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 / 구운몽』, 최인훈 / 『타나토노트 1, 2』, 베르나르 베르베르

기자명 이철우 기자 (fecow@skku.edu)

꿈과 상상이 우리에게 전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현재를 사는 우리가 삶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기회를 준다는 것이다. 눈 앞의 세계에서 펼쳐질 수 없는 불가능한 것을 사고하는 것은 현실에 위안을 건네줄 수 있다. 꿈과 상상은 인간에게 욕구를 불러일으켜 문명의 발달을 가져오게 했다. 백년 전 공상과학소설에나 나옴직한 이야기가 지금 그대로 실현되고 있으니 상상이 재현된다는 것이 틀린 말은 아니다. 가까운 미래에 해리포터의 하늘을 나는 지팡이가 생겨날지 모를 일이다.
최인훈과 베르베르는 환상의 세계를 독자에게 거침없이 보이며 독자를 강력하게 흡입하고 있다. 『구운몽』과 『타나타노트』에서는 몽유병과 죽음에 대해 상상의 영역을 펼쳐 보인다. 김만중의 『구운몽』을 패러디한 최인훈의 『구운몽』은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시간과 공간의 조작을 일삼는 그의 환상은 독자의 주의 깊은 집중을 요구한다. 또한 작가의 인과율의 파기는 이 작품의 묘미이며 이는 주인공이 몽유병 환자라는 이유로 정당화된다.
‘죽음을 이렇게 다룰 수도 있었다니’라는 감탄사를 절로 자아내게 하는 베르베르의 영적세계는 우주에까지 공간을 넓히고 있다. 작가는 기독교의 천국과 불교의 윤회관을 교묘히 접합하면서 저승세계를 기발하게 그려낸다.

『타나토노트 1, 2』, 베르나르 베르베르

그렇다면 이러한 상상력 뒤에 깔린 진정한 의미는 무엇일까. 몽유병과 죽음의 세계는 현실세계에서 해석되기 어려운 부분이다. 그래서 그들의 상상력은 과학적이기보다는 신화적이다. 하지만 1차적으로 상상력이 대상에 접근하고 과학이 상상을 증명해 내 과학은 상상을 보완하게 된다. 어쩌면 베르베르가 예언한 2068년의 영계여행단 구성이 과학자들에 의해 증명될지도 모른다.
책장을 덮고 눈을 지긋이 감으면 자신이 있는 세계가 과연 현실인가에 대한 의문마저 든다. 상상으로 가득한 꿈이 현실이고 깨어있는 지금이 꿈일 수 있으니. 장자의 호접몽은 바로 이를 말했던 듯 하다. 구운몽 그리고 타나토노트는 꿈과 상상이 어디까지 미칠 수 있는가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볼을 꼬집어 아프다고 비명을 지르는 그 순간이 현실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