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태호 (zx1619@gmail.com)


안녕, 어둠, 내 오랜 친구여. 사이먼과 가펑클의 노래이다. 가사 내용도 우울하고, 노래의 진행도 씁쓸함을 자아내는 노래다. 왜냐하면, “내가 잠든 새에 어떤 환상이 살며시 내 꿈 속에 찾아와 씨앗을 뿌렸기 때문에, 그리고 내 머릿속에 심어진 그 환상은 여전히 침묵의 소리 가운데 남아있기에” 아이러니하게도 외로움을 노래하는 이 노래의 분위기는 따뜻하고 포근하다.

지금까지 오래 버텨왔다고 느낀다. 이제 마지막을 달려가고 있는 신문발간의 후반에서 나의 기사를 총론으로 마치니 기분이 내심 새롭다. 물론 다음 주 모모이가 남기는 했지만, 심리적으로 이게 마지막 기사로 느껴진다. 이번 학기 들어서 내 능력 밖이라고 생각되는 일들을 많이 맡은 것 같다. 그런 일들을 맡으며 ‘과연 이 일들을 처리할 수 있을까’라고 수 없이 되뇌어 왔지만 언제나 어떻게든 일들은 굴려왔다. 이번 총론이 더욱 그런데, 지난번 ‘인터넷 방송 특집’을 기획하며 하던 한 특집의 총론을 쓰는 그녀를 보며 어떻게 15매나 되는 글로 지면을 채우는가 하는 경외심과 호기심이 들었다. 그래서 했습니다… 제 손으로… 20매를….

이번 총론을 쓰며 처음으로 써야 할 내용이 넘친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 모르는 생소한 개념들을 소개하고 싶었고, 연구자들의 말을 인용하고도 싶었다. 이야기가 가지를 뻗쳐나갔으며, 가지 끝에 이파리와 열매들을 장식하려 했다. 그중 비실비실해 보이는 가지는 가지치기하고, 열매가 너무 많을 때는 솎아주기도 하였다. 내눈에는 꽤나 괜찮은 하나의 분재가 완성되었는데, 부디 다른 사람 눈에도 그렇기를 바란다.

나는 이제 곧 학교를 떠난다. 학교를 떠나기전 이번주가 가장 고비였다고 생각한다. 이 기사가 큰 고비였고, 졸업논문이 큰 고비였으며, 또 다른 한 평가가 큰 고비였다. 그중 지난 23일 평가가 순탄히 끝났고, 이번 기사는 오늘 24일 마무리 지었다. 졸업논문 또한 끝이 보인다. 다행이다. 다행히 주변사람에게 폐끼치지 않고 맡은일을 해냈다. 이제 끝을 기다리며 평탄히 시간이 흐르기만을 기다릴 것이다. 이 일이 끝나고 앞으로도 많은 언덕과 산줄기가 내 앞을 막을 것이다. 몇몇은 평탄히 넘어갈 것이며, 몇몇은 아마도 죽도록 힘들 것이다. 죽도록 힘들었을 때 떠올리는 건 항상 좋았던 시절이다. 우리 학교에서 겪은 많은 일들을 기억하고자 이 글을 성대신문 1642호에 싣는다. 안녕, 학교, 내 오랜 친구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