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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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은리 기자
  • 승인 2019.03.19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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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사에 들어와 익숙지 않은 겨울을 보냈다. 그리고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갈락말락 하는 지금 첫 기사를 썼다. 종이에 찍힌 내 이름 옆에 기자라는 수식어가 생경하게 붙어있다. 괜히 글자들을 자꾸만 들여다보고 종이를 만지작거린다. 부듯하기도 하고 어쩐지 조금은 아득하다. 하루키와 돌란을 동경하던 내가 어느덧 문화부 기자가 되어 씨네21 잡지를 뒤적인다. 좋아서 환장하는 것들과 함께하고, 또 그것들에 대한 확신이 짙어지는 것은 결결이 감사할 일이다.

기록의 힘은 늘 크다고 생각해 왔다. 무엇이든 보고 듣고 느낀 것은 그것들이 날아갈세랴 꾸역꾸역 메모장을 켠다. 사실 아직은 종이와 펜이 좋아 펜촉이 뒷장에 닿을 때까지 꾹꾹 눌러 쓴다. 대상이 무엇이 되었든 끄적이는 일은 늘 행복하다. 그런 나는 신문사에서 종종 행복을 느낀다. 기사를 쓰다 문득 고개를 들어 주위를 살피면 다들 무언가에 골똘히 집중해있다. 고요하고 조용한 감정의 교류만이 있는 신문사의 침묵을 좋아한다. 텍스트로 쓰인 글은 거르고 걸러 핵심만 남긴 것이라는 말이 있다. 신문사의 모든 기사는 퇴고의 퇴고를 거쳐 탄생한다. 여러 사람들의 손을 거쳐 체크를 받고, 교열을 마치면 비로소 신문에 실린다. 각자의 기사를 쓰기까지의 그들의 노력과 밤길을 상상해봤다. 잘하는 사람들이 주는 감동은 언제나 격렬하고 아름답다. 

무수한 계절 중 신문사에서의 나는 여름 백사장의 모래알처럼 반짝이는 걸 느꼈다. 오늘도 나는 손을 휘적휘적 저으며 캠퍼스를 빠르게 가로질러 그곳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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