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구지연 기자 (atteliers@skkuw.com)
장애 학우 이동지원 차량은 차량 뒤편이 개조된 레이 슬로프로 휠체어를 탄 채 승하차가 가능하다.
장애 학우 이동지원 차량은 차량 뒤편이 개조된 레이 슬로프로 휠체어를 탄 채 승하차가 가능하다.
호암관 4층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에 일반 차량이 주차돼있다.사진 l 구지연 기자 atteliers@skkuw.com
호암관 4층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에 일반 차량이 주차돼있다.사진 l 구지연 기자 atteliers@skkuw.com

지난달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이동이 불편한 장애 학우를 위해 인사캠에 이동지원 차량이 도입됐다. 이동지원 차량의 도입으로 장애 학우의 건물 간 이동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이를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학내 구성원의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에 대한 인식이 뒷받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인사캠은 지대가 높고 계단이 많아 휠체어를 사용하거나 보행이 불편한 학우의 학내 이동에 어려움이 많다. 저상 셔틀버스 역시 가파른 경사로 인해 도로 및 과속 방지턱에 차체가 닿는 위험성이 존재해 도입이 불가능했다. 인사캠 장애학생지원센터(센터장 배상훈)의 강은선 사회복지사는 “보행이 불편한 학생은 조금만 걸어도 체력적으로 힘들다”며 “인사캠의 지형적 특성으로 인한 장애 학생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차량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서울대의 경우, 장애 학생의 이동 문제 개선을 위해 승합차를 도입했다. 승합차는 한 번에 여럿이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모든 이용자의 목적지를 거치기 때문에 이용에 불편함이 있다.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우리 학교의 이동지원 차량은 ‘레이 슬로프’로 결정했다. 차량의 뒤편을 개조했기 때문에 휠체어를 탄 채 탑승이 가능하며, 작은 차체 덕분에 학내 곳곳으로 이동할 수 있다. 이동지원 차량 구비를 위한 비용의 절반은 우리 학교 송해룡(미디어) 교수의 기부로 마련됐으며 장애학생지원센터가 차량의 운행 시간표와 이용자 등 전반적인 사항을 관리한다.

현재 우리 학교 장애 학우 중 이동이 불편한 학우 4명은 이동지원 차량을 사용하고 있다. 이동지원 차량은 현재 인사캠에서 한 대만 운영되므로 이용자 간 사용 시간이 겹치지 않도록 사전 협의를 통해 정기 운행 시간이 정해진다. 차량 이용은 장애인 복지법에 등록된 장애 학우가 우선적으로 배정되고, 잔여석이 있는 경우 일시적으로 보행이 불편한 학우도 이용이 가능하다. 강 사회복지사는 현재 이동지원 차량은 안전상의 문제로 인해 교내 건물 간 이동만 가능하고 외부로의 이동은 제한돼있지만, 시범 운행 후 운행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차량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행되고, 협의로 결정된 이용 시간 외에는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운행된다. 이동지원 차량의 운전자는 학기 초 면접을 통해 선발되고 장학금을 받는다. 현재 4명의 운전병 출신 학우들이 운전을 맡고 있으며, 이들은 이동지원 차량의 운전과 승하차 도우미의 역할을 맡는다. 장애 학우는 이동지원 차량에서 하차한 후 수업 도우미와 함께 각 강의실로 이동한다.

이동지원 차량을 이용한 위유진(인과계열 19) 학우는 “휠체어 이용 시 호암관을 가려면 4층 입구를 이용해야만 하는데 4층 입구로 가는 길의 경사가 가팔라 항상 위험하다고 느꼈다”며 “이동지원 차량이 도입되면서 이러한 점이 해결된 것 같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동지원 차량의 이용에도 한계가 있다. 인사캠 킹고하우스의 경우 현재 2명의 장애 학우가 거주하고 있는데, 차량 진입이 금지돼있어 이동지원 차량 진입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킹고하우스에서 거주하는 이동지원 차량 이용자는 국제관이나 중앙학술정보관(이하 중도)까지 올라와야 한다. 킹고하우스에서 국제관이나 중도로 이동하는 길 역시 경사가 급해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 학우들의 이동 문제가 여전히 존재한다. 또한, 이동지원 차량의 효율적인 사용을 위해서는 학교 구성원들의 인식 개선과 배려도 필요하다. 이동지원 차량은 장애 학우들의 보행을 돕기 위해 호암관 4층 입구를 이용하는데, 주차 공간이 협소해 일반 차량이 주차돼있으면 이용이 불가능하다. 유지수(사과계열 19) 학우는 “장애인 주차구역이지만, 일반 차량이 주차된 경우가 많다”며 장애인을 배려하는 인식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자과캠에는 장애 학우의 이동지원 차량에 대한 수요가 없어 이동지원 차량이 도입되지 않았다. 강 사회복지사는 자과캠 장애 학생의 수요가 존재한다면 점차 이동지원 차량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용자 증가에 따른 문제 등에 대해 이를 확인한 후 점차 운행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