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최근 인터넷 소설들이 영화 대본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에는 젊은 관객을 모으려는 기획자의 숨은 의도가 있는데, 그만큼 인터넷 소설은 젊은층에게 사랑받고 있다. 비록 가볍고 아마추어적인 글이지만 젊은이들은 이 글들을 읽기 원한다. 이렇게 글을 읽고자 하는 욕망은 작게나마 이어지고 있다. 예전, 글을 전해주던 수단은 오직 책뿐이었다. 컴퓨터가 발명된 후 불필요해질 것이라 여겨졌던 책은 예상을 깨고 지금껏 독립적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책을 이렇게 남아있게 한 책만의 매력은 무엇일까. 책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는 책들을 살펴봤다.

『장충동 김씨를 위한 책 이야기』의 저자는 제도교육이 아닌 독학을 통해 자신의 지식세계를 넓혔다. 그래서인지 그는 꽤 자유로운 사상을 가졌으며 그만큼이나 자유분방하고 멋진 책을 펴냈다. 책에 관심이 있는 모든 평범한 사람들인 장충동 김씨를 위해 지은 이 책에서는 에세이, 감상문, 인터뷰 등 다양한 종류의 글들을 만날 수 있다. 다양한 사람들의 감상문을 읽어보는 것도 또다른 의미가 있을 듯.

『book+ing 책과 만나다』는 18명의 저자가 책에게 쓴 편지이다. 이들은 책이나 영화를 감명깊게 보고나서 느끼는, 뭔가 속에서 꺼내어 보이고 싶은 그 기분을 나름대로 풀어놓고 있다. 『책의 역사』는 이름 그대로 책이 생겨나기까지의 역사를 적은 책이다. 하지만 올컬러판의 삽화나 그림으로 인해 전혀 지루하지 않으며, 그것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을만큼 좋은 자료들이다. 물론 글과 함께 읽는 것이 더 알차고 재미있다. 이 책을 재미있게 읽었다면 『아름다운 지상의 책 한권』 또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 역시 올컬러인데 앞의 책보다는 그림의 비중이 적지만 그림 하나 사진 하나에 정성이 담겨있다. 또한 저자는 이 책을 쓰는 동안 놀이를 했다고 표현할 정도로 책에 대한 애정이 풍부한 사람이다. 글 구석구석에서 느껴지는 책에 대한 사랑 외에도 책에 관한 잡다한 지식들을 발견할 수 있는 유익한 책이다. ‘아름다운 책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없다’라는 쳅터에서 느껴지듯이 약간은 미학적인 접근도 눈에 띈다.

또 한 명의 애서가가 쓴 『Ex Libris­서재결혼시키기』역시 흥미롭다. 이 책은 책에 관한 에세이라기보다 앤 패디먼의 생활에 관한 에세이이다. 문체 자체가 재기발랄하고 톡톡튀는 맛이 있어 재미있게 읽힌다. 책을 싫어하는 사람의 입장에선 외계인으로 느껴질만큼 낯설지만 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공감할만 하거나 싱긋 웃으며 읽게 하는 에피소드들이 많다. 그중 저자가 편집자 출신인 가족들과 함께 음식점에 가서 메뉴판의 오자체크를 하는 것이나 처음 보는 단어를 발견하곤 오기가 발동해 주위사람들에게 그 단어를 걸고 내기를 하는 것 등은 이 책만의 백미이다.

임진아 기자 kredo@skku.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