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최근 성균관대학교출판부에서 『교궁기집록­우리 옛 학교, 그 현장을 찾아서』가 출간됐다. 이 책은 향교의 기문을 한데 모아놓았는데 본교 직원들로 구성된 ‘보인회’라는 단체가 편역했다. 직접 발로 뛰어 얻어낸 이 성과물은 일간지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에 궁금증을 느낀 기자는 보인회를 만든 존경각 권호기 차장을 만나보고 책과 그들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 보인회가 어떤 단체인지 자세히 알고 싶다.
보인회는 우리문화를 사랑하는 성대 직원들의 모임이다. 우리대학에는 한학이나 우리문화에 관심을 가진 분들이 많다. 그런 사람들끼리 함께 술자리를 가진 적이 있었는데 일만 하지 말고 여가를 함께 보내자는 말이 나왔다. 그리고 술이나 등산 같은 활동이 아닌 의미있는 것을 하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생각 끝에 유학이라는 실마리에서 각지의 향교 기문을 모아 책을 내자는 결론에 이를 수 있었다. 이에 95년 뜻이 맞는 직원들을 모아 단체를 만들고 논어의 ‘군자는 문으로써 벗을 모으고, 벗으로써 인을 돕는다(君子以文會友以友輔仁)’에서 착안, 이름을 보인회(輔仁會)라 했다.

■ 직접 돌아다니며 여러 가지 일이 있었던 것 같은데.
우리는 95년부터 지난해까지 경상북도와 강원도의 향교를 직접 방문하고 그 곳의 기문들을 모았다. 기문들은 흔히 목각되어 있는데 그 기문들을 사진 찍거나 직접 베껴쓰면서 채록하고 번역했다. 여러 가지 고초를 겪으며 이 일을 성실히 해서  첫번째 책도 내고 새로운 발견도 해냈다. 그 결과 성균가족상 행정부문에서 대상을 받거나 문화관광부에서 국고 보조금을 지원받는 등 주위의 많은 성원도 얻을 수 있었다.

■ 왜 향교, 왜 기문인가
향교는 고려말부터 생긴 지방 공교육기관으로 인재양성의 기초가 됐던 곳이다. 뛰어난 인물들은 모두 성균관을 거쳤고 당연히 그 전에 향교를 거쳤을 것이다. 기문은 예전에 있던 전통으로 어떤 건물을 지은 후 그 집에 건립목적이나 공로자 및 앞으로 후세들에게 하고 싶은 당부들을 적은 글이다. 따라서 향교의 기문을 읽어보면 그 향교의 내력이라든지 선인들의 교육관 등을 엿볼 수 있다. 또한 이전까지 기문들을 모은 책이 없었기 때문에 하나의 책으로 모아서 후세에 전하는 것 자체로도 중요하며 그 밖에 향토자료나 교육사자료로 가치가 있다.

■ 인상깊었던 일들에 대해 듣고싶다.
향교는 일괄적으로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향교마다 관리나 형편 등이 너무 다르다. 형편이 좋지 않은 곳은 건물만 횡그라니 있고 안은 텅 비어있으며, 온갖 짐승들이 안에서 살고 있었다. 옛 배움터에 대한 관리가 이리 허술함에 가슴 아팠다. 어떤 향교에서는 조선 명필들의 현판을 십여개 정도 발견할 수 있었는데 그냥 방치된 까닭에 글씨들이 많이 망가져 있었다. 반면 잘 운영되고 있는 향교들도 있었는데 그런 곳에서는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여러 가지 인성교육이 활기차게 이뤄지고 있었다. 그 곳으로 교육받으러 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우리는 앞으로 향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바로 이 것이라 생각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모든 향교들이 공적 혜택을 받아 세상을 맑게 교화시켰으면 하는 것이 우리의 바람이다.

임진아 기자 kredo@skku.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