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물이 그대의 숨통을 채우는 것은
차마 볼 수 없었나이다.

적어도 그곳은 나의 사랑의 입김이
당신의 훗날의 죽음에서야 함께 할 수 있도록

적어도 그것은 나의 사랑의 입김이
한시라도 그대의 몸을 지켜낼 수 있도록

나는 그렇게
당신의 발걸음의 한 폭을 붙잡고
이 거대한 물을 모두 막아내리라

건너지 마오 건너지 마오.

백발이 성성한 그대가 물의 부름을 들었을 때에
이미 그것이 세상과의 이별을 기약함이었다고 하여도
내가 가슴을 쥐어뜯으며
그대에게 던질 수 있는 것은
밧줄도 아니오
그대의 이름도 아닌 노래이었나이다

땅을 치며
나는 노래를 합니다.
물을 두드리며
나는 원망을 합니다.

기어이 물을 건너시네...

물이 미처 삼키지 못한 물에서
나는 영원히 그대를 기다리다가
내가 물의 부름을 들을 그때에는
당신이 세상에서 잃은 그 모든 빛을
내가 등에 지고
이 물위에 함께 흩어져 버리겠나이다.

그대는 물에 누워
나의 부름을 노래라 여기며
찬찬히
찬찬히
잠들어 가시네...
 

[시 입상소감] 심민경(법1)
  목마를 때 물을 들이키 듯  

▲ 시 가작 입상자 심민경(법1)

요즘 메밀국수가 좋아졌습니다. 다랑어 국물맛이 참 묘합니다. 나도 그런 묘한 맛이 났으면 좋겠습니다.

목이 마를 때 물을 들이키 듯 노래가 하고 싶었습니다. 내 노래는 처음으로 지폐로 환산될 위기에 처해졌습니다. 시계가 되었던 적도 있고 도서상품권이 된 적도 있지요.

돌을 떡으로 변하게 하는 도깨비 방망이를 바라보듯 나는 그 광경이 하도 신기하여 우두커니 서 있습니다. 허나 그 변신이나 아는 이의 어깨를 두드려주는 손길이 내가 실로 감동한 것은 아닙니다.
어느 교실에 앉아 창가를 넘나드는 봄바람의 유혹을 애써 외면하면서


公無渡河(공무도하) 임이여, 물을 건너지 마오
公竟渡河(공경도하) 임은 기어이 물을 건너시다
墮河而死(타하이사) 물에 빠져 죽으니
當奈公何(당내공하) 이제 임을 어찌할거나

라는 글자에 멍하니 시선을 두다가 그 백수광부와 부인의 영상이 떠올라 가슴이 철렁했을 사람. 그랬던 누구와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설렘.??일치할 수 없는 무수한 삶 속에 공감이라는 교점을 잠시나마 가질 수 있을 거라는 기대!이 설레는 만남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내 머릿속의 영상들이 가슴에 터뜨리는 파문, 그 파문은 언어라는 징검다리를 건너 당신의 가슴에 인기척을 합니다.

공감할 수 있도록 지면을 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