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그늘 속, 특수형태근로종사자
여전히 그늘 속, 특수형태근로종사자
  • 신민호 기자
  • 승인 2019.05.27 15:46
  • 호수 16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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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의 사각지대, 플랫폼 노동
근로기준법상 노동자 기준 확대해야


근로기준법이 규정하는 근무시간은 점차 줄어들고 있지만 특수형태근로종사자, 특히 플랫폼 노동자의 노동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누구며 무슨 일을 하는 걸까.

특수형태근로종사자란
특수형태근로종사자는 계약된 사업주에게 종속돼 있지만 스스로 고객을 찾아 상품이나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고 일한 만큼 실적에 따라 소득을 얻는 근로자를 말한다. 이들은 모두 근로자가 아닌 자영업자로 근로 제공 방법, 근로시간 등을 본인이 직접 결정한다. 대표적으로 △골프장 캐디(경기보조원) △대리운전자 △목욕관리사 △방문판매원 △배달 기사 △보험 설계사 △학습지 교사 등이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속한다. 한국노동연구원이 지난 3월 발간한 「특수형태근로종사자 규모 추정에 대한 새로운 접근」에 따르면, 국내 특수형태근로종사자는 최대 221만 명에 이른다.

한국공인노무사회(회장 박영기) 김준우 노무사는 “골프장 캐디와 같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경우, 고용주나 회사와 계약을 맺지 않으며 정해진 임금이 없다”며 “둘 사이에 *사용종속관계가 성립하지 않아 캐디를 근로자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특수형태근로종사자는 근로기준법에 해당하는 근로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근로자로 인정되지 않으면 노동3권과 같은 근로자의 기본적인 권리를 누릴 수 없다. 하지만 김 노무사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 중 ‘플랫폼 노동자’가 받는 불합리함은 다르게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플랫폼 노동자의 비애
플랫폼 노동이란 스마트폰 앱과 같은 디지털 플랫폼에서 노동력이 거래되는 것을 말한다. 고객이 디지털 플랫폼을 이용해 서비스를 요청하면 플랫폼 노동자는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배달 기사가 이에 해당한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배달 앱 시장이 3조 원 규모로 추산될 뿐만 아니라 국내 배달 앱 이용자도 올해 누적 2500만 명가량에 이른다. 시장이 점차 커지면서 배달 기사의 수도 늘었다. 이에 따라 그들의 부당한 근로 환경을 알리고자 하는 움직임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지난 1일 근로자의 날을 맞아 박정훈 씨는 최초의 배달 노동자들의 노동조합, 라이더 유니온(위원장 박정훈)을 설립했다.

라이더 유니온의 최원준 대변인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 분류되는 것 △긴 근무시간 △높은 보험료 △미흡한 산재 보험을 배달 기사가 겪는 가장 큰 문제로 뽑았다. 그는 “실제로는 배달 기사의 출퇴근이 정해져 있고 배달 과정에서 위치정보나 업무 정보를 관리자가 확인한다”고 전했다. 또한 “배달 업무 수행을 멈춘 경우에는 전화나 메신저를 통한 직·간접적 감독을 한다”며 “배달 기사가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 분류된다는 점이 불합리하다”고 말했다. 김 노무사 또한 “배달 기사는 고용주와 사용종속관계가 성립한다는 점에서 특수형태근로종사자가 아닌 근로자로 볼 수 있는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최 대변인은 “배달 기사는 생계를 위해 일주일에 52시간 이상씩 일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일주일에 52시간 이하로 일할 경우 월 65만~91만 원 정도의 수익밖에 벌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하루에 평균 12시간씩 일하며 하루에 총 60건 정도의 배달을 한다. 그는 “기상악화 등의 요인으로 배달 수요가 늘어나게 되면 약 14시간, 총 75건 전후의 업무를 수행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배달대행이나 퀵서비스 이륜차를 대상으로 하는 유상운송책임보험은 일반적 자동차보험에 비해 비싸고 보장항목이 적다고 지적했다. 산재 보험의 홍보 부족 역시 문제로 꼽았다. 그는 “배달 기사의 산재가입 및 산재처리가 가능하지만, 홍보도 매우 부족한 데다, 실질적으로 사고가 발생한 이후에 근로복지공단을 통해 소급적용 받는 방식이 아니라면 배달 기사 개인이 먼저 산재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산재 보험의 불합리한 구조를 지적했다. 김 노무사도 “특수형태근로종사자 고용주의 성실한 산재보험 신고가 필요하며, 제도를 변경해 배달 기사가 직접 산재 보험을 가입 신청할 수 있게끔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플랫폼 노동자, 그 미래
김 노무사는 “2020년 1월 16일부터 시행 예정인 개정 산업안전보건법 제78조에는 배달종사자에 대한 안전조치 내용이 추가됐다”며 배달 기사의 처우에 대한 개선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최 대변인은 “라이더 유니온은 앞으로 라이더의 불합리한 처우에 대해 단체로 협의하고 개선을 요구해 나갈 것이다”라며 “라이더라는 직업을 대변하여 정부와 플랫폼 회사 등과 논의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 플랫폼 노동자의 근로 환경은 열악하기만 하다. 이제는 근로기준법을 개정해 근로자의 기준을 더 넓혀 보다 많은 사람이 근로자에 포함될 수 있도록 해야 할 때다.

*사용종속관계=사용자의 명령·지휘를 받아 그가 원하는 내용의 일을 하는 것

라이더 유니온 노조원들이 집회하고 있다.
라이더 유니온 노조원들이 집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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