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GALAXY MYTHOLOGY
 

틈만 나면 영원을 헐값에 팔아넘기고 싶다던 싱어송 라이터가 사라졌다 만져지지 않는 것들에 대해 그런 방식으로 이야기하는 건 더 이상 유효하다고 여겨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얼굴 없이도 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마치 엄마의 시계 같은 것이다 아주 구체적인 몸들 사이에서 몸살을 앓는 것 그리고 모호한 웅얼거림으로 삶을 웅변하는 것

 

엄마의 시계는 23년 전이 되기 전에도 청록색이었다 엄마는 엄마의 시계가 엄마 취향이 아니라고 여러 번 말했다 그것은 우리에게 옮겨오지 않았다 단지 이물감이었다 엄마의 시계에는 약이 없었다 지나치게 길어서 말할 수 없는 온갖 습관들을 아주 얇게 밀어놓은 모양이다 시계방에서는 그것을 차마 줄일 수 없다고 했다 그들이 보기에 영영 지속되어야만 하는 것들이 몇 개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엄마의 시계는 단연 일 등이었다 우리는 그 영원 앞에 앉아 무릎을 만졌다 둥근 무릎으로는 아무것도 말할 수 없으므로 조금 닮았다고 여겨졌다

 

틈이 나지 않아 습관을 어겨야 했던 어느 날들이 남았다 그건 우주에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우주는 여전히 넓고 대책 없이 미지의 시간을 타고 났기 때문이다 우리는 별 일 아닌 것을 쓸 수 있어야 한다 아마도 우리와 우리의 시간들은 예언을 거스른다는 이유로 신화일 수 없을 것이다 이것은 마치 엄마의 시계 같은 것이다 여전히 삶 속이라는 것

 

신화는 한 번도 스스로 신화가 된 적이 없으므로.
 

일러스트 l 정선주 외부기자 webmaster@skku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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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지(국문 17)
김민지(국문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