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윤수 (kysoosyk29@skkuw.com)

인터뷰 - 송성진 자과캠 부총장

사진 l 이민형 기자 dlalsgud2014@s

컴퓨팅 파워 중심으로 한 교육 혁신 선도 바라
대학, 기초 역량 체득 가능한 여건 제공해야 해


자과캠 부총장으로 취임한 데 대한 소감 한마디.
먼저 성균관대학교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성대답다’고 말할 수 있는 우리 학교만의 문화가 있었으면 좋겠다. 600년이 넘는 전통이 있음에도 ‘우리 학교 학생문화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쉽게 대답하기 힘들다. 하지만 위 질문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은 사람이 많을 것이다. 이에 대해 처음으로 고민하게끔 질문을 던지는 부총장이 되고 싶다.

앞으로 부총장으로서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있는 역할과 계획은 무엇인가.
부총장을 맡기 전 여러 자리에 있을 때부터 대학 교육에 혁신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인재는 주체적으로 문제를 판단해 다른 이와 협력을 바탕으로 해결책을 이끌어낼 수 있는 사람이다. 이제는 혼자 독서실에서 책만 보며 묵묵히 공부하는 방법에서 벗어나야 한다. 자과캠의 경우, 내가 공학교육혁신센터장으로 있을 때 만든 산학협력센터의 러닝팩토리나 최근 삼성학술정보관(이하 디도) 1층에 새로 리모델링한 북라운지가 현시대에 맞는 교육으로의 첫걸음이 될 수 있다. 또한 자과캠의 경우에는 AI·빅데이터를 비롯한 첨단 과학 기술을 이용한 교육을 좀 더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수학·과학은 전공서적을 통해 배울 수 있는 내용과 현재 연구 동향 사이의 괴리가 큰 실정이다. 특히 요즘은 무엇보다 컴퓨팅 사고력이 중요시되는 시대다. 시대의 변화에 맞춰 교육 환경도 바뀌어야 한다. 21세기 시대가 원하는 새로운 인재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 정적인 도서관과 같은 기존의 학습 환경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마음 같아서는 자과캠에 디도 정도 크기의 거대한 슈퍼컴퓨터센터를 만들고 싶다. 이를 바탕으로 대학 교육의 일대 혁명이 성대에서 시작됐으면 한다.

총장이 제시한 ‘학생성공’과 ‘미래가치’라는 핵심 키워드에 대한 부총장의 생각과 이행방안이 궁금하다.
우선 ‘학생성공’과 ‘미래가치’를 위해서는 흔히 말하는 21세기에 필요한 인재가 갖춰야 할 역량인 4C(Creativity, Critically thinking, Collaboration, Communication)를 체득할 수 있는 여건을 학교에서 제공해야 한다. 현재 우리 학교는 위 덕목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삼품 인증제를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삼품 인증제는 단순 수치상의 지표를 기준으로 해당 역량을 판단해 실질적인 효과는 덜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있다. 그래서 기존의 삼품 인증제를 5가지의 경험 위주의 역량인 SKKU Pentagon으로 개편하고자 하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현재 국제품을 예로 들자면, 많은 학생이 국제품하면 토익 시험점수를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개편이 이뤄지면 외국으로 교환학생을 다녀오거나 우리 학교로 온 외국인 유학생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등 경험적인 부분이 글로벌 역량 평가 기준이 된다. 보다 정성적인 평가를 통해 ‘학생성공’, ‘미래가치’에 한 발 가까워지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부총장의 임기 동안 계획 중인 사업이나 프로그램이 있다면 무엇인가.
부총장이 독자적으로 진행하고자 하는 거창한 프로그램이 있으면 안 된다. 부총장은 총장의 스태프이기 때문에 꿈이 있더라도 총장에게 말씀을 드려야 한다. 그러면 총장이 바라보는 방향으로 조율 후에 목표하는 바를 전체적으로 확산하는 게 내 역할이다. 그런데 사실 총장이 지향하는 바와 내가 하고자 하는 게 정확히 일치한다. 내 꿈은 앞서 언급한 4C를 학교 생활을 통해 자연스럽게 체득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4C를 갖춘 인재를 길러내게 되면 총장이 말씀하신 ‘학생성공’을 이뤄내는 것이고, 위 역량을 갖춘 학생·교수가 모여 사회가 진정으로 고민하고 있는 문제의 해결에 기여하는 것이 곧 ‘미래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성균관대학교만이 갖고 있는 가치와 강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전통과 첨단의 조화는 우리 학교를 따라올 수 있는 곳이 없다고 생각한다. 인사캠의 명륜당에서는 전통을, 자과캠의 디도에서는 첨단을 볼 수 있다. 이는 혁신적인 생각을 계속하게 되는 자산이 되는 것이다. 창의적인 생각을 거듭하다 보면 600년 후에는 ‘기발한 생각을 하려거든 성대에 가서 물어보라’고 말할 날이 올 것이다.
  
마지막으로, 후배 학생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린다.
성균관이 조선왕조 500년을 지켰던 것처럼 성대생은 글로벌 세상을 책임지는 사람이 됐으면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국제 사회가 골머리를 앓는 빈곤, 에너지 부족, 환경오염 등의 문제에 대해서도 항상 생각해야 한다. 600년 후의 미래를 위해 내가 오늘 무엇을 해야 할 지 고민함으로써, 600년 전의 성균관 유생 선배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