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전달보다 역사의식 형성해야"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역사문제연구소는 어떤 곳인가.
우리 연구소는 정치적으로 억압받던 지난 86년도에 근·현대사를 연구하고자 만든 단체이다. 많은 시간이 지난 지금은 좀더 넓은 분야에 대해 연구하게 됐지만 지금도 우리가 특히 관심을 가지는 것은 역사교과서와 한국전쟁 당시 민간인 학살, 일제말기 강제동원 같은 현실과 밀접한 역사문제들이다.

■최근의 연구 성과가 있다면.
지난 달 9일 우리 연구소는 전국역사교사모임, 한국역사연구회와 함께 역사교과서에 관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교과서 집필자, 한국사 연구자, 역사교육자가 함께 모여 이야기를 나눴는데 많은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교사와 연구하는 사람들 사이에 대화가 이뤄졌다는 점 차체가 가치 있는 일로 어떤 방식으로든 상호간의 신뢰가 처음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 기존에는 각자의 입장만 생각할 뿐 아니라 서로 반목이 심했으나,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각각의 입장과 여러 가지 한계에 관해 기탄 없는 이야기들을 나눴다.

■한국사 교과서에 어떤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우리 교과서는 지나치게 국가나 민족을 강조하는 면이 있다. 그래서 자칫 개인이나 소수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할 수 있다. 또한 냉전시대가 끝난 지금에도 여전히 냉전적 시각으로 세계역사를 바라보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큰 문제는 각 부분에 관한 서술자가 서로 다르고 역사적 사실만을 나열하는 형식이기 때문에 역사의 맥이나 큰 흐름을 짚기 어렵다는 점이다.  

■바람직한 한국사 교과서와 역사교육의 방향은.
단순히 역사적 사실을 알기보다는 과거를 배움으로써 미래를 전망할 수 있는 안목을 키웠으면 한다. 왕 이름 하나보다는 희망을 가르칠 수 있는 그런 역사가 돼야 한다. 역사는 우리에게 어떤 방향으로 살아야하는 지를 가르쳐 주는 학문이라고 생각한다. 역사가 자신의 삶에서 먼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 현재와 이어진 문제라는 점, 끊임없이 소통되는 것이라는 점을 이해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역사를 가르치는 데에 있어 가장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

임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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