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채홍 기자 (dlcoghd231@gmail.com)
사진 l 이채홍 기자 lchong2@skku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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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과 손님 사이 가교 역할
손님의 따뜻한 말 한마디 큰 도움


카지노 딜러는 정확히 어떤 일을 하나.
카지노 딜러는 게임을 운영하는 전반적인 담당자의 역할을 한다. 각 게임에 맞는 정확한 메뉴얼을 숙지하고, 그에 따라 정확한 게임을 진행하는 것이 기본적인 딜러의 역할이다. 그리고 게임과 손님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한다. 처음 오신 손님에게 친절하게 게임 설명을 하며 게임에 참여하도록 유도하기도 하고, 너무 장시간 게임을 하는 것 같다면 휴식을 권유하는 등 원만한 게임 진행을 위한 일을 한다.

왜 카지노 딜러가 되기로 결심했나.
막연하게 서비스직에 대한 동경이 있었다. 그래서 호텔경영학 공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호텔경영학으로 유명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네바다 주립대학교로 공부를 하러 가게 됐다. 학교의 위치가 라스베이거스다 보니 카지노가 매우 많았다. 그곳에서 카지노를 처음 접했는데, 카지노가 내가 생각했던 영화 속의 그런 부정적인 이미지가 아니었다. 카지노도 있고 숙박·공연·전시·컨벤션 등 여러 문화산업이 융합된 곳이었다. 그중에서도 카지노가 꽃이라고 생각했다. 화려하고 중심이 되는 것 같고, 손님도 이를 위해 관광을 오기도 한다. 그렇게 관심이 가서 자주 접하게 됐는데, 카지노에서 손님과 딜러와 웃고 대화하면서 게임이 진행되는 게 정말 좋아 보였다. 그런데 돈이 계속 오가는 게임이다 보니까 지켜야 하는 규칙이 있다. 그러한 엄격한 규칙 안에서 게임을 즐기는 반전된 모습이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저렇게 일을 하면 일도 즐겁게 할 수 있겠다는 생각과 그런 긍정적인 면을 가져와서 우리나라의 카지노 사업에 기여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일을 시작하게 됐다.

처음 게임장에 갔을 때의 기분은 어땠나. 실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돈을 다루는 것이다 보니 엄청나게 떨렸다. 게임 진행도 하고, 칩 계산도 복잡하다 보니 긴장을 많이 했다. 고객 베팅 상황에 따라 배당이 달라지는데, 배당금이 잘못 지급될까 봐 두렵기도 했다. 오히려 저보다 게임하러 오신 고객분들의 게임 경력이 더 많았다. 그분들이 딜러가 처음 온 것 같으면 처음이냐고 물어보고, 긴장도 풀어주셔서 잘했던 것 같다. 실수도 당연히 하지만, 그에 관한 대응 방안이 다 있어서 그것에 맞게 처리를 한다.

일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우선 카지노에서 하는 게임은 기본적으로 카지노에 승률이 좀 더 높도록 계산된 게임이다. 장시간 게임을 하다 보면 돈을 잃을 확률이 높아진다. 보통 손님은 장시간 게임을 하고, 그럼 돈을 잃기도 한다. 그런데 폐장을 하면서, 손님이 나가실 때 “돈은 잃었지만, 딜러 덕분에 정말 즐겁게 게임했다”라고 하시면 힘들었지만, 그때 보람을 느끼는 것 같다. 그 말 한마디에 자신도 돌아보게 되고, 내가 오늘 딜러로서 역할을 잘했구나 새겨보게 된다. 그런 것들이 뿌듯하고 기억에 남는다.

반면 힘든 점은 무엇인가.
물론 게임을 정말 순수하게 즐기러 오신 분도 많고, 돈을 잃었지만 재밌었다고 해주시는 분도 많지만, 아무래도 돈이 계속 나가는 게임이다 보니까 손님이 굉장히 예민해질 때가 있다. 손님이 돈을 잃게 되면 그런 분들 앞에서 냉철함을 잃으면 안 되니까, 혹시 손님이 부정적인 반응을 하더라도 침착하게 게임을 진행해야 한다. 그리고 큰 돈이 오가는 일이라 거기에서 오는 긴장감도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냉철함을 잃지 않고 계속 일을 해야 한다는 점이 힘들다.

외국에는 딜러분들의 나이가 좀 많은 것 같았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마카오도 그렇지만 라스베이거스는 딜러분들 중 나이 드신 분이 정말 많다. 연세가 지긋하신 분들도 일하시는데, 아무래도 그곳은 생긴 지 오래됐기 때문에 옛날부터 계속 그 일을 해오신 분들이 많아서 그런 게 아닌가 싶다. 우리나라 카지노는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외국 카지노의 경우보다 나이가 적은 분이 많지 않나 싶다. 

앞으로 카지노 산업이 어떻게 발전할 것이라 생각하나.
딜러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보통 한 테이블에 7명 정도 앉아서 딜러와 게임을 하는데, 딜러 대신에 무인화, 혹은 하이브리드라고 해서 대표 테이블을 하나 두고 큰 화면을 뒤에 배치해 50개 정도의 전자 테이블로 한꺼번에 게임을 하는 방식으로 변해가고 있다. 딜러에게 좋은 소식은 아니지만, 한편으로는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어디서든 게임을 할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또한 카지노 하나에만 집중된 것이 아니라 숙박이나 회의, 전시, 공연 등이 융합된 복합리조트로서 발전해 나가는 중인 것 같다. 라스베이거스의 자료를 보면 카지노의 수익과 공연, 전시 등 그 이외 사업의 수익이 6:4 정도의 비율로, 카지노의 수익은 점차 낮아지고 그 외의 수익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 복합리조트 산업으로 잘 발전해 나가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중독과 같은 부정적인 면이 없지는 않다. 따라서 손님들이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게임을 운영하되, 베팅 금액을 낮췄다. 맥시멈 테이블은 10, 20, 30만원, 미니멈은 1000원 정도로 타국 카지노에 비해 굉장히 낮다. 카지노에서의 경험을 도박이 아닌 게임, 레저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점차 돈벌이가 아닌, 순수하게 게임을 즐기러 오시는 젊은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카지노 딜러가 되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공부와 함께 시간이 된다면 교외활동을 많이 해보기를 추천한다. 카지노에서는 손님의 나이도 굉장히 다양하고, 많은 손님을 한꺼번에 맞게 된다. 교외활동을 하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어떻게 행동 하는지를 배워 보면 좋을 것 같다. 또한 꼭 카지노 관련 학과를 진학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미리 접해볼 수 있어서 친숙할 수 있겠지만 게임이나 룰 숙지 등은 회사에 입사하면 따로 교육을 받게 되니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몇 가지 기억해야 할 점이 있다면 냉철함과 체력이다. 어떤 상황에서든 냉철함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하고 3교대로 근무해야 하므로 체력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강원랜드 같은 경우는 외국인 손님의 비율이 높지는 않지만 다른 카지노의 경우 외국인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곳이므로 외국어도 준비하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실제로 라스베이거스에서는 딜러를 채용할 때, 정확하고 계산도 빠르고 손기술도 깔끔해서 한국인을 굉장히 선호한다. 외국의 카지노에 취업을 준비하는 분이 있다면 도전해봐도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