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서울 생활
나의 서울 생활
  • 성대신문
  • 승인 2019.06.25 21:18
  • 호수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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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경상도 토박이였다. 경상남도 진주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3년을 살고, 이후에는 16년 동안 한 번도 경상남도 창원을 벗어나 살아본 적이 없었다. 그런 내가 가족들과 떨어져 홀로 서울에서 생활한지도 어느새 1년 4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서울은 내게 꿈의 도시였다. 나에게 창원은 너무나 작은 세상이었고, 그래서 하루빨리 서울이라는 큰 세상으로 나가 더 많은 것을 경험해 보고 싶었다. 지금까지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인 고등학교 3년의 시간도 ‘인 서울’ 하나만 바라보며 끝까지 버틸 수 있었다. 다행히도 나는 인 서울 대학에 합격할 수 있었고, 창원을 벗어나 그토록 바라던 서울에서 살 수 있게 되었다.

서울에서의 생활을 위해 올라온 첫날 밤, 잠을 설치는 일이 잘 없는 나인데 그 날은 이런저런 생각이 자꾸 들어 새벽까지 잠에 들지 못 했다. ‘과연 내가 잘 버틸 수 있을까?’, ‘창원에는 지하철도 없었는데, 서울에서 지하철 하나는 잘 탈 수 있을까?’ ‘친구는 사귈 수 있을까?’, ‘사람들이 사투리 쓴다고 싫어하면 어떡하지’ 등의, 이제 와 생각하면 다소 어처구니가 없기도 한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그토록 바라던 서울이었는데, 서울에 오면 행복한 기분만 마구 들 줄 알았는데 오히려 그렇게 원했던 서울에서 보낸 첫날은 걱정과 고민으로 밤을 지새웠다.

첫날은 그렇게 걱정들이 가득했지만, 다행히도 나는 서울에 잘 적응했다. 서울에서의 대학 생활은 내 생각보다 훨씬 재밌고 신났다. 지하철도 걱정 없이 잘 탔고, 맛있는 음식, 새로운 음식도 많이 먹어보고, 홍대, 신촌, 압구정 등 들어보기만 했던 곳에도 가보았다. 한강에서 돗자리 펴고 놀기도 했고, 지하철을 타고 대성리로 엠티를 가는 것도 즐거웠다. 창원에 살면서는 한 번도 본 적 없던 전시회나 연극도 벌써 여러 번 보았다. 내가 좋아하는 가수의 콘서트도 갔는데, 지방에서 서울로 콘서트를 보러 왔을 때는 숙소도 잡아야 했고 아침부터 버스를 타고 힘겹게 올라왔던 것과 달리, 오후 늦게 나와 지하철만 타고 콘서트장으로 갈 수 있다는 사실도 행복했다. 확실히 서울은 내가 살았던 창원보다 더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가까이에 있었고, 나는 서울에서의 1년 4개월을 알차게 보냈다고 생각한다.

서울에서 생활하며 해보고 싶었던 것 다 하고, 가보고 싶었던 곳 다 가보면서 경험적으로 풍요로움을 느꼈지만, 사실 1년 4개월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외로움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겠다. 서울에서의 생활은 이제 어느 정도 익숙해져서 처음 서울에 올라왔을 때처럼 흥미롭다거나, 신기한 기분이 들지는 않는다. 하지만 가족들이 보고 싶고, 집이 그리운 마음은 1년 4개월이 지나도 익숙해지지 않는 것 같다. 아무리 서울에서 많은 경험을 통해 심적으로 풍요로움을 느낀다 하더라도, 내 마음이 100% 채워질 수 없는 이유는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데서 오는 외로움 때문인 것 같다. 아마 혼자 서울에 살고 있는 대부분의 지방 출신 사람들이 이 기분을 느낄 것이다. 서울에서 좀 더 많은 것을 경험하면 이 외로움이 채워질 수 있을까? 아직 방법은 잘 모르겠지만, 앞으로 이 외로움을 이겨내고 나의 서울 생활이 현재보다 조금 더 행복하길, 그리고 홀로 상경해 서울에 살고 있는 나와 비슷한 처지의 모든 사람의 서울 생활이 앞으로 더 행복하길 조심히 소망해본다.

김길향(통계 18)
김길향(통계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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