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얼굴이 빨개지는 아이』
『자전거를 못타는 아이』
『속 깊은 이성친구』

장 자크 상뻬 지은
열린책. 7,500원

장 자크 상뻬, 그는 단 하나의 문장 또는 매우 간단해 보이는 데생으로 수 만 가지의 의미를 던지는 작가이자 삽화가로 유명하다. 그의 글과 그림에는 바쁜 현대인들의 고독과 사랑이 잘 묘사돼 있고, 사람들에게 새로운 시각과 삶의 방식을 제안한다. 여기에는 우리가 흔히 느끼고 주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지만 조금은 특별하고 가슴에 와 닿는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편하게 그린 듯한 그의 그림과 함께 짤막한 글로 편집돼 있어 더욱 책 대하기가 편하다.

먼저 우리가 만날 책은 다시금 새롭게 ‘나’가 느껴지고 ‘나’를 뒤돌아 보게 하는 책인데 바로 『얼굴 빨개지는 아이』, 『자전거를 못타는 아이』이다.

‘왜 나는 얼굴이 빨개지는 걸까?’ 얼굴 빨개지는 아이 까이유의 질문이다.

까이유는 빨개지는 얼굴이 불행한 것만이 아니라 그저 그 빨개지는 이유를 알고 싶어하는 아이이다. 어느날 꺄이유는 언제나 기침을 하는 친구를 만나면서 서로의 콤플렉스를 즐거움으로 만들어 나간다. 작은 약점에도 쉽게 움츠러드는 현대인들, 어쩌면 약점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과 그것을 즐거움으로 만들기를 단 한번도 시도해보지 않은 사람들도 더러 있을 것이다.

약점은 받아들이기에 따라 새로운 자신감으로 탈바꿈하는데 자전거 수리공이면서도 정작 자신은 자전거를 타지 못하는 『자전거를 못타는 아이』의 주인공인 라울 따뷔랭이 그런 경우이다.

라울 따뷔랭이 ‘저는...... 자전거를 탈 줄 모릅니다’라고 말하기까지 그는 많은 용기가 필요했을 것이다. 수많은 연습에도 자전거 위에서 균형을 잡지 못한 그는 자전거를 타기 위해 자전거를 분석하다 뛰어난 자전거 수리공이 됐다. 유명한 그였지만 정작 자전거를 탈 줄 모른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숨기고 산다는 건 고역이었을 것이다. 책의 끄트머리에서 따뷔랭의 친구인 사진사는 자신이 사진 찍는데 능력 없음을 인정함과 동시에 라울 따뷔랭 또한 자신이 자전거를 타지 못 함을 웃음으로서 고백한다. 이는 서로의 약점을 물리쳐야 할 것이 아닌 나 자신의 것으로 소화해 야 한다는 것을 알려준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살펴볼 상뻬의 책은 『속 깊은 이성친구』인데 이 책은 사랑과 이 시대의 우정, 그리고 믿음과 삶에 대해 아주 일상적이지만 결코 평범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담아내 우리의 마음을 울린다.

한 예로 책에 담긴 많은 글 중 하나를 보자. 한 남자가 자신의 애인이 다른 남자와 팔짱을 끼고 지나가는 모습을 목격하게 되는 장면이 있는데 그는 그의 애인이 쳐다볼 때 재빨리 아무렇지도 않게 저 멀리 얼굴도 모르는 여인에게 “여보”라고 외치며 달려가 애인에 대한 복수를 한다. 하지만 그는 그 날 저녁TV프로그램도 기분도 우중충하다고 고백한다. 그의 모습에서 우리는 어떤 것을 느낄 수 있을까.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자신의 모습이 악의를 품고 솔직하지 못하다면 그 어떤 모습도 후회되고 초라해 질 수 있다는 것이 아닐까.

상뻬의 글과 그림에는 직접적인 의미는 담겨져 있지 않지만 적절한 유머와 간접적인 비유는 그 글이 주는 직접적인 의미 이상으로 우리에게 감동을 준다.

우리는 빠르게 변하는 사회에서 그림보다는 빽빽한 글과 감동보다는 자극적인 느낌에 더 익숙해져 있다. 이런 와중에 약간의 위험에도 휘청이고 조그만 노력에도 많은 대가를 바라는 아주 작고 나약한 사람이 돼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런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 대학생들이 작고 얇은 상뻬의 책에서 지금보다 큰 자신을 발견할 수 있길 바란다.

송진향 기자 wohlig@skku.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