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소재 국산화, 전문가로부터 해답을 얻다
부품·소재 국산화, 전문가로부터 해답을 얻다
  • 박채연
  • 승인 2019.09.03 12:23
  • 호수 16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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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 한국기술거래사회 이덕근 수석부회장,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 과학기술경영정책전공 노환진 교수

부품·소재를 전부 국산화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우수한 개인 연구자와 연구팀을 육성해 나가야


 

일본의 수출규제에 맞서 반도체 핵심 부품·소재를 국산화하자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국산화의 현실 가능성과 경제성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한국기술거래사회(회장 남인석) 이덕근 수석부회장과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 과학기술경영정책전공 노환진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노환진 교수
이덕근 수석부회장

 


이덕근 수석부회장
 

기술독립의 현실화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가.
모든 부품과 소재를 국산화해 사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우리나라가 오랫동안 기술을 개발하더라도 선진국의 기술을 따라잡기 어려운 품목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자체적으로 부품을 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성 △*GVC(Global Value Chain) △수급량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해외에서 부품을 조달받는 경우도 있다. 다만 세계시장을 한 회사가 독점하고 있거나 수급 조건이 압박수단으로 활용 될 수 있는 품목에 대해서는 기술독립이 필요하다. 이런 품목들은 국산화 개발을 하거나 대체 공급처를 확보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일본 업체들이 수십 년간 쌓아온 기술력을 수년 내에 따라잡을 수 없다는 부정적인 견해도 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우리 기술력이 일본 업체보다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소재기술은 물리, 화학, 수학 등 기초학문의 연구 성과에서 비롯된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기초학문, 특히 수학을 등한시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분위기를 바꾸고 기초 학문을 중시하도록 하는 제도적 뒷받침이 중요하다. 또한 공과대학의 소재 관련 연구 성과물 중에서 상용화 가능성이 높은 것은 빠른 시일 내 상품화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노환진 교수

지금까지 정부 연구소의 기술 개발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져 왔나. 부품·소재 국산화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가.

정부연구소란 정부출연 연구기관(이하 출연연) 30여 개를 말하는데, 이들 연구소는 각각 기초기술연구, 산업기술연구, 공공기술연구 중 한 분야를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그중 산업기술연구에 중점을 둔 출연연은 1995년 WTO 가입 이전까지 모방 연구에 중점을 뒀다. 당시 △CDMA △PC 개발 △반도체 개발 △자동차 부품 및 소재의 국산화 등 국산화의 실적이 화려했고 산업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줬다. 2000년대 들어 기업의 연구능력이 향상되자 출연연의 산업기술연구는 △BT △IT △NT 중심으로 재편되고, 기계류·부품·소재의 연구는 기업이 담당하는 방향으로 정책 방향이 변경됐다. 이번 사태에 직면해서 부품소재를 국산화한다면 출연연이 중심적 역할을 하기 어렵다. 기업이 중심이 돼야 한다.
 

소재·부품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는 어떠한 방향으로 지속적인 지원을 해야 하는가.
기술을 얻는 것보다 사람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 대학은 우수한 개인 연구자를 얻어야 하고 정부연구소는 우수한 연구팀을 얻으려 노력해야 한다. 부품과 소재는 수만 가지이므로 품목별로 개발과제를 만들려 하면 비효율적이다. 연구자와 연구팀을 키워두고 이들이 다양한 품목을 개발하도록 대응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과거 부품소재의 연관기술에 해당하는 △정밀가공 △주물 △표면처리 등 생산기술을 전통 재래기술로 간주하고 지원을 축소했더니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없어졌다. 이제 이들의 중요성을 다시 인정해야 한다. 모든 스펙트럼의 기술을 균형 있게 육성하면서 특별한 인재를 선택집중적으로 육성해야 한다.
 

과학기술 정책이 정권에 따라 크게 변동된다고 들었다. 이를 방지할 대책이 존재하나.
오늘날의 국가연구개발사업은 유행을 따라 가고 있다. 정치권에서 나오는 구호(녹색성장, 창조경제, 4차 산업혁명 등)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다. 그 이유는 국가연구개발사업을 정부가 주도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이것을 정부연구소로 이관하여 준비된 기술영역(사람, 장비, 경험)으로 연구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주어야 한다. 그러면 정부연구소가 나름대로 계획을 세워 국익에 부합하는 중장기 연구를 수행할 것으로 본다.
 

* GVC=글로벌 가치사슬은 상품과 서비스의 설계, 생산, 유통, 사용, 폐기 등 전 범위에 이르는 기업의 활동이 운송 및 통신의 발달로 인해 세계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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