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2018학년도 2학기 개강 후 우리 학교 관련 애플리케이션을 하나 더 설치하라는 안내를 받았다. 바로 '성균관대학교 전자출결'이었다. 이미 내 스마트폰에는 '킹고-M', '아이캠퍼스 3.0', '수강신청', 'SKKU 학술정보관' 등 네 개의 우리 학교 애플리케이션이 설치되어 있었지만 새로 도입한 전자출결 시스템을 사용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설치하고 말았다. 전자출결이란 학생 스스로 출석 시간에 맞춰 강의실 내에 설치된 비컨을 통해 스마트폰으로 출석을 확인하는 것을 말한다. 스마트폰이 없는 학생은 소지한 학생증을 비컨에 대어 출석을 확인할 수 있게 해놨다. 언뜻 보기엔 편리한 출결 확인 시스템이지만 반드시 고쳐져야 할 문제점들이 있었다.

첫째, 대리출석의 문제이다. 학생 본인과 학생의 출석을 인증할 수단은 언제든지 공간적으로 분리될 수 있다. 실제 수업에 가지 않은 채 출석 확인만 하고 싶은 학생은 다른 학생에게 자신의 스마트폰이나 학생증을 건네주고 건네받은 학생이 대신 출석을 확인해주면 된다. 특히 수강생이 많은 수업의 경우 대리출석을 한 학생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기 힘들다. 이는 교수가 직접 확인하는 기존의 출석 확인 방식보다 허술하다.

둘째, 애플리케이션 자체가 매우 불안정하다. 시범 서비스를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의 위치정보 기능과 제대로 연동되지 않아 학생이 강의실에 있는지를 확인할 수 없는 현상, 출석인증번호를 입력하면 애플리케이션이 갑자기 종료되는 현상, '예기치 않은 오류'라면서 출석 확인이 되지 않는 현상 등이 발생하여 제대로 출석 확인을 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게다가 출결변경신청마저 제대로 되지 않는 오류 마저 발생하여 교수에게 직접 정정 신청을 해야 하는 상황도 있었다. 이로 인해 기존의 출결 확인보다 오히려 더 번거롭다는 평가가 많았다.

셋째, '성균관대학교 전자출결' 애플리케이션의 존재 자체가 여러 애플리케이션을 통합하려는 움직임에 역행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나의 스마트폰에는 우리 학교 애플리케이션이 네 개가 설치되어 있었다. 기존에 있던 '모바일 열람증' 애플리케이션 등의 기능을 합쳐 '킹고-M' 이라는 종합 애플리케이션이 새롭게 나왔지만, '성균관대학교 전자출결' 애플리케이션의 등장으로 내 스마트폰에 설치된 우리 학교 애플리케이션이 다섯 개로 오히려 늘었다. 이용하려는 서비스에 따라서 각기 다른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해야 하는 단점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것이다. 학술정보관 출입과 신분 확인을 위해 '킹고-M'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고 출석 확인을 위해 '성균관대학교 전자출결'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해야 한다. 

2019학년도 1학기 개강을 앞둔 지금, 전자출결 시스템으로 인해 또 어떤 문제들이 발생할지 걱정스럽다. 물론 교수가 학생들의 출결을 직접 확인하는 기존의 방식은 수업 시간의 낭비, 출결 확인의 부정 등 문제점이 많다. 하지만 기존 출결 확인 방식을 대신하여 캠퍼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편의를 증진했어야 할 전자출결 시스템은 출결 확인 본연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기존의 출결 확인 방식보다 훨씬 번거로우며,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성균관대학교 전자출결' 애플리케이션의 기능을 '킹고-M' 애플리케이션에 통합하는 한편 애플리케이션의 완성도를 높이고 대리출석을 방지할 더 강력한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전자출결 시스템이 번거로운 전시행정이 아니라 기존 출결 확인 방식의 효과적인 대안으로서 캠퍼스에 성공적으로 정착하기를 바란다.
 

윤재근(글리 14)
윤재근(글리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