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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 - 희망의 시절, 분노의 나날』 타리크 알리, 수잔 왓킨스 지음 삼인 / 13,000원

1968년은 그때까지 억눌러 살았던 모든 것에 대한 분노가 일제히 분출했던 때였다. ‘왜 국가는 개인의 삶을 규제하는갗, ‘왜 동성애는 그렇게 오랫동안 금지돼 왔는갗, ‘왜 국가의 관료들은 다들 평범한 시민의 생명에 대해 그렇게 무감각한갗 당시 많은 사람들은 이런 물음에 휩싸인 채 해답을 찾았지만 전통적인 정치가들은 그들의 물음에 적절한 응답을 하지 않았다. 이에 많은 이들은 목소리를 같이하며 거리로 몰려 나왔다.

이 책의 대표저자, 타리크 알리 역시 거리로 뛰쳐나갔던 사람 중 하나이다. 『1968』은 신문기사, 사진, 경험담 등을 통해 전세계 각지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난 권력층을 향한 민초의 반항과 혁명의 움직임을 묘사하고 있다. 또한 저변에는 저자가 청춘을 걸고 매진했던 ‘혁명적 정치운동’에 대한 경험담과 그 이상을 실현하지 못한 아쉬움이 깔려 있다.

하지만 1968년을 단지 혁명의 불꽃으로 장식되는 시기라고 볼 수는 없다. 당시는 사회적 순응주의와 정치에 대한 차가운 시선, 쾌락주의 문화가 지배하던 시기이기도 했다. 작가는 ‘68혁명’의 이미지에 가려 당시의 정치적 의미가 제대로 빛을 보지 못했음을 지적한다. 이에 작가는 숨겨진 정치적 의미를 밖으로 드러내는 작업의 일환으로 △군부정권을 몰락시킨 파키스탄 학생들 △소련탱크에 짓밟힌 프라하의 봄 △징병소집장을 불태운 미·유럽청년들 등의 예를 통해 1968년 한 해의 사건들에 대해 자세하고 총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또한 사건 하나에 대한 독특성과 함께 국지적인 운동의 모습이 아닌 세계적 차원의 운동형태임을 강조한다. 또한 그 시기는 정치적·사회적·성적 금기 등 모든 금기가 최초로 도전 받고 깨뜨려진 시기였다. 이에 여성·장애인·동성애 등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목소리가 불거져 나오기도 했다. 이는 잘못 행해지는 모든 것에 대한 반기이며 세계 혁명으로의 청사진이었다. 이런 1968년의 혁명은 희망과 분노의 양면을 지닌 채 존재했다. 그런 점에서 5·18과 6월 항쟁으로 이어지는 우리나라의 민주화 투쟁 과정과 같은 선상에 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역자를 통해 ‘광주의 5월’과 ‘파리의 5월’, 그리고 전태일의 유언인 ‘내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라’와 미국 흑인들이 시민권을 요구하며 부르짖었던 ‘우리는 사람이다’가 과연 얼마나 다른가라는 의문을 던진다.

이철우 기자 fecow@skku.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