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일러스트 ㅣ 정선주 외부기자 webmaster@skku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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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3월 처음 성균관대에 부임한 후 벌써 13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당시 공과대학 교수로 부임하면서 학위과정 중에 습득한 지식과 경험, 노하우 등을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학생들과 적극적으로 상호작용하면서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잘 감당해낼 수 있는 인성과 실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해내겠노라는 다짐이 있었습니다. 13년의 시간이 흘러간 지금 이 처음의 다짐을 잘 실천해왔는지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시간이었지만 진정으로 학생들의 성공을 위해 달려온 지난 13년이었는가를요.

전 로빈 윌리암스라는 영화배우를 좋아합니다. 지금은 이미 고인이 되었지만 그가 영화에서 보여주었던 다양한 역할은 제 기억 속에 남아있습니다. 그가 출연했던 ‘죽은 시인의 사회’는 저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많은 관객들이 좋아했던 영화이지요. 1989년 만들어진 이 영화의 이야기는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로빈 윌리암스가 분한 존 키팅 선생님이 미국의 명문 웰튼 아카데미에 부임하면서 현재를 즐기라는 라틴어인 ‘카르페 디엠’을 외치면서 전통적인 학교의 교육방식과 다르게 파격적으로 자유롭게 수업을 운영하면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참된 자기 인생을 살라고 가르칩니다.

이 ‘카르페 디엠’이란 단어를 저는 좋아합니다. 그래서 몇 년 전 우리 학교 매거진에도 이 단어를 주제로 하여 학생들이 스스로 좋아하는 일을 찾아가면서 대학 생활을 즐기라는 글을 쓴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저의 지난 13년을 돌아보면서 교수로서 학생들이 이 ‘카르페 디엠’을 충분히 경험하면서 대학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였는지 스스로 반성해봅니다. 어쩌면 우리나라의 경쟁적 현실에 처해 있는 학생들의 마음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하고 원론적으로 말로만 ‘카르페 디엠’을 외쳐온 것은 아닌가하고 말이죠.

2018년 9월 우리 학교 교육 프로그램 혁신을 주도하면서 학내 다양한 비교과활동을 주관하여 운영하는 대학혁신과공유센터장에 취임하면서 이러한 고민은 더욱 커졌습니다. 우리 대학의 글로벌 융합 디자인 교육 프로그램을 나름대로 잘 이끌어오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었지만 센터장으로서 학생들의 성공적인 대학생활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 및 운영을 고민하다보니 그간의 교수로서의 제 노력이 너무도 부족하다는 것도 느끼고 있습니다. 특히 ‘학생 성공(Student Success)’이란 새로운 교육 키워드를 도입하여 진정한 글로벌 대학으로의 도약을 지향하는 시점에서 대학혁신과공유센터장으로서의 책임감도 더욱 크게 느끼고 있지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 현재를 즐기면서 그 꿈을 이루어갈 수 있도록 학생들에게 조언하고 소통하는 것이 ‘학생 성공’을 위한 진정한 교수의 역할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대학 생활을 먼저 지낸 선배로서 그때의 경험을 학생들과 공유하고 조언하고 격려하면서 학생들이 자기가 하고 싶은 일과 꿈을 찾도록 돕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학생들의 말을 경청하는 Active listening과 이를 통해 학생들이 현재 처해있는 현실적 맥락을 이해하면서 조언하는 Contextual talking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좋은 조언이라도 과거 상황에 갇혀 있다면 학생들에게는 현실적인 조언이 되지 않을 테니까요.

마지막으로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의 한 장면이 떠오릅니다. 존 키팅 선생님이 학생들을 모아놓고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카르페 디엠’이라고 속삭이던 모습을요. 그렇게 가까운 교수-학생 간 상호작용을 통해 학생들과 진정으로 소통하고 경험을 공유하면서 ‘학생 성공’을 돕는 교수로서의 모습을 새롭게 다짐해봅니다. 그리고 제가 은퇴할 때 영화에서 학생들이 외쳤던 ‘O Captain! My Captain!’을 우리 학생들에게 듣는 행복한 장면을 꿈꿔봅니다.

이상원 교수​​​​​​​기계공학부
이상원 교수
기계공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