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크리스마스 건너뛰기』
(존 그라삼 지음) 최수민 옮김/북@북스/7,500원



‘크리스마스는 이 세상에서 만능의 부채를 흔든다. 보라! 모든 것이 더 부드러워졌고, 더 아름다워졌다’ 벌써부터 거리는 낮보다 밤이 더 아름다울 정도로 장식이 돼있고, 구세군은 길거리 사람들을 향해 종을 흔든다. 이 모든 것이 크리스마스라는 이름아래 12월만 되면 일어나는 일들이다. 사람들의 마음이 한없이 들뜬 이때 법정소설로 유명한 존 그리샴이 이번엔 법정이 아닌 크리스마스를 상대로 책을 하나 펴냈다. 이 책 『크리스마스 건너뛰기』가 바로 그것이다.

서양의 크리스마스는 마치 우리의 추석이나 설날과 같다. 추석이 찾아오면 교통체증과 미어터질 듯한 사람들을 재치고 물건 사는 등의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한다. 설날이 되면 신년카드를 보내고 친지들에게 선물을 해야한다. 음식장만과 새 옷도 준비한다.

이쯤이면 ‘이 짜증나는 것들을 그냥 건너뛸 수만 있다면’하고 한번쯤은 생각해 봤을 것이다. 바로 이런 생각을 실천해 보려는 사람이 이 책의 주인공 루터이다.

루터는 딸아이가 국제봉사단으로 집을 비운 틈을 이용해 아내와 함께 이번 한번만큼은 크리스마스를 아무 준비도 하지 않은 채 건너뛰어 보자고 제안한다. 그리고 대신 적은 돈과 노력이 드는 여행을 계획한다. 하지만 사회의 약속처럼 되어버린 크리스마스 의식은 그를 가만히 놔두지 않았다. 주위 모든 사람들이 그를 이상하게 여기며 쑥덕거리고, 심지어 그가 너무 개인적이라고 비판도 한다. 책의 마지막에 결국은 딸이 약혼자를 집에 초대해 크리스마스 파티를 하게 되는 주인공을 보면서 우리는 이 사회에서 어떤 행동을 하려 할 때 주위의 의식과 눈을 쉽게 피해갈 수 없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크리스마스라는 커다란 의식이 우리를 자신의 의지로 다른 일을 계획할 수 없게 만들어 버린 것이다.

현대사회를 살아가다 보면 우리가 공동체 사회에 살고 있다고 느끼게 해주는 일들은 단순히 유행인 음악을 알지 못하는 것에서부터 복잡하게는 사회의 체제를 거스르려는 것까지 광범위하게 존재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지 않은 일을 하려할 때 우리는 주위의 제약과 시선을 느끼게 된다. 우리는 특별히 한사람이 제한을 하는 것이 아닌, 서로가 서로를 제한하는 사회에 살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을 한쪽으로 끌어가는 사회의 모습은 개인주의적이고 이기적으로 흐른다는 현대사회와는 사뭇 모순적이다.

이 책을 읽으면 문득 자신 또한 한번쯤 ‘규칙’적인 것을 거슬러 보려는 생각을 가지게 될 것이다. 분명 세상이 흐름을 거슬러 가는 이를 가만히 보고 있지만은 않겠지만 우린 젊은 대학생이기에 실패보다는 성공을 꿈꾸며 자신만의 인생으로 세상을 이끌어보려는 끊임없는 시도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송진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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