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신예승 기자 (yeseung@skkuw.com)

외국인유학생·교환학생 수강철회 하는 경우 빈번
성적평가에 있어 형평성 문제도 발생


우리 학교 강의 셋 중 하나 이상은 국제어강의로 국내 최고 수준의 국제화 지표를 달성했다. 그러나 여전히 일부 국제어강의가 한국어로 진행돼 많은 학우가 국제어강의에 불만을 표하고 있다. 국제어강의가 한국어로 진행될 경우 △외국인유학생·교환학생의 학습권을 보장하지 못하며 △성적 산출에 있어 형평성의 문제가 될 수 있고 △글로벌 역량 강화에도 지장이 생긴다.

국제교류팀(팀장 박병주)에서는 외국인유학생·교환학생으로부터 국제어강의가 한국어로 진행되는 것에 대한 불만이 한 학기에 1~2건 정도 접수된다고 전했다. 그러나 국제교류팀에 접수된 불만 외에도 국제어강의가 한국어로 진행돼 외국인유학생·교환학생이 강의를 제대로 듣지 못하는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익명의 한 교환학생은 “영상학과와 영어영문학과의 일부 전공 수업에서 국제어강의가 한국어로 진행되는 문제가 발생해 여러 교환학생이 수강을 철회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교환학생은 “국제어 교양 강의가 한국어로 진행돼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다”며 “그런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해당 수업에서 불이익을 받을까 항의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밝혀 현실적 대응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국제어강의가 한국어로 진행된다면 외국인유학생·교환학생이 피해를 볼 뿐만 아니라 한국인 학생의 경우 형평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우리 학교의 ‘성적평가 관련 학칙 시행세칙’에 따르면 성적등급별 분포는 ‘A등급(A+·A) 30% 이내, A등급(A+·A)과 B등급(B+·B)의 합은 65% 이내’이며, 전공일반과목의 경우 ‘A등급은 40% 이내, A등급과 B등급의 합은 75% 이내’이다. 이에 반해 국제어강의의 경우 ‘A등급은 50% 이내, A등급과 B등급의 합은 90% 이내’로 일반과목보다 A, B등급의 비율이 월등히 높다. 이처럼 일반강의와 국제어강의의 성적평가에 차등을 두고 있지만 동일 과목에서 담당 교수에 따라 국제어강의를 한국어로 진행하게 된다면 일반강의보다 국제어강의의 A, B등급 비율이 높아 공정성을 잃게 된다.

우리 학교는 2007년 9월부터 신임 교원 계약 시 12학점 중 3과목(6~9학점)을 국제어로 진행하는 것을 의무사항으로 하고는 있다. 그러나 국제어강의 진행에 대한 학칙은 존재하지 않는다. 학사지원팀(팀장 김범준) 민경승 계장은 “국제어강의의 ‘국제어 수업 진행 여부’에 대한 강의평가 점수가 낮을 경우 해당 교수에게 권고 조치가 내려지며 교수평가에서도 불이익을 받는다”고 말했다. 강의평가는 교수평가에서도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한국어로 진행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한편 국제교류팀의 정연수 직원은 “지속적으로 교수에게 국제어로 진행할 것을 요청하고 있으며 국제어강의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마련 중”이라며 학교 측에서도 국제어강의의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알렸다.

우리 학교는 글로벌 리딩 대학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국제어강의 비율을 점차 늘려왔다. 더불어 2007년도 입학자부터는 국제어강의 이수가 의무화 됐으며 2009년도 이후 입학자는 교양·기초 6학점 이상, 전공 9학점 이상의 국제어강의를 이수해야 한다. 그러나 국제어강의의 내실화에 대한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만큼 강의의 양적 확충에 집중하기보다는 수업의 내실화를 이루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최진은(글리 17) 학우는 “학교가 수치상의 지표에만 몰두하여 지나치게 국제어강의 비율을 늘리는 것은 오히려 수업의 질을 떨어뜨린다”며 “국제어강의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교수의 국제어 자질 확보가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