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손경원 (skw8663@skkuw.com)

글 쓰다보면 수많은 생각이 떠오른다. 밤하늘의 별을 주의 깊게 바라보면 다른 별들도 하나 둘씩 떠오르듯이 생각, 감정, 기억이 글을 통해 나타난다. 처음 신문사에 들어오고 싶은 이유는 글을 쓰고 싶어서였다. 거창한 사회발전이나 학교발전을 위해서가 아니다. 그냥 글을 쓰며 많은 생각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내 판단은 잘못된 것이었다. 기사는 나를 위해 쓰는 글이 아니다. 내가 쓰고 싶은 것을 쓰면 안 된다. 독자가 원하는 것을 써야하고, 신문사가 추구하는 가치를 담아야 한다.
우리 성대신문사에서는 편집회의를 통해 기사에서 ‘나’를 분리한다. 스무 명 남짓의 기자들이 서로에게 피드백을 하는데, 그 과정은 글의 주인을 개인에서 성대신문으로 바꾸는 것이다.


글의 주인이 내가 아니라면 더 이상 생각을 할 수 없다. 머릿속에서 펼쳐지는 상상이 벽에 가로막히게 된다. 드넓은 바다 속을 헤엄쳐야 할 파도가 수영장 풀장에 갇힌 듯이 말이다.
기자의 숙명인 것 같다. 기사는 기자의 이름이 아니라 기사를 실은 신문으로 평가된다. 우리가 어떤 기사를 볼 때 “◯◯일보 기사야”라고 하지 “◯◯◯기자가 썼어”라고 하지 않는다. 성대신문에서 내가 쓸 기사도 그렇게 평가될 것이다.


그렇지만 글쓰기 외적으로는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신문을 열정적으로 만들려는 편집장과 기자들을 보면 부끄러움이 밀려온다. 나는 그만한 열정을 가지지 못해 미안한 감정이 든다.


고마운 마음도 많다. 형, 누나들이 잘 챙겨주신다. 모르는 것을 물어보면 친절하게 답해주시고 자신과 상관없는 일까지도 도와주신다. 특히 어제 방중회의 문건 인쇄할 때 도와주신게 고맙다. 내가 잘 몰라 헤매고 있을 때 형들이 옆에와 힘을 주셨다.


앞으로 기자 생활을 하며 어떤 일이 또 벌어질지는 모르겠다. 좋은 일도 많겠지만 실망스러운 일도 많을 것이다. 그렇지만 하나하나 경험해보려 한다. 그 속에서 분명히 성장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