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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촌사람들 - 먹거리고을 홍진선 사장

먹거리고을 가게 전경.사진l김윤수 기자 kysoosyk29@
먹거리고을 가게 전경.
사진l김윤수 기자 kysoosyk29@
음식을 준비 중인 홍진선 사장.​사진 | 성대신문 webmaster@
음식을 준비 중인 홍진선 사장.​
사진 | 성대신문 webmaster@

 

성균관 학생들과 함께한 16년
"한결같은 모습으로 남길 바라"

고갈비, 자과캠 학우라면 식당 이름보다 자주 들었을 법한 메뉴이자 저녁 늦게까지 학우들이 술을 마시는 이유이다. 16년 동안 변함없이 자리를 지켜온 그곳, 지난달 28일 방문한 먹거리고을은 신학기를 앞둔 학우들의 설레는 마음으로 가득 찼다. 고학번 학우부터 새내기까지 가릴 것 없이 맘 편히 찾는 먹거리고을의 이모 홍진선 사장을 만났다.

홍 씨는 지금의 먹거리고을을 있게 한 일등 공신으로 ‘학생들’을 꼽았다. 장사를 시작하기로 마음먹은 무렵, 그는 직장인보다는 순수한 학생들과 함께하고 싶었다. 기존에 있던 치킨 가게를 인수해 시작한 먹거리고을은 처음부터 학우들의 인기를 끌지는 못했다. 하지만 홍 씨는 ‘돈보다 배고픈 학생들이 배불리 먹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으로 식당을 꾸준히 지켜나갔다. “개업 1년 후부터 장사가 되기 시작했어요. 학생들에게 서비스를 많이 준다는 생각으로 하다 보니 어느새 가게가 북적였죠”라며 그때의 모습을 회상했다. 개업 당시만 해도 썰렁했던 거리에 이제는 새로운 식당들이 꾸준히 들어서고 있다. 그는 “아무래도 다 같이 먹고살려니까 그때보다는 더 힘들어지는 거 같다”며 걱정했지만 “그래도 학생들이 이모를 믿어주고, 졸업한 학생들이 찾아올 때까지 꾸준히 가게를 지켜왔다는 게 뿌듯했어요”라며 이내 미소를 지었다.

먹거리고을에는 찌개와 구이 등 다양한 메뉴가 있지만 홍 씨는 생선구이를 대표 메뉴로 꼽았다. 이어 “주방에서 일한 경험도 없고 조리사 자격증이 있는 것도 아니었어요. 대신 집에서 먹는 음식처럼 꾸밈없고 정성이 묻어나는 음식들을 팔아야겠다고 생각했죠”라며 ‘집밥’같은 먹거리고을의 메뉴에 대해 설명했다. 개업부터 지금까지 메뉴를 그대로 이어왔다는 그는 기존 메뉴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단골학생들에게 요즘 사람들이 찾는 음식들을 새로 추가하는 건 어떻겠냐는 말을 종종 듣기도 해요. 하지만 이것저것 많이 만들다 보면 기존 메뉴에 소홀해질 수도 있죠.” 덧붙여 그는 먹거리고을이 변함없는 모습으로 남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홍 씨에게 먹거리고을이란 ‘힘들고 어려울 때 자식 같은 학생들과 함께한 행복한 추억’이다. “IMF의 여파로 장사를 시작할 때만 해도 고생이 많았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먹거리고을 운영이 점점 의미 있는 일로 와 닿았어요. 학생들과 함께 웃고 떠들던 추억도 남고, ‘이모’라고 편하게 불러주는 학생들도 생겼죠.” 이어 그는 학생들이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지만 서로 부딪치면서도 의지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며 학생들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애정을 보였다.

홍 씨는 “처음 가게를 연 때부터 지금까지 가게 간판을 비롯해 내부 배치를 바꾸거나 리모델링을 한 적이 없어요”라며 먹거리고을이 학생들에게 향수를 느낄 수 있는 편안한 장소가 됐으면 한다는 소망을 드러냈다. 매일 같은 자리에서 한결같은 모습으로 학우들을 기다리는 먹거리고을, 홍 씨의 바람대로 오래도록 변함없는 추억의 장소로서 남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