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준현 (wnsgus0307@skkuw.com)

웜톤·쿨톤·4계절로 나뉘는 피부색
미용·화장을 넘어 다양한 분야에 접목

‘손님은 빨간색보다 갈색이나 아이보리색이 더 잘 어울리세요.’ 옷을 사러 가면 직원이 가끔 색깔을 추천해주기도 한다. 같은 디자인의 옷이라도 색깔에 따라 날개 달린 옷이 되기도 하고 반대로 최악의 패션이 되기도 한다. 자신과 어울리는 색깔을 찾는 것은 자신의 개성을 찾는 가장 기초적인 방법으로 최근 들어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고 있다. 자신을 가장 돋보이게 하는 색을 뜻하는 퍼스널컬러. 하나부터 열까지 차근차근 알아보도록 하자.

나를 빛내줘 퍼스널컬러
퍼스널컬러란 ‘신체 색과 조화를 이뤄 생기가 돌고 활기차 보이는 개개인의 컬러’를 뜻한다. 컬러로 신체 색과 조화를 이룰 때 얼굴에 생기가 돌고 활기차 보이나, 맞지 않는 경우에는 오히려 피부 결이 거칠어 보이고, 투명감이 사라져 피부의 결점이 돋보이게 된다. 이처럼 자신만의 퍼스널컬러를 찾는 일은 단점은 감추고 장점은 부각해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또한 퍼스널컬러는 생활패턴, 심리상태, 바이오리듬에도 영향을 줘 자신의 신체 색을 아는 것은 단순히 이미지 관리뿐만 아니라 최적의 몸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이 된다. 

자신만의 퍼스널컬러를 찾는 일은 수많은 색 스펙트럼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것만큼 복잡해 보인다. 하지만 몇 가지 절차만 따른다면 혼자서도 쉽게 진단할 수 있다. 우선 정확한 피부 톤을 알기 위해서 흰색 옷을 입은 채 오전 10시에서 오후 3시 사이 자연광에서 자신의 얼굴을 거울에 비춰 본다. 진단 전 일주일 동안은 가급적 직사광선의 오랜 노출을 피해야 한다. 이 상태에서 피부 톤을 확인하는 방법으로 우선 파운데이션 테스트(foundation test)가 있다. 양 볼에 각각 핑크, 옐로우 베이스의 크림 파운데이션을 얇게 펴 발라 피부색과 더 잘 섞이는 것을 고른다. 핑크 베이스 파운데이션이 잘 어울린다면 쿨 톤(cool tone), 옐로우 베이스가 더 잘 어울린다면 웜톤(warm tone)이다. 다음으로는 골드·실버 테스트(gold·silver test)가 있다. 금·은색의 천 또는 종이를 준비해 한 손씩 동시에 대본다. 이때 햇빛에 노출이 적은 손목 안쪽이 더 적합하다. 피부색과 더 잘 섞이며 피부색이 고르게 보이도록 하는 것을 고른다. 선택한 색이 은색이면 쿨톤, 금색이면 웜톤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간단한 방법으로는 정맥테스트가 있다. 손목 안쪽에 보이는 혈관이 파란색과 녹색 중 어느 것에 더 가까운지 결정한다. 파란색이면 쿨톤, 녹색이면 웜톤이다.

웜톤과 쿨톤은 또 채도와 명도에 따라 봄(웜톤), 여름(쿨톤), 가을(웜톤), 겨울(쿨톤) 유형으로 나뉜다. 봄 유형은 노란 기가 있는 금색계열이나 황토색, 복숭아색 등이 어울린다. 여름 유형은 푸른 기가 있는 연하늘색, 연분홍색, 라벤더색 등이 어울리며 가을 유형은 노란 기가 있는 주황색, 베이지색, 밤색이 어울린다. 겨울 유형은 푸른 기가 있는 남색, 흰색, 검은색이 잘 어울린다. 하지만 모든 사람의 피부색, 머리카락색, 눈동자색이 다른 만큼 톤, 4계절에 따른 획일적 구분보다는 직접 자신과 어울리는 범주의 색깔을 잘 찾으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퍼스널컬러, 어디서 왔나?
그렇다면 퍼스널컬러에 대한 연구는 언제부터 시작된 것일까? 퍼스널컬러라는 용어가 본격적으로 널리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부터이지만 퍼스널컬러에 대한 연구는 20세기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20세기 초 스위스 화가이자 독일 바우하우스의 교수였던 요하네스 이텐은 자신의 학생에게 색 스펙트럼을 구성해보라고 지시한다. 그러자 학생들은 원하는 색을 골라서 그것을 완성하는데 요하네스 교수는 학생이 선택한 색이 그들의 신체 색, 즉 학생이 가지고 있는 피부색, 머리카락색, 눈동자색과 연관이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 사실을 바탕으로 ‘팔레트 이론’을 완성한다. 그는 이 이론에서 사람은 각 계절에 해당하는 고유의 색이 있고, 본능적으로 어떤 색이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지 알아낸다고 주장했다.

이후 이것을 발전시킨 것은 미국의 심리학자 캐럴 잭슨이었다. 어릴 적 그는 다른 친구가 푸른색 교복을 입으면 화사해 보이는데 자신은 왜 칙칙해 보이는지에 대한 의문을 가졌다. 그로부터 시작된 어린 소녀의 고민은 컬러 미 뷰티풀(Color Me Beautiful)이라는 책을 통해서 완성된다. 이 책에서 그는 인간의 이미지를 4가지로 분류했고 색상 팔레트를 통해 패션·메이크업을 제안하여 1980년대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대중에게 퍼스널컬러를 알리는 계기가 됐다. 

Be Powerful, 퍼스널컬러
우리나라는 2000년대 초 학계에서 연구 목적으로 활용되다가, 10여 년 전부터 전문가 육성 업체가 하나둘 생겨났다. 최근에는 자신과 어울리는 색을 찾으려는 요구가 늘어남에 따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퍼스널컬러 진단 업체도 확산하는 추세다. 뿐만 아니라 퍼스널컬러는 이제 미용과 패션을 넘어 마케팅, 이미지 메이킹, 건축, 색채 심리학, 심리치료 등 다양한 방면에서 널리 이용되고 있다.

한국이미지연구소장 허은아 대표는 “이미지가 가지는 힘은 날이 갈수록 커질 것”이라며 “이미지를 구성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자신만의 색깔을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에 들어 획일화가 아닌 다양성에 관한 관심이 높아졌고, 인간의 가장 발달한 감각인 시각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개인의 고유한 특징을 강조할 수 있는 색채에 관한 연구가 많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개인 고유의 매력을 보여주는데 기본이 되는 퍼스널컬러의 중요성은 개인의 긍정적 이미지를 만드는 것과 관련해 매우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