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한국언론진흥재단 양정애 선임위원

기자명 박채연 (cypark4306@skkuw.com)


진정한 미디어 리터러시는 직접 실천하는 것
알고리즘 개발, 리터러시 함양에 도움 될 것

가짜 뉴스 방지를 위해 관련법이나 미디어 알고리즘 등의 방법이 제시됐으나 여전히 한계가 존재한다. 법과 기술 이전에, 사람 스스로 신뢰할 만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미디어 리터러시’가 새로운 해결책으로 제시되고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양정애 선임위원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미디어 리터러시는 무엇인가.
미디어 리터러시는 단순히 가치 있고 믿을만한 정보를 가려내는 안목만을 의미하는 개념이 아니다. 분별력을 갖추고 그것을 실천하는 것, 즉 비판적 시각으로 뉴스나 정보를 바라보고 수용하며 이를 올바르게 활용하는 능력까지 포함한다. 가짜 뉴스나 허위정보를 분별할 능력이 있음에도 그것을 실천하지 않는다면, 진정한 의미에서 미디어 리터러시를 갖춘 사람이라고 보기 어렵다.

청년층에서 가짜 뉴스를 식별할 능력이 있음에도 자신이 보고 싶은 뉴스만 보는 경우가 있다.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원인은.
청년층 가운데 분명 미디어 리터러시를 충분히 갖추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가짜 뉴스를 거를 수 있는 역량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천하지 않는다면, 이는 미디어 리터러시를 부분적으로 갖춘 경우에 해당한다. 그 이유 중 하나로 불완전하고 불충분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

최근 KAIST에서 가짜 뉴스를 SNS 자체에서 거를 수 있는 알고리즘을 발명해 효과를 입증했다.
이렇듯 미디어 리터러시가 미디어 알고리즘이라는 형태로 적용되고 있다. 알고리즘이 미디어 리터러시에 미치는 영향은.

알고리즘을 적용해 가짜 뉴스와 같은 질 낮은 정보를 거르는 것은 뉴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인터넷포털, 소셜 미디어 등)에서 시행하는 규제에 해당한다. 알고리즘을 활용해 진보와 보수 양측의 뉴스를 동시에 보여주는 것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업계 차원의 노력은 미디어 리터러시를 함양해서 정보에 대한 분별력을 높이고 올바르게 이용하는 개인적 차원의 노력과 병행되어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이용자들이 자신과 다른 입장에 대한 관용을 높이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기업의 미디어 알고리즘이 개인의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주장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미디어 알고리즘이 필요한가.
현재 우리나라 온라인 뉴스 환경에서는 포털사이트에서 특정 검색어를 입력하면 찾고 싶은 정보에 접근하기가 매우 쉽다. 자신의 이념 성향과 맞는 언론사를 직접 방문해서 무료로 마음껏 뉴스를 보는 것 역시 가능하다. 또한 유튜브 채널이나 팟캐스트 등을 통해 특정 이념 성향을 가진 이들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만을 제공하고 있는 곳들도 많다. 소셜포털 플랫폼에서 알고리즘을 활용해 사실이 아닌 정보나 왜곡·편향된 정보를 거르는 것 자체가 개인의 자율성을 침해할 소지는 많지 않다. 한쪽으로 치우친 정보에만 노출되는 것은 민주적 소통이나 시민성 함양 차원에서 부정적인 요소가 된다. 알고리즘을 활용해 균형 잡힌 정보 접근을 촉진하는 것은 긍정적 기능이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미디어 리터러시가 SNS나 교육에 적용되어야 할 방향은.
SNS는 특히 정보 ‘공유’를 활발하게 만든 플랫폼이다. 이용자들이 소셜 미디어상에서 검증되지 않았거나 왜곡된 정보를 소비하는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자신이 접한 정보를 흥미롭다는 이유만으로 별생각 없이 소셜 네트워크상에서 공유함으로써 저급 정보가 너무 급속도로 확산되는 것이다. 미디어 리터러시에는 미디어를 이용함에 있어 자신과 타인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책임 있는 행동 또한 포함된다. 소셜 미디어상에서 뉴스나 정보를 공유할 때 조금이라도 의심되는 부분이 있으면 공유를 멈추고, 사실 확인을 한다면 가짜 뉴스의 유통을 현저하게 줄일 수 있다. 앞으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에는 책임 있는 미디어 이용 행동을 함양할 수 있는 부분을 포함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