것이라는 사실이지만 내가 가장 모르고 있는 것은 바로 그 죽음이라고 말했다.

인간은 한 번 이 세상에 나면 다 죽게 되어 있다. 그러나 그 시기는 아무도 모른다.
이 책은 자신이 루게릭 병에 걸려 곧 죽으리라는 것을 아는 모리라는 대학 교수와 제자간의 대화록이다. 매주 화요일 스승을 찾아가 이야기를 듣는 저자는 아직 젊음에도 불구하고 죽음을 준비하는 스승과의 대화를 통해 자신의 인생을 돌이키고 진정 중요한 것은 무엇이었던가를 성찰한다.

과연 우리에게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두려움은 바로 그러한 중요한 것을 빼앗긴다는 상상과 그럴 가능성에서 비롯된다. 죽음이 두렵기 때문에 삶이 소중한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이런 문제를 놓고 제자는 스승에게 무엇이 가장 두렵냐고 물었다. 놀랍게도 모리 교수는 제자의 이 질문에 병세가 악화되어 변을 보고 나서 그 뒤처리를 남이 해줄 것이 두렵다고 했다. 그렇다. 인생에 있어 가장 두려운 게 그것이라면 가장 소중하고 가장 행복한 것도 바로 변을 보고 자신이 스스로 휴지로 뒤처리를 할 수 있는 그것이다. 이상의 하찮은 동작 하나하나 행동 하나하나를 자유롭게 할 수 있고, 숨쉬며 살 수 있는 것에 인생의 참 행복이 있음을 우리는 왜 모르는 걸까.

흔히 사람들은 짧은 인생이라면서 돈, 명예, 등의 세속적 성공을 향해 분주하게 뛴다. 그러나 죽음을 앞둔 모리는 그런 것들이 한낱 미망임을 간파한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사랑 받으며 사는 것, 그리고 늘 죽음을 준비하며 오늘이 그날이 아님을 고마워하며 사는 것이 인생의 행복이다. 이런 사실을 누구나 알고 있으면서 실천하지 못하는 데에 인생의 아이러니가 있다.

“의미 없는 생활을 하느라 바삐 뛰어다니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아……. 자기의 인생을 의미 있게 살려면 자기를 사랑해주는 사람을 위해 바쳐야 하네. 자기가 속한 공동체에 헌신하고 자기에게 의미와 목적을 주는 일을 창조하는 데 헌신해야 하네.”

모리의 이 말은 바로 바야흐로 자신의 삶을 야심차게 펼쳐 낼 젊은이들이 가슴 속에 새겨야 할, 먼저 죽음을 경험하는 선배의 실전 가르침이면서 인생이라는 긴 강의의 마지막 결구다.

고정욱 (국문)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