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상환 기자 (lsang602@skkuw.com)


악플 등 인식 바뀌려면 멀었다는 생각 들어
입양 시, 힘든 점 먼저 생각하도록 해야 해

반려동물에 대한 인기가 커지면서 반려동물에 관한 다양한 콘텐츠들도 인기를 끌고 있다. 반려동물과 함께 방송을 진행하는 펫방 역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동물을 구조하고 데려와 키우는 ‘캐츠패치’라는 방송을 진행하는 두 명의 유튜버가 있다. 염지연(이하 염), 곽보림(이하 곽)씨로 ‘문스타냥집사’, ‘보림기자’라는 예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캐츠패치 방송에 나오는 고양이 감귤
​캐츠패치 방송에 나오는 고양이 감귤

진행하는 방송을 소개한다면.
곽 : 평범한 직장인 캣맘 두 명이 SNS를 통한 고양이 구조 활동을 하다 우연히 알게 돼 같이 구조 활동을 시작했어요. 그러던 중 제가 구조한 ‘망고’라는 고양이가 거대 식도증, 구내염을 앓게 됐어요. 구조한 동물들의 병원비 한 푼이라도 벌어보고자 유튜브 방송을 시작하게 됐어요. 여러 가지 콘셉트로 방송을 진행 중이에요. 유기동물 또는 길고양이 구조 영상을 올리기도 하고 임시 보호 중인 분들을 대상으로 동물제품 리뷰 등의 방송을 해요. 앞으로는 더 다양한 주제로 방송을 하려 생각 중입니다. 주로 촬영은 염지연 씨가, 영상 편집은 제가 하고 있어요.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은 언제부터였는지. 계기는 무엇인가.
염 : 저는 어릴 적부터 강아지나 동물을 좋아했어요. 학창시절부터 고양이를 접하고 키우면서 길고양이에게도 자연스레 관심이 가게 됐죠. 그러다 캣맘 활동을 시작했고 나중에는 구조 활동까지 하게 됐어요.
곽 : 저는 어릴 적부터 동물을 좋아했는데 부모님의 반대가 심해 키우진 못했어요. 그러다 성인이 돼서 유기 동물보호소에서 봉사를 다녔어요. 직장에 다니면서부터는 근처 길고양이들을 돌보며 자연스레 블로그, SNS를 하게 됐고 점점 활동반경이 넓어지면서 구조 활동 방송까지 하고 있네요.

방송의 재미를 위해 반려동물을 괴롭히는 경우도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곽 : 동물을 괴롭히며 방송하는 것은 동물 학대나 다름없다고 생각합니다. 반려동물의 순수한 일상생활을 올리는 것이 펫방의 취지인 것 같아요. 그런데 동물을 괴롭히고 인기를 끌면 사람들이 폭력적으로 대할 수 있는 점들을 배우게 된다고 생각해요. 유튜브를 자주 보는 어린 학생들이 더욱 그럴 것 같아요.

악플도 달리는지, 본다면 어떤 기분인지.
곽 : 동물과 관련된 악플이 달리곤 해요. 고양이를 비하하는 댓글이나 쓸데없이 고양이 밥을 줘서 생태계를 교란한다던지 하는 댓글 등이요. 그런 댓글을 보면 씁쓸하기도 하고 아직도 대한민국에서 동물에 대한 인식이 바뀌려면 멀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더 열심히 활동해서 인식을 개선해야겠다는 결심도 굳건해지고요.

별도로 동물 관련 사업도 생각하고 있는지.
염 : 현재 동물 관련 사업으로 '캐츠패치' 상점을 운영 중이에요. 고양이 관련 용품을 직접 개발해서 판매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재능이 없어서 아직은 굿즈 정도만 판매하고 있어요. 판매 수익으로 개인 동물 구조자들이나 길고양이 병원비를 후원하고 있어요.

기억에 남는 구독자가 있다면.
염 : 한번은 고양이 ‘망고’ 영상에 이상한 댓글이 달렸어요. ‘더 세게 때려줘’라는 댓글과 함께 자신의 유튜브 채널 영상 링크를 달아놓았던 것인데 클릭해서 들어가 보니 고양이를 때리며 학대를 하는 모습이 담겨있었어요. 채널의 다른 영상들을 보니 이런 영상이 여러 개 더 있었어요. 그래서 바로 인스타그램, 블로그 등 여러 곳에 알렸어요. 이를 본 반려인들의 동참 덕분에 범인도 잡고 고통받던 고양이도 살릴 수 있었죠. 그 고양이한테 '사랑이'라는 이름을 붙여줬어요.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이 과거와 비교해 변했다고 생각하는지.
곽 : 방송을 통해서 많이 느끼는 것 같아요. 저희는 유튜브 채널을 올해 2월부터 시작했어요. 그 후 인스타그램에서 저희가 유튜브 방송하는 것을 보고 많은 분이 유튜브 영상을 찾았어요. 고양이나 강아지 관련해서 수십만 명의 구독자를 거느린 유튜버들도 많이 있잖아요.
염 : 예전에도 애완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였지만, 단순히 예뻐서 분양을 받은 경우가 많았어요. 요즘에는 반려견, 반려동물 등 용어뿐만 아니라 동물을 정말 가족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져 동물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고 있다고 느껴요.

반려동물을 버리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염 : 귀중하지 않은 생명은 없어요. 말 못하는 동물도 감정이 있잖아요. 동물은 물건이 아니에요. 단순히 예뻐서나 심심해서, 필요해서 분양하는 것이 아니라, 평생 함께하는 가족이라는 생각으로 책임감 있게 입양했으면 해요. 저희는 구조한 동물들을 입양하고 싶다는 문의가 들어올 때 좋은 점만 강조하진 않아요. 반려동물을 키우면서 문제 되고 고려해야 하는 점 등을 강조하고 또 강조해요. 입양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에요. 무엇보다 가족들의 의견을 묻는 것이 중요해요. 가족으로 인해서 유기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동물을 입양한다면 알레르기 여부나 경제적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입양을 결정해야 버려지는 동물들이 줄어들 것 같아요. 물론 개인적인 사정이 생겨 끝까지 돌볼 수 없는 경우도 생기겠지만 ‘동물이니까 괜찮아’라는 생각은 하지 않기를 바라요. 처음 입양할 때 마음으로 끝까지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