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윤수 (kysoosyk@gmail.com)
경영관(33406호)에서 성균PUSH포럼 특강이 진행되고 있다.
경영관(33406호)에서 성균PUSH포럼 특강이 진행되고 있다.

역사적 사건 사이의 공통점, 미래를 예측할 열쇠
확실한 결정론보다 새로운 접근으로의 제안에 가까워


지난 2일 경영관(33406호)에서는 성균PUSH운영위원회(회장 송해룡 교수·신방)의 주최로 2018 제5차 성균PUSH포럼이 개최됐다. 본 행사에서는 프랑스 Pierre and Marie Curie University의 Bertrand Roehner 교수가‘Scientific analysis of recurrent historical events’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진행했다.

Roehner 교수는 뒤르켐의 저서 사회학적 방법의 규칙들과 그의 저서 Pattern & Repertoire in History에 대한 이야기로 강의를 시작했다. 그는 “두 책이 발간된 시기에는 100년이 넘는 시간적 차이가 있지만, 두 책은 모두 사회학과 역사를 일종의 예측 가능한 과학의 분야로 접근하는 것을 꾀한다”고 말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뒤르켐은 자연과학에서 사용하는 비교분석을 통해 사회학과 역사를 바라봤다. 여기서 그는 뒤르켐의 비교분석을 반복되는 역사적 사건에까지 적용했다.

그는 역사에 대한 비교분석을 “반복되는 역사적 사건의 공통점을 모아 향후 일어날 일을 예견하는 것”이라 말했다. 그는 “유사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결과와 예측이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것, 그것이 과학”이라며 이에 관한 예시로 다른 과학의 발전 양상을 들었다. 그는 과학이 관찰의 반복에서 시작한다고 봤다. 관찰은 분류의 과정을 거쳐 과학의 토대가 된다. 그는 과학 발전에 기여한 관찰이 비과학적 분야로 여겨지는 일종의 믿음에서 기원했다는 것을 주장했다. 그는 점성술에서 행성, 항성, 위성의 구분이 천문학의 기초를 닦은 것과 연금술에서 화학 물질의 명명과 분류가 오늘날의 화학의 시초가 된 것을 예로 들며 “역사적 사건의 분류가 기존의 역사를 과학적 분석이 가능한 분야로 이끌 열쇠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까지 대부분의 역사학자가 각 역사적 사건들은 모두 개별적이라고 주장해왔기에 역사가 과학적으로 접근될 여지가 없었던 것”이라 말했다. “약학에서 모든 환자를 개별적 존재로 인식했다면 이는 약학의 발전을 가로막았을 것”이라며 역사도 과학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비교분석의 원칙을 두 문장으로 정리했다. ‘유사한 메커니즘을 가진 이전의 사건들을 비교한다’와 ‘만약 n개의 반복되는 역사적 사건에서 유사성이 발견될 경우, n+1번째에도 유사한 사건이 발생할 수 있다고 예측하는 것은 합리적이다’라는 것이다. 그는 비교분석을 적용한 역사의 사례로 19세기 태평양을 둘러싼 러시아와 영국 사이의 갈등을 들었다. 19세기 말 러시아가 태평양에 진출하려는 야욕을 베이징 조약에서 드러내자, 영국이 일본과 미국을 이용해 이를 저지하려 했고 이에 러시아는 프랑스와 동맹을 맺는 상황이었다. 그는 “과거 두 강대국의 영향으로 주변국이 나뉜 상황과 유사한 사건이 향후 발생 가능하다”고 예측했다. 그는 “현재 태국에서는 미국을 지지하는 레드 셔츠 측과 중국을 지지하는 옐로우 셔츠 측이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중미 관계가 심각해질수록 이러한 태국 내 갈등이 첨예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그는 “이러한 분석을 통해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각 사건의 메커니즘을 명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며 주의를 요했다.

이후 강의는 교수와 청중 간의 질의응답으로 마무리됐다. Roehner 교수와 공동연구 중인 우리 학교 김범준(물리) 교수는 이번 강연의 의의에 대해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까?’라는 질문에 대해 과학적으로 답하기 위한 일종의 제안”이라고 말했다. 또한 김 교수는 “여느 일반적인 과학처럼 확실한 결과를 도출하고자 하는 결정론적 접근은 섣부르다”며 균형잡힌 시각의 필요성을 전하고 강의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