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 성화채화의 의미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하나가 되는 꿈(Dream for Unity)’이라는 주제로 열린 제22회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이하:대구 U대회)가 어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세계의 대학생들이 한데 모여 스포츠를 매개로 서로의 경계와 차이를 훌쩍 뛰어넘어 하나가 될 수 있는 시간이었다. 한편 이번 대구 U대회 기간동안 달구벌을 환하게 비췄던 성화가 본교 금잔디 광장에서 채화돼 화제가 됐다.

본교 성화채화가 갖는 의미

이번 성화채화와 관련, 대구 U대회 조직위 자문위원인 본교 김흥수 학생복지팀장은 “이번 대구 U대회를 밝힌 성화는 제1회 U대회가 열린 이탈리아의 정통대학인 토리노대학과 한국대학교육의 산실이라고 불리는 본교,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뜬다는 호미곶에서 각각 채화돼 서로가 합화됐다. 이는 동·서양이 하나됨을 의미하고 교육의 근원에 대해 생각하게 했다. 또한 본교의 600년 역사와 곧 600년이 되는 토리노 대학의 역사가 서로 비슷해 유사성을 띤다”고 말했다. 본교에서 채화되 성화는 오랜 전통을 지닌 성균인이라는 자긍심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한편 본교가 성화와 인연을 맺은 역사는 지난 18회 동계 U대회에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서울 암사동에서 채화된 성화는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2백여명의 유생들의 환영을 받아 명륜당에서 하루 밤을 지샜다.

상호 존중의 이해심 보여야

하지만 이번 성화채화는 본래 성균관에서 기획됐지만 성균관과 행사기획사, 대구 U대회 조직위원회간의 사전 협의 실패로 금잔디에서 열리게 됐다. 이런 불미스런 사태는 성역인 성균관이 갖는 의미와 대구 U대회조직위의 대회운영상의 편이성 등이 상충돼 벌어졌다. 이는 상호간의 이해와 개방적인 사고가 있었더라면 충분히 합의점을 찾을 수 있는 문제였다.

한편 이번 사태와 관련 비슷한 예를 과거에서 찾을 수 있겠다. 지난 91년 김귀정 열사 시해가 본교 정문으로 들어오지 못한 사건 등은 본교와 성균관과의 상호 이해 부족으로, 일이 원활히 해결되지 않은 대표적 예다. 이는 양자간의 불신과 오해만 쌓인 경우라 하겠다.

성역(聖域)인 성균관

성균관 이상만 의례국장은 “성균관 대성전은 공자를 비롯 많은 성인들을 모시는 성전으로 가치를 지니며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외부의 출입을 금한다. 많은 이들이 대성전과 명륜당이 갖는 각각의 의미를 알지 못하여 서로간의 오해가 생긴 듯 하다”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대성전은 성인들을 모시는 곳으로 석전대제, 음력 1일과 15일의 분향, 봉심(奉審)등을 할 수 있는 공간이며 명륜당은 옛 성현의 배움터로 현재는 양현재 입재 행사 및 유희(儒戱)등이 열려 학문의 전당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명륜당 뜰은 대학로 거리축제 및 동아리 행사장소로 쓰여 모두에게 개방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번 성화채화는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행사로 본교가 한국대학의 본산임을 재확인 할 수 있었다. 더불어 성화채화와 관련하여 대학교육의 요람인 성균관의 의미를 재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벽을 넘어 하나로’라는 대구 U대회의 슬로건은 본교와 성균관에도 의미있는 메시지를 주고있다.

이철우 기자 fecow@skku.edu

성화채화의 방식

대규모의 스포츠제전에서 성화의 불씨는 태양열을 이용해 채화한다. 태양열을 불씨화 하는데는 오목거울이 사용되는데, 이는 거울들의 반사각을 이용하는 것이다. 거울들의 반사각을 반구의 중앙에 집중 시켜 빛을 한 곳으로 모은다. 그리고 이 빛으로 성화에 불이 붙게 한다.

또한 옆 사진에 보이는 봉송주자가 들고 달리는 성화봉은 크게 연소기 및 연료통으로 구성돼있다. 성화봉 연료통 속에는 가스가 들어있어 연소할 수 있게 돼있다. 성화봉 속의 연료가 성화를 계속 타오르게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성화대에 채화할 때, 마지막 봉송주자가 들고 온 성화봉을 성화대에 대면 불이 붙는 것처럼 보이지만 성화대에서 직접 불을 켜기도 한다.

성화는 꺼지지 않아야 그 의미를 살릴 수 있다. 이번 대구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사용된 성화봉은 알루미늄을 재질로 하여 시속 60km의 강풍과 일평균 50mm의 강우에도 15분간 계속 연소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와 같이 설계됐기 때문에 이탈리아에서 온 성화가 빗속에서도 꺼지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이다.

조아라 기자 ltree@skku.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