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준현 (wnsgus0307@skkuw.com)

어느덧 이번 학기 마지막 발간이 됐다. 마지막 발간의 취재후기를 쓴다는 부담감에 쉽게 글을 시작할 수 없었다. ‘마지막’이라는 단어의 무게를 알기에 더욱더 괴로웠다. 몇 글자 되지 않지만 그 속에 진득한 메시지를 담고 싶었고, 울림 있는 글을 쓰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수록 글은 꼬여만 갔고 마감 시간은 다가왔다. 3학기 동안 신문사 활동을 했다고 글 실력이 나아지지는 않았나 보다. 결국 기사 마감 압박에 못 이겨 지금껏 썼던 글을 다 지우고 나에게 ‘성대신문’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서 적어보려 한다.

우선, 지금까지 쓴 기사를 다시 살펴봤다. 스무 개가 조금 넘는 기사들을 보면서 성대신문에서의 지난날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갔다. 첫 인터뷰 때 긴장해서 바들바들 떤 날, 기사에 쓰이는 단어 하나 때문에 관리팀과 며칠간 씨름한 날 등등.

물론 모든 기사에 뜨거운 열정을 쏟지는 못했다. 귀찮아서, 때로는 바쁘다는 핑계로 기계적으로 기사를 쓰기도 했다. 나의 손을 거치기는 했지만 어떤 기사는 틀에서 찍어낸 것 같이 영혼이 없는 기사도 있었다. 프린터에서 막 뽑혀 나온 따뜻한 용지를 집어 들 때면, 손에서 느껴지는 이 온기가 기사를 향한 내 열정보다 뜨거운 것 같아 부끄러울 때가 많았다.

관성에 젖어 한없이 나태해질 때 정신 차리게 도와준 것은 주변 기자들이었다. 날카로운 피드백으로 나의 나태함에 일침을 가하기도 했고, 열심히 인터뷰 다니는 기자들을 보며 혼자 반성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이렇게 성대신문사는 나에게 열정의 공간이자 반성의 공간이었다.

이번 학기 학점, 취업, 신문사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으러 다니느라 정신없는 시간을 보냈다. 발 빠른 토끼들 잡느라 열심히 뛰어다녔지만 정작 내 품에 안긴 토끼는 몇 마리인지 모르겠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초조함 때문에 괜히 일만 벌이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되기도 했다.

이번 발간을 마지막으로 성대신문은 내 품속에서 놓아주게 됐다. 세 마리 토끼 중 가장 애정을 가지고 쫓아다녔던 놈이라 그런가, 괜히 품에서 내려놓기가 망설여진다. 지금 쓰고 있는 취재후기가 성대신문에 실리게 될 나의 마지막 글이라고 생각하니 왜 이전의 기사들에 조금 더 애정을 싣지 못했나 하는 후회가 든다. 그럼에도 마지막이라는 단어가 가지는 의미를 되새기며 부지런히 나아가야지.

불안한 존재인 나를 포근하게 안아주고 북돋아 준 성대신문 기자들에게 한없이 감사하다.

김준현 기자
김준현 기자
wnsgus0307@skkuw.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