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우리는 왜 태어났으며 어디를 향해 가는가’‘태초에 지구가 있었을까’ ‘지구 밖은 무엇으로 가득차 있을까’이런 물음은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제기하는 철학적 의문들이다. 이런 의문들을 풀기 위해 수학과 기하학 같은 자연과학은 필수적인 것이다. 또한 많은 학자들은 자신의 학문을 같이 토론하고 발전시킬 모임이 필요했다. 이런 이유에서 아카데미는 번성했고 오늘날의 대학으로 발전했다.
한때 대학은 마치 사회를 벗어나 홀로 존재하는 섬처럼 ‘신성한 진리를 탐구하는 상아탑’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대학은 사회에 속해있는 한 부분으로서 그 나라의 발전을 선도하는 역할을 지니고 있다. 또한 서울특별시교육연구원에서도 대학의 존재이유를 ‘지성, 자유, 진리를 이념으로 하는 지성인의 공동체로서 개인적 이상 실현은 물론 국가적·인류적 번영을 위한 방향을 모색하고, 학문적 진리를 찾는 데 있다’고 말한다.

과학도의 사회참여
인문 사회를 공부하는 학생보다 이·공대 학생들의 사회참여가 부족한 것은 누구나 알고있는 문제이다. 어쩌면 과학도들은 학문을 계속해 나가기 위해서 사회 참여나 관심은 필요 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실제로 사회에 대한 문제인식과 적극적인 참여없이 사회안정만을 원하는 과학도들이 늘고있다. 왜냐하면 3, 4학년으로 올라갈수록 취업과 학점에만 치중해 대학과 사회적 변동에 관심을 두기 보다는 자신의 연구와 취업에 영향을 주지 않는 안전한 사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일부 과학도들은 논리적인 사고 방법으로 사회문제를 토론하고 고민하지만 그런 모임은 점점 축소되고 사라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과학도와 사회의 연관성
아인슈타인의 이론으로 만들어진 원자폭탄이 끔찍한 결과를 부르면서 과학자가 어디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기 시작했다. 이처럼 과학자는 학문을 탐구하고 발전시켰다고 해서 자신의 의무와 책임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결과물이 사회적으로 어떤 영향을 줄지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물론 아인슈타인 또한 자신의 이론이 무기로 쓰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후 세계평화 수호와 전쟁 반대 등과 같은 사회활동을 했다.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아인슈타인은 사회주의자이며 시오니즘 운동을 하기도 했다. 오펜 하이머 또한 원자폭탄 개발에 직접적으로 투입된 과학자인데 후에 자신이 원자폭탄 제조에 참여한 것을 후회하게 된다. 그후 1950년대 그는 공산당 연루 사실이 알려지면서 메카시즘의 표적이 됐다. 오펜하이머의 사례는 핵무기 개발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던 한 과학자의 도덕적 딜레마뿐만 아니라 사회적 책임이 무엇이어야 했는지에 대해서도 잘 보여주는 사례다. 과학자들의 이론이 때때로 엄청난 사회적 변화를 낳고, 그 사회의 변화는 다시 과학의 발전을 추동하면서 서로 밀접한 상호관계를 만들어 간다.

앞으로의 방향
요즘 들어 반미와 노동자, 그리고 전쟁 등의 사회적 이슈로 대학생들의 사회 관심과 참여가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사회에 대한 진정한 관심과 참여는 단지 흥미와 현상에 대한 흥분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무엇보다 일방적인 정보습득이 아닌 토론과 의견 교류가 이뤄져 사회적 관심과 문제를 자신의 것으로 소화해야 한다. 그러므로 자신의 학문을 사회에 적용시키는 활동이 필요하다.
현재 선진국에서는 연구소를 세계화시키고 연구진의 사업화를 적극적으로 뒷받침하는 등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한 예로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는 최근 연구성과를 알리는 바자회를 열었는데 곧바로 상업화가 가능한 기술들이 소개됐다. 이에 프랑스 장 클레 국립과학연구센터 국제협력실장은 “프랑스의 저력은 기초연구에 있습니다. 그러나 이젠 연구소도 상업적으로 변해야 할 때입니다”고 말했다. 이렇듯 과학의 연구분야는 더욱 사회에 접근하고 있고 과학도들의 영향력과 활동범위도 더욱 넓어지고 있다. 이와 같은 추세에 맞춰 우리나라 과학연구사업 또한 상업적 특성을 강조해야 한다. 동시에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는 연구소를 여러분야에서 육성시켜야 할 것이다.
앞으로 과학분야를 이끌고 갈 이·공대 학생들이 사회와 동떨어져 있다면 그들의 학문은 고립될 것이다. 또한 사회에서 섬이 된 학문은 그리 오래가지 못한다. 더 이상 과학도들은 과학을 사회에서 단절시켜서는 안 된다. 과학은 사회 속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송진향 기자 wohlig@skku.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