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윤수 (kysoosyk@skkuw.com)


손님과 소통하는 작은 가게를 꿈꿔
양질의 음식은 좋은 컨디션에서

자과캠 쪽문 길을 따라 언덕을 쭉 오르면 조금은 한산한 골목에 자그마한 식당 하나가 보인다. ‘정성식탁’이라는 멋 부리지 않은 네 글자만이 적힌 간판이 눈에 띈다. 간판의 글귀를 닮은 내부 인테리어는 탁 트인 주방과 테이블 6개로 이루어져 깔끔한 인상을 준다. 점심시간이 지난 한적한 오후 3시, 잠시 식당 문을 닫고 재료를 손질하던 조희상(29) 사장을 만났다.

그는 단순히 요리하는 것이 좋아 레스토랑에서 처음 일을 시작했다며 말문을 뗐다. 하지만 막상 자신이 하고 싶은 음식을 요리하기가 어려운 것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오너 셰프가 있는 식당에서는 조리법이 대부분 정형화돼 수동적인 요리만 하게 되더라고요.” 틀에 박힌 일보다는 ‘하고 싶은 요리’를 하고 싶었던 그가 선택한 길은 ‘정성식탁’이었다. 그가 말하는 ‘하고 싶은 요리’란 무엇인지 묻자 그는 몇 안 되는 메뉴로 이루어진 메뉴판을 들며 “모든 메뉴 하나하나에도 정성이 들어간 게 티가 나도록 아기자기하고 예쁜 음식을 하고 싶어요”라 말했다. “자극적인 맛으로 관심을 끌기보다는 재료 고유의 맛을 살리며 건강에도 좋은 그런 요리 말이에요.”

가게를 연 지 3달 남짓임에도 ‘정성식탁’이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을 수 있었던 원동력을 물었다. “당연한 얘기지만 ‘음식은 맛있고 저렴하게, 가게는 예쁘고 친절하게’를 목표로 삼았던 것이 주효했어요.” 또한 그는 주방과 테이블 배치도 인기에 한몫했다고 전했다. “음식을 바로 앞에서 다 확인할 수 있어 믿을 수 있고,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고 손님들이 말하더라고요. 전체적으로 감성적인 인테리어 느낌이 난다면서 말이죠”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가게 인테리어 구성은 낯을 가리지 않고 대화를 좋아하는 그의 성격이 만들어낸 것이었다. “예전부터 손님들과 직접 소통하는 작은 가게를 꿈꿨죠. 손님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눌 수 있고 요리 하나에 정성을 기울일 수 있는 지금에 감사해요”라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정성식탁’의 인기 비결은 가게 운영철학에서도 잘 드러났다. 그는 간판을 가리키며 “저기 써진 그대로 정성”이라 말했다. 이름에 걸맞게 정성을 다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것이었다. “같은 돈 내고 먹는데 어제 재료로 한 음식을 먹으면 기분 나쁘잖아요. 부모님께 해드린다는 마음으로 만들려고 해요.” 요리에 대한 정성은 체력관리로부터 시작됐다. “양질의 음식은 좋은 컨디션으로부터 나와요. 기분 안 좋으면 열 번 볶을 것을 여덟 번 볶고 나가게 되거든요.” 그래서 그는 일을 마치고는 꼭 운동한다고 밝혔다. 손님맞이부터 플레이팅, 계산에 이르는 모든 일을 직접 하는 것에서도 그의 정성을 엿볼 수 있었다. “손님들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재료를 아끼지 않고 충분히 담아드려요. 다른 분들은 사소하게 여길 수 있지만 저는 계산하는 순간이 가게 이미지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생각해요. 마지막까지 웃으며 친절하게 대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거죠”라며 신조를 밝혔다. 세밀한 부분에까지 이르는 정성은 그의 경험으로부터 비롯됐다. 그는 “손님으로 다른 가게를 갈 때 바라는 점을 가게 운영할 때 많이 생각하는 편”이라며 손님들이 본인의 식당에서 기분 좋은 추억을 남기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정성식탁’이 대학가에 자리잡은 이유는 그도 대학 시절 고생을 많이 했기 때문이었다. “저도 그때는 ‘가격이 부담되지 않으면서도 괜찮은 식당이 있었으면’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죠.” 끝으로 그는 더 나아가 대학생들이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많이 힘들더라도 언제나 가슴을 펴고 다녔으면 좋겠어요. 여러 가지 생각으로 위축될 수 있지만, 자세 하나 바꾸는 그 차이가 생각보다 되게 커요.” 손님 하나, 요리 하나에 기울인 ‘정성’으로 가득한 그의 ‘식탁’ 위가 손님들의 편안한 소통의 장소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