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연수 기자 (yeonsoohc@skkuw.com)



이번 미래학 기사를 쓰기 위해 박성원 국회미래연구위원을 인터뷰하러 국회에 다녀왔다. 미래학에 대한 더 깊은 지식을 얻기 위해 인터뷰하러 간 것이다. 그런데 인터뷰 이후, 미래학에 대한 궁금증은 풀렸지만, 우리 사회가 어떤 비전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이 많아졌다. 인터뷰이는 ‘미래학의 가치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답하던 도중 나와 사진기자에게 우리는 미래에 대해 어떤 비전을 가지고 있냐고 물었다. 지금까지 현재에 집중해서 살아왔기에 사실 그 질문을 들었을 때는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어떤 답을 해야 하지?’라는 생각에 1차적으로 당황했다. 2차적으로 당황했던 것은 보존사회가 어떤 사회인지에 대한 보충설명을 들었을 때다. 보존사회에 대한 보충설명을 부탁한 이유는 하와이대학교가 제시한 네 가지의 미래 이미지 중 유독 보존사회만 아무리 책을 읽어도 감이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인터뷰이는 내가 동아시아에서 살아가는 젊은이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동아시아의 젊은이들은 미래세대를 위해 자신이 소비하는 것을 기꺼이 절약하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도 지금까지 나름대로 환경을 생각하며 살아간다고 생각했는데 보존사회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그런 이유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에 2차적으로 당황했다.

두 번의 당황스러움을 가져다준 인터뷰 이후 나는 지금까지의 태도를 반성하며 우리는 어떤 비전을 가져야 하는지 생각해봤다. 그 결과 가장 중요한 것은 미래세대를 위해 현재 자신이 당연하게 소비하는 것을 당연하지 않게 생각하고 절약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우리는 과거보다는 절약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소비를 당연하게 생각하는 삶을 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삶에서 더 나아가 소비를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고 미래세대를 위해 내가 지금 가진 것을 포기할 수 있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또 한 주차비 만원을 아끼기 위해 필요 없는 물건까지도 소비하게 만드는 ‘더 많이 소비하면 더 많이 절약한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사회 구조에서 벗어나 이를 바꾸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지금부터 이런 비전을 꿈꾸고 실현하며 살아가다 보면 언젠가는 동아시아의 젊은이들이 보존사회를 잘 이해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라 생각한다. 보존사회를 잘 이해하는 사회가 왔을 때 우리 사회는 진정으로 미래세대를 생각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연수 기자yeonsoohc@skkuw.com
한연수 기자
yeonsoohc@skkuw.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